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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도 '계약금 반환' 소송 제기 [항공업 구조조정]이스타홀딩스·이스타항공 상대, 215억 규모…행정 절차 진행 중

유수진 기자공개 2020-11-16 11:24:05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2일 15:5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이 이스타홀딩스와 이스타항공을 상대로 이행보증금(계약금) 및 대여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이스타항공 딜이 깨졌으니 인수를 전제로 지급한 돈을 전액 돌려받겠다는 것이다. 지난 7월 제주항공의 계약 해제 통보로 무산된 M&A 후폭풍이 몇달 뒤 소송전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앞서 이스타홀딩스는 지난달 초 제주항공을 상대로 주식매수 이행 청구 소송을 걸었다. 계약 해제 통보를 받아들일 수 없으니 기존 약속대로 이스타항공 인수를 마무리하라는 요구였다. 하지만 그보다 앞서 제주항공이 이스타 측을 상대로 두 건의 반환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기적으로 더 먼저였지만 그동안 공개되지 않아왔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지난 9월 중순쯤 이스타홀딩스와 이스타항공에 각각 계약금·대여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7월23일 이스타홀딩스에 계약 해제를 통보한 지 약 두달 만이다. 이스타 측의 책임으로 거래가 무산됐으니 계약금 115억원과 대여금 100억원을 돌려달라는 내용이 골자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스타홀딩스와 이스타항공에 계약금, 대여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고 현재는 법원에서 행정적인 프로세스가 진행중인 단계"라며 "추후 법원의 정해진 절차에 따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스타 측 관계자는 "아직 관련해 소장을 받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당초 제주항공은 이스타홀딩스에 계약 해제를 통보하기 전부터 법무법인 광장의 자문을 받으며 계약금 반환을 준비해왔다. 이스타 측이 비밀유지 조건이 걸린 계약 내용을 공개했고 일부 선행조건을 완수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등 딜 무산과 관련된 책임을 회피하려는 듯한 태도도 보였다. 이는 추후 불거질 소송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실제 소송을 진행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그러던 중 최근 이사회를 개최하고 전환사채(CB) 발행 결정을 철회하는 과정에서 소송 진행 사실이 확인됐다. CB 발행을 취소하는 이유 중 하나가 제주항공의 계약금 및 대여금 반환소송 제기에 따라 발행일자 합의가 불가능하다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출처:제주항공 이사회 회의록>

당초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가 확정되면 이스타홀딩스를 상대로 10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주식매매계약이 해제되며 발행사유가 사라졌다. 이에 이번 이사회에는 이례적으로 이정석 재무기획본부장(CFO)이 참석해 이사들에게 CB 발행 취소에 대해 설명했다. 해당 안건은 만장일치로 의결됐다.

제주항공이 돌려받고자 하는 건 계약금 115억원과 대여금 100억원 등 총 215억원으로 파악된다. 제주항공은 작년 12월18일 이스타홀딩스 외 2인과 이스타항공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계약금 성격의 이행보증금 119억5000만원을 지급했다. 이스타홀딩스는 자신의 몫 115억원 중 100억원을 이스타항공에 CB 형태로 투입했다. 아울러 운영자금 부족에 시달리던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으로부터 100억원을 저리(1.3%)에 빌렸다.

이에 따라 최근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이 HDC현대산업개발을 상대로 계약금(2500억원) 몰취 소송을 제기한 것과 더불어 항공업계 내 M&A 무산 후폭풍이 소송의 형태로 나타나게 됐다. 다만 계약금 전액이 에스크로 계좌에 묶여있는 아시아나항공 딜과 달리 이스타홀딩스는 직접 계약금을 수령해 이미 사용했다. 100억원을 빌린 이스타항공도 마찬가지다.

이스타항공은 3월부터 비행기를 띄우지 못해 미지급금이 1700억원(7월 기준)에 달하는 등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있는 상태다. 일각에서 제주항공의 소송이 딜 무산에 대한 책임이 없다는 명분 확보 외에 실익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특히 제주항공은 이미 2분기에 계악금과 대여금, 이스타항공 승객을 대신 수송하며 발생한 매출채권 7억원 등 226억5000만원 전액을 대손충당금으로 처리해 재무제표에 반영하기도 했다.

추후 해당 내용이 소송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여지가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반영 시기를 늦추지 않았다. 딜 무산 책임소재에 대한 입장이 서로 엇갈리는 상황에서 계약금의 대손충당금 처리는 제주항공이 스스로의 책임을 인정했다고 볼 수 있는 하나의 근거가 될 수 있다.

이스타홀딩스가 지난달 제주항공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주식매수 이행 청구다. 실제로 제주항공에 인수를 압박하려는 목적이라기 보단 새 인수자의 부담을 줄여주고 미지급 임금채권 등 해결에 나설 목적으로 풀이된다. 제주항공의 소송과 마찬가지로 딜 무산과 관련한 책임소재를 따져야 하는 내용이다. 이 건 역시 아직 변론기일 등이 잡히지 않았다.

양 측 모두가 소송을 제기한 만큼 법원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 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과 이스타홀딩스는 거래 종결을 위한 선행조건 이행과 관련해 극명히 다른 입장을 보이며 서로의 책임을 주장해 왔다"며 "법적으로 논리를 다퉈야 하는 사안이니 추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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