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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기기 소부장 점검]정승규 이엠텍 대표, 안트로젠 맞손 '지배·신사업 윈윈'공동창업주 황상문 전 대표 지분 매각에 따른 경영권 리스크 해소

방글아 기자공개 2020-11-05 08:31:53

[편집자주]

지난해 일본의 수출 규제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국산화 논의가 급물살을 탄 지 1년여가 지났다. 당시 성장 드라이브를 걸었던 업체들의 성적표도 하나둘씩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시설 투자부터 증시 입성까지 다양하다. 더벨은 전자기기 업계를 중심으로 성과가 가시화하고 있는 주요 코스닥 소부장 업체들의 현황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02일 07: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휴대폰용 음향 부품사에서 IT ODM(제조자개발생산) 기업으로 변신 중인 '이엠텍'이 바이오테크 안트로젠과 상호 출자 관계를 통해 경영권 안정화와 신사업 강화란 일석이조 효과를 거두고 있다. 양사는 창업주 지배력 보강과 신성장동력 확보 필요성 면에서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빠른 속도로 우호 관계를 구축했다.

정승규 대표가 14% 남짓 지분율로 지배 중인 이엠텍은 중장기적으로 IT와 바이오 기술을 융합한 기술 중심 수출 기업으로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줄기세포 치료제 전문 안트로젠은 제조 시설을 확충하고 있어 양사 간 협업 가능 범위는 넓은 상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정승규 이엠텍 대표는 최근 대출금 일부를 상환해 최대주주 변경 리스크를 덜어냈다. 앞서 이엠텍 보통주 37만3291주를 담보로 미래에셋대우증권에서 빌린 32억원을 갚았다.

정 대표의 낮은 지분율은 이엠텍의 고질적 리스크로 꼽혀 온 요소다. 설립 초창기부터 지분율이 20% 미만으로 비교적 낮게 유지된 탓이다. 이엠텍은 휴대폰용 일체형 스피커와 리시버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등 음향 부품 기술력으로 주목받았는데 이를 위한 개발 자금을 외부 투자를 받아 확보했기 때문이다.

이에 2007년 코스닥 상장 전부터 정 대표의 엠텍 지분율은 수차례 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 CB 주식 전환으로 이미 17%대로 희석됐다. 현재는 14.2%로 더 하락한 상태다. 여기에 삼성증권에서 이엠텍 주식(59만7827주)을 담보로 82억5001만원을 빌렸다. 계약 불이행 시 지분율은 10.7%로 낮아진다. 임원진 등 특수관계자를 포함해도 11.5%로, 2대주주 안트로젠(9.6%)과 격차가 2.1%포인트에 불과하다.

이 같은 지배력 이슈는 공동 창업주 황상문 전 대표가 엑시트에 나서기 시작하면서 부각됐다. 정 대표는 부산대 기계공학과 교수인 황 전 대표와 이엠텍을 공동 출자 설립했다. 이 때문에 황 전 대표 보유 지분이 경영권 안전판 역할을 해줬다. 상장 전 지분율은 34%로 주주총회에서 특별결의 안건을 단독 의결시킬 수 있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코스닥 상장을 계기로 두 창업자의 지분율이 각각 14%대로 하락했고, 2011년부터 황 전 대표가 지분을 조금씩 매각하면서 정 대표는 새로운 우군이 필요해졌다. 이에 사업 파트너를 구하는 과정에서 상호 출자가 가능한 업체를 우선순위에 놓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전자담배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결정한 2015년 이후 안트로젠과 주식 스왑을 통해 그 빈자리를 메우고 나섰다. 양사는 2017년 창업주 지배력 안전판으로 쓰고 있던 자사주를 서로의 주식으로 교환했다.

안트로젠이 이엠텍 자사주 64만3277주(4.58%)를 78억원에 취득하면서 이엠텍에 49만196신주(6.16%)를 배정해 100억원을 조달했다. 이듬해 이엠텍 전환사채(CB)를 추가 인수하고 2019년 이를 보통주로 전환했다. 이엠텍도 2017년과 2019년 증자 참여로 출자 고리를 강화했다.

이 무렵 부광약품을 통해 지배하던 안트로젠을 창업주 이성구 대표가 직접 지배하는 구조로 개편하는 과정에서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부광약품의 지분 매각으로 약화된 지배력을 이엠텍으로 보완한 것이다. 이 대표 역시 안트로젠 지분율이 12.8%에 불과해 이엠텍이 보유한 지분이 실질적 보탬이 되고 있다.

양사는 자본으로 묶여 있던 자금을 유동화하면서 창업주 지분율을 보강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이엠텍도 정 대표와 안트로젠과 좁은 지분 격차가 우려할 만한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 정 대표가 재원이 생기는 대로 남은 대출도 상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엠텍 관계자는 "큰 자금 부담 없이 상호 주식 교환으로 '윈윈'을 꾀한 것"이라며 "이엠텍은 신성장동력으로 정한 헬스케어 사업에서, 안트로젠은 자동화 설비 구축 등 제조와 해외 진출에서 서로 도움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엠텍은 오랜 해외 제조 시설 운영 노하우를 갖고 있어 해외 진출을 추진 중인 안트로젠에 제공할 수 있는 도움이 많다"며 "이엠텍 내부에서도 헬스케어 신사업에서 성과가 진전되고 있는 만큼 양사 관계는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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