[부동산 컨버전 시대]디에스네트웍스, KT강동지사 주거시설로이달 23일 클로징 예정, 거래금액 1516억···강동 요충지 주목 평당 6000만원대
이명관 기자공개 2020-10-19 14:58:01
[편집자주]
국내 디벨로퍼(developer) 업계에서 용도변경(컨버전, Conversion)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지엽적인 의미의 용도전환에서 나아가 기능을 상실한 노후공간을 필요에 따라 새롭게 탈바꿈하는 현상 자체를 아우른다. 도시개발 역사가 선진국에 비해 짧은 편이지만 급격한 인구감소와 코로나19 이후 언택트(Untact) 소비, 재택근무 증가는 도심 공간의 기존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다. 정부가 천편일률적으로 용도지정을 하던 낡은 방식에서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더벨이 디벨로퍼 사례를 중심으로 '컨버전' 아이디어의 격랑 속으로 들어가봤다.
이 기사는 2020년 10월 15일 14: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동산 디벨로퍼인 디에스네트웍스가 서울 강동지역 요충지에 개발 부지를 확보했다. 지하철 강동역과 길동역을 끼고 있는 KT강동지사를 입찰을 거쳐 인수했다. KT강동지사는 KT의 철수 조건으로 개발을 전제로 매각 작업이 이뤄져왔다.원매자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KT강동지사의 몸값도 상당했다. 책정된 가격은 1500억원에 이른다. 사업성이 우수한 편인 서울 일대 택지 공급이 현저히 줄어들면서 그 희소성이 부각된 영향으로 보인다.
◇강동 요충지 확보 경쟁 치열, 평당 6000만원대
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디에스네트웍스가 KT강동지사 매입을 추진 중이다. 입찰을 거쳐 가장 우수한 조건을 제시하면서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이후 지난 8월께 매매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달 23일 잔금을 치르고 소유권 이전을 마칠 예정이다. 이번 거래의 매각 주관은 CBRE코리아가 맡았다.
매매가격은 1516억원이다. KT강동지사 대지면적은 7715㎡ 건물도 있지만, 향후 허물고 새로 올린다고 가정할 때 실질적으로 대지면적이 거래의 기준이 됐다. 대지면적을 기준으로 보면 이번 매매가격은 공시지가 대비 두 배 이상 높다. KT강동지사의 공시지가는 634억원이다. 이를 토대로 보면 이번 디에스네트웍스는 단위면적(3.3㎡) 기준 6480만원에 부지를 매입한 꼴이다.
강동지사 가격이 이 정도 수준으로 결정된 것은 KT강동지사의 지리적 이점이 반영된 영향으로 보인다. 이번 매각은 KT의 철수를 조건으로 이뤄졌다. 철수가 바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지만 양사 협의에 따라 일정 기간이 지난 시점에서 개발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KT강동지사는 지하철 강동역과 길동역과 인접해 있는 더블 역세권에 자리하고 있다. 주거시설로 개발하기 매력적인 곳에 자리한 셈이다. 토지 공급이 거의 없다시피 한 상황에서 사업성이 우수한 서울 강동 지역에 개발부지가 매물로 나왔던 만큼 가격 상승은 예고된 결과였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개발시점은 아직 미정이다. 디에스네트웍스는 당분간 KT에 임대할 예정이다. 임대기간은 우선 5년으로 책정됐다. 필요에 따라 1년씩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물론 양사 협의를 통해 임대기간 만료 전 개발이 이뤄질 수 가능성도 있다. 일단 개발이 본격화되려면 KT가 전산·통신 장비를 정리해줘야 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네트워크 장비를 정리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며 "KT가 빠져나가면 이후 부동산 개발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디에스네트웍스는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부동산 디벨로퍼다. 디에스네트웍스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러다 2014년 서울 가산동과 성수동, 마곡 등에서 공급한 오피스텔을 연이어 완판하면서 분양수입이 흘러들어왔고 견실한 디벨로퍼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이후로도 경기도 용인과 구리에 아파트, 오피스텔을 새롭게 선보였는데, 역시 100% 분양에 성공했다.
그렇게 디에스네트웍스는 꾸준히 개발을 통해 이익을 내고 이를 기반으로 토지를 매입해 다시 개발하는 선순환을 통해 지속성장 했다. 2016년 8436억원, 2017년 9633억원 등 꾸준히 몸집을 불려나갔다. 2018년엔 1조2566억원의 매출으로 올리며 '1조원 클럽'에 가입하는 데 성공했다. 작년에는 매출 1조 6155억원을 기록하며 역대급 성과를 냈다.
◇디벨로퍼 군침 KT 유휴지사
이번 거래의 매도자는 KT AMC다. KT AMC는 KT가 부동산개발 및 컨설팅 자회사인 KT에스테이트를 통해 2011년 설립한 손자회사다. KT가 KT AMC를 설립한 것은 유휴 부동산 매각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KT는 2010년부터 전국 각지에 퍼져 있는 지사와 빌딩을 매각했다. KT는 통신기술 발달로 유선통신망이 광대역화 하면서 통신사업에 필요한 부동산 규모가 줄었다. 이에 따라 통신사업에 필요하지 않은 유휴 부동산 처분에 나섰다.
이때 해당 부동산 대부분을 KT AMC가 설립한 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CR리츠)가 매입했다. 이번에 강동지사는 KT AMC가 '케이리얼티 1호 CR리츠'를 통해 인수한 곳이다.
이번 매각을 통해 KT AMC는 유휴지사 유동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작년까지 유동화 대상인 28개 지사 가운데 21개를 매각했다. 올 상반기엔 공항지사와 청량지사도 매각했다. 이번 강동지사 매각이 마무리 되면 남은 지사는 5개다.
KT 유휴지사는 개발을 전제로 매각되고 있는 만큼 디벨로퍼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아 왔다. 특히 지리적으로 요충지에 자리하고 있는 덕분에 사업성도 우수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상반기 새 주인을 찾은 공항지사와 청량자시도 개발이 추진 중이다.
마스터투자운용은 청량지사를 매입했는데, 지하 2층~지상 20층 규모의 도시형생활주택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공항지사를 매입한 동암글로벌은 청년임대주택을 건립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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