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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패러다임 변화]상신이디피 2세 김민철 상무, 승계 기반 다지나CB 콜옵션 행사로 지분율 소폭 상승, 창업 30주년 계기로 무게중심 이동 관측

조영갑 기자공개 2020-11-13 08:27:19

[편집자주]

2차전지 배터리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내연기관차의 시대가 저물고 전기차가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고효율에 안전성 높은 배터리의 중요성이 커졌다. 특히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한 전고체 배터리 기술 경쟁이 치열하다. 대기업은 물론 소·부·장 기업들도 차세대 배터리가 주도할 패러다임 전환에 발을 담갔다. 더벨은 변화에 대처하는 국내 기업들의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1일 07: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차전지용 CAN, Ass'y(어세이) 등을 생산하는 ‘상신이디피’가 2세 승계를 위한 기반 다지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창업주 김일부 대표의 장남인 김민철 상무가 지분을 확대하면서 회사 내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탓이다. 그동안 장내매수를 통해 상신이디피 주식을 점진적으로 모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전환사채(CB) 등 메자닌을 활용하기 시작한 점도 눈에 띈다.

업계에 따르면 김 상무는 지난해 7월 발행한 100억원 규모 2회차 CB 중 5억원가량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했다. 이번 행사를 통해 CB 6만주를 보통주로 전환해 김 상무의 지분율은 2.71%에서 3.07%로 소폭 상승했다. 큰 폭의 지분 강화는 아니지만 지난해 말 지분율이 1.97%였던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수치라는 평가다.

상신이디피는 2회차 CB의 발행조건으로 최대 30%(30억원)의 CB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조건을 삽입했다. 대상자는 김일부 회장과 김 상무, '가신'으로 분류되는 국명호 전무 등으로 한정했다. 콜옵션 조항에 따라 창업주 김 대표는 10억원, 김 상무는 15억원, 국 전무는 5억원 범위 내에서 CB 물량을 인수할 수 있다. 지난 3일 김 상무가 5억원 규모의 CB를 보통주로 전환함에 따라 콜옵션 가능 물량은 10억원으로 줄었다.

이번 콜옵션 행사를 두고 업계에선 여러 해석을 내놓고 있다. 그동안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던 김 상무의 지분율이 1년 사이에 유의미하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에 경영 승계를 대비한 영향력 확대로 해석하는 동시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포석이란 관측이 나온다.

상신이디피의 내부사정에 밝은 한 업계 관계자는 "김 회장은 1992년 창업 이후 올해까지 29년째 대표로 경영을 이끌어 왔다"면서 "내년 취임 30주년을 맞아 2세인 김민철 상무로 경영의 무게중심이 대폭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1950년생으로 올해 만 70세다. 삼성전자와 삼성SDI를 거쳐 1992년 상신정밀주식회사 설립한 이후 30년간 경영 일선에서 회사를 이끌었다. 김 상무는 1978년생으로 미국 미시간대학 졸업 후 회사에 합류해 18년째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김 상무의 이번 콜옵션 행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재원 마련 방식이다. 김 상무는 5억원 규모 CB를 취득하면서 자기자금은 전혀 투입하지 않았다. 2억원은 현금증여를 통해 마련하고, 나머지 3억원은 보유하고 있던 회사 주식 4만8000주가량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 반면 김 상무와 같은 날 1억원어치의 CB(1만2000주) 콜옵션 행사한 국명호 전무는 '근로소득 및 자기자금 보유분'으로 충당했다. 국 전무는 이번 콜옵션 행사로 0.09%의 지분을 확보해 새롭게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자로 이름을 올렸다.


자기자금이 아닌 증여분과 차입으로 콜옵션을 행사했지만, 현시점에서 바로 보통주를 매각해도 김 상무는 적지 않은 시세차익을 손에 쥘 수 있다. 2회차 CB의 최초 발행가는 주당 1만476원이었지만, 지난해 10월과 올해 4월 주가 하락으로 인한 두 차례 리픽싱을 거쳐 전환가액은 8381원까지 하락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3540원 수준까지 하락했던 상신이디피 주가는 두 번째 리픽싱 후 우상향하면서 1만6000원선까지 상승했다. 현재 주당 1만4000원선에서 숨고르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10일 현재 종가(1만4050원)로 장내매도를 해도 김 상무는 주당 6000원 이상 차익을 볼 수 있다. 보통주 전환 주식 6만주만 매도해도 약 8억6000만원을 손에 쥘 수 있다. 주식담보대출 분을 제외해도 6억원가량의 현금을 챙기는 셈이다.

하지만 당장 매도에 나설 가능성은 작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상신이디피의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고, 김 회장의 지분율이 15.10%에 불과한 탓이다. 김 상무가 부친의 주식을 그대로 받더라도 보유 지분율은 20%에 못 미치기 때문에 향후 승계를 위해 지분확대가 유리하다는 계산이다.

이 때문에 콜옵션 행사가 가능한 10억원 규모 CB 잔량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보통주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12만주가량 보통주로 전환하면 1%가량의 지분을 추가로 늘릴 수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주식담보대출을 추가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상신이디피는 올해 만성적자 사업인 자동차 부품(사출품) 사업을 정리하고, 기존의 2차전지 CAN, Ass'y 부문에 회사의 역량을 모으고 있다. 2018년 11월 삼성SDI 생산법인이 있는 헝가리에 종속회사를 설립, 생산거점으로 삼았다. 내년까지 총 4개 라인으로 증축한다는 방침이다.

상신이디피 헝가리법인은 지난해 매출액 제로(0)에서 올해 상반기 60억원이 발생하는 등 빠르게 외형을 확대하고 있다. 김 상무는 헝가리법인 이사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상신이디피 관계자는 "헝가리 투자를 비롯해 회사의 주요 사안에 관해 확인해 주기 힘들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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