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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벤처스 '팬아시아펀드' 해외 개척 초석 [VC 펀드분석]중국·일본·동남아로 확장 물꼬, '토코피디아·힐세리온' 기대주

박동우 기자공개 2020-10-21 08:06:05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0일 15: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소프트뱅크벤처스가 해외 시장 개척의 명가로 거듭나는 데 숨은 주역으로 '에스비팬아시아펀드'가 꼽힌다. 운용 9년차에 접어든 펀드는 투자처를 중국·일본·동남아까지 넓히는 물꼬를 텄다. 성공적인 회수를 기대하는 포트폴리오로 토코피디아, 힐세리온 등이 거론된다.

2011년 국민연금공단은 '팬아시아펀드' 출자 사업을 선보였다. 자펀드 약정총액의 45%까지 아시아 권역 기업에 집행할 수 있도록 하면서 글로벌 투자의 길을 터줬다. 벤처캐피탈 부문에서 5개 운용사가 낙점됐는데 소프트뱅크벤처스가 그 중 한 곳이었다.

국민연금이 500억원을 약정한 데 이어 모태펀드의 수시 출자금도 확보했다. 민간에서는 KB손해보험 등이 유한책임조합원(LP)으로 참여했다. 소프트뱅크벤처스와 소프트뱅크코리아가 결성총액의 9.83%를 책임지면서 875억원의 에스비팬아시아펀드가 만들어졌다.

펀드 이름에 걸맞게 국내 벤처기업을 포함해 아시아 국가에 소재지를 둔 신생기업을 대상으로 자금을 집행했다. 인터넷·모바일 영역 육성에 주력해온 기조를 계승해 ICT 섹터에 실탄을 지원했다. 강동석 부사장이 대표 펀드매니저를 맡아 투자를 총괄했다.

주요 포트폴리오 가운데 국내 업체는 버즈빌, 힐세리온, 인포마크, ISE커머스, 엔텔스, 노리 등이 있다. 외국 회사 중에서는 토코피디아(인도네시아), 코코네(일본), 이니쓰리(태국), 사구나네트웍스(이스라엘) 등을 담았다. 펀드 덩치를 불린 덕분에 한 기업에 20억원~40억원을 투입했다.

수학 교육 앱을 만든 노리는 대교의 인수에 힘입어 엑시트에 성공했다. 2012년과 2014년에 총 30억원을 지원했다. 당시 소프트뱅크벤처스는 회사의 미국·중국 진출 로드맵과 청소년 교육 시장의 성장세를 눈여겨봤다.

회수 성과에 힘입어 에스비팬아시아펀드는 LP들을 대상으로 자금 분배에 나섰다. 2015년부터 지금까지 약 880억원을 돌려줬다.

남은 포트폴리오의 가치가 상당하다. 작년 말 기준으로 조합의 자산 총계는 528억원이다. 만기를 연장한 만큼 소프트뱅크벤처스는 내년까지 펀드를 청산하는 로드맵을 짰다.

현재 주목하는 회사는 인도네시아의 전자상거래 기업인 토코피디아다. 비대면 산업군의 성장세와 맞물려 밸류에이션이 10조원까지 불어났다. 한국의 산업 트렌드 변화 경로를 따라 해외 기업을 발굴하는 '타임머신 전략'을 처음 적용한 사례다. 소프트뱅크벤처스는 다른 펀드도 동원해 다섯 차례에 걸쳐 300억원 넘게 베팅했는데 일부 투자금을 회수했다.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힐세리온은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한국 기업이다. 두 차례에 걸쳐 18억원을 투입했다. 소프트뱅크그룹이 갖춘 기관 네트워크를 연계해 휴대형 초음파 진단기가 미국, 세계보건기구(WHO) 등으로 판로를 넓힐 수 있도록 도왔다.

소프트뱅크벤처스 관계자는 "에스비팬아시아펀드를 만들어 해외 투자를 본격화하면서 창업가 네트워크를 두텁게 다지고 후속 기틀도 마련했다"며 "비대면 섹터의 포트폴리오가 즐비한 만큼 남은 투자 자산의 회수 실적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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