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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행, 시금고 이어 구금고 수성 '쾌거' 올해 만기 10개구 '1금고' 운영기관 지정, 국민·농협은행 '2금고' 운영권 획득

김현정 기자공개 2020-11-10 07:55:10

이 기사는 2020년 11월 09일 15: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산은행이 올해 운영권 만기가 돌아오는 10개 구금고의 '금고지기' 자리를 지켜냈다. 부산시금고 운영권을 최근 수성한 데 이은 쾌거다. 지역주민의 이용 편의성, 지역사회 기여도, 지역 재투자 실적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덕분으로 풀이된다.

9일 은행권에 따르면 부산은행은 최근 금정·남·진구·북구·서구·수영·사상·연재구청 등 8개 구청의 주금고(1금고) 운영기관으로 잇따라 선정됐다.

이들 구청은 각각 9월 말~10월 초까지 입찰 신청을 받았고, 10월 중순부터 하나 둘씩 금고 선정 결과를 내놓고 있다.

이외 중구청은 9일, 해운대구청은 10일 금고 운영기관을 확정짓는다. 다만 두 곳 모두 부산은행이 1금고 운영기관에 단독 신청한 만큼 사실상 확정이 기정사실화됐다.

올해는 부산시 내 16개 구 가운데 앞서 10개 구의 구금고 계약이 만료되는 해다. 구금고 약정기간은 통상 4년으로 운용기금은 평균 1000억원 정도다. 올해 많은 구금고들의 약정기간이 끝나는 '대목'인 만큼 유치전에 관심이 쏠렸다.

올해 계약 만기를 앞둔 10개 구금고(1·2금고 별도)에서 1금고는 모두 부산은행이 맡아왔다. 하지만 올해부터 대다수 구청들이 최근 '부산시금고 입찰 제도'를 적용하는 바람에 부산은행이 확정될지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

부산시금고 입찰 제도를 차용한 구금고 입찰에서 과거와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교차지원 허용' 여부다. 예전에는 1금고에 지원하면 부금고(2금고)에는 지원할 수 없었지만 이번 입찰부터는 한 은행이 1·2금고에 함께 도전장을 낼 수 있었다. ‘될 만한 곳’만 지원했던 과거와는 달리 '일단 다 노려보자'는 판단이 가능했다. 경쟁자가 그만큼 늘어날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 부산은행에 맞선 상대는 없었다. 10개구 1금고 입찰에 부산은행만 단독 지원했기 때문이다. 남은 관문은 적격성 심사였지만 이 역시 무난하게 통과했다. 기존 사업자인 부산은행의 자리를 그대로 유지시켜주기로 모두 결정했다.


특히 부산은행은 9월 부산시금고 금고지기 자리를 수성한 데 이어 10곳의 구금고 운영권 확보 성과를 거뒀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구민의 이용 편의성, 지역사회 기여도 및 지역 내 협력사업 정도, 기타 정성적 요인 등에서 부산은행을 이길 수 없을 것이라는 시중은행들의 판단이 이 같은 결과를 불렀다는 평이다. 특히 지역 사회 경제에 기여한 바를 놓고 보면 부산은행의 입지가 압도적이다.

협력사업비에 대한 제한도 한몫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협력사업비는 평가배점표상에 100점 만점 중 2점 정도만을 차지하지만 정성평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자금력이 뛰어난 시중은행이 앞설 수밖에 없어 부산은행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배점 항목으로 거론됐던 부분이다.

이와 관련 올 3월 금융감독원은 재산상 이익제공에 관한 내부통제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기관 및 지방자치단체에 제공하는 재산상 이익을 순이익 범위에서만 제공하도록 했다. 은행들이 서울시와 인천시금고 사업자 선정 때와 같은 천문학적인 협력사업비를 낼 수 없도록 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당시 금고사업자 선정 과정에는 은행들이 운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과도한 협력사업비를 앞세웠다는 비판이 있었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워낙 규모가 크고 운신의 폭이 넓기 때문에 위기감이 항상 있었지만 부산은행은 금고를 통해 모아진 부산시민들의 세금 등을 온전히 지역 발전에 재투자하는 은행인 만큼 시금고에 이어 구금고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 같다"며 "지역경제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기여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구청 2금고 경쟁은 지난 부산시금고 유치전 때와 비슷하게 열띤 경쟁 양상을 보이며 사업자가 갈린 양상이다. 농협은행과 국민은행이 구청 2금고 운영자 경쟁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지난 부산시금고 경쟁 과정에서도 2금고에는 국민은행과 농협은행이 각각 출사표를 낸 바 있다.

기존 10개 구청의 2금고 운영권은 모두 농협은행이 맡았지만 이번엔 결과가 달랐다. 최근까지 결과를 내놓은 8개 구청 중 6곳은 2금고를 그대로 농협은행에 맡겼지만 사상구와 연재구 등 2곳은 내년부터 국민은행에게 운영권을 주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올 들어 수도권 외 지역 금고에서도 적극적으로 문을 두드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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