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회장-행장 분리 후 첫 임원인사 방향성은? 지주·은행간 임원 이동 전망, 은행 '새판짜기' 가능성
김현정 기자공개 2020-11-20 07:08:44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9일 10: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그룹이 회장-행장 분리 체제 후 첫 임원인사를 조만간 실시한다. 손태승 회장은 11월까지의 실적을 평가해 실적대로 인사를 단행할 것이란 뜻을 수차례 밝힌 상태다. 이에 따라 많은 임원들이 막판까지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권광석 행장 체제 아래 첫 정기 연말인사여서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손태승 회장 '실적 기준' 평가 강조, 막판까지 긴장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은 12월 중순 지주 및 은행 임원인사를 동시에 실시할 예정이다.
손태승 회장은 평소 임원회의 등을 통해 임원 인사는 실적대로 할 것이라는 뜻을 수차례 전달했다는 후문이다. 철저하게 '성과'라는 공정한 기준에 맞춰 인사를 단행하겠다는 뜻이다.
2월 정기인사에서는 상대적으로 오를 수 있는 임원 자리가 많았다. 덕분에 상무급 임원들이 고스란히 부행장보로 승진했다. 집행부행장·부행장보급 임원들이 은행의 집행부행장, 지주 부사장, 계열사 대표로 각각 분산·이동했다.
지주 부사장 자리가 2개에서 6개로 늘어난 데다 많은 계열사 및 해외법인들이 CEO 교체 시기를 맞이했기 때문이었다. 별다른 자리 경쟁 없이 은행 인사 적체가 해소된 모양새였다.
하지만 손 회장이 과거 임기 동안 파격 인사를 보여준 사례가 많았다는 점에서 이번 정기 인사에서는 올 초 때와는 다른 양상이 펼쳐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손 회장은 줄곧 여러 회의에서 2021년 인사는 무조건 실적이라며 10월까지 성과를 그대로 반영할 것이라 설명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평가기간을 11월까지로 언급해 많은 임원들이 막바지 성과내기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은행, 권광석 주도 첫 연말 인사
이번 연말인사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우리금융이 회장-행장 분리 체제에 들어선 뒤 실시하는 첫 정기인사라는 점이다. 지난 6월 말 권광석 행장 지휘 아래 다소 파격적인 인사가 한 차례 단행된 바 있지만 워낙 소규모였고 승진 없이 몇몇 임원들이 자리를 바꾸는 정도였다. 손 회장이 만들어놓은 큰 틀을 바꾸진 않았다.
2020년 2월 은행 임원인사는 당시 은행장을 겸직했던 손 회장이 설계한 것이었다. 올 연말 인사는 권 행장 주도로 인사를 짜게 된다. 내부규범에 따른 지주와 협의 과정은 있지만 권 행장이 직접 설계하고 손 회장과는 논의 정도만 한다. 다른 우리금융 관계자는 "현재 손 회장과 권 행장이 인사 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번 은행 인사 때 권 행장의 색깔이 뚜렷하게 나타날지에 대해 업계 관심이 높다. 권 행장은 올 6월 전문성에 바탕을 둔 인사를 실시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통상 부행장급 임원이 맡는 개인그룹장 자리에 임원 1년차 상무를 배치하는 등 '연공서열'을 깼다는 평가를 받았다.
내년 코로나19 여파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방향에서 임원 인사를 구상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지주 임원 다수 '임기 3년' 넘겨, 은행-지주 인력교류 관전포인트
지주에서 임기를 오랫동안 보낸 임원들도 많아서 지주와 은행 간 인력 교류 가능성도 관심을 끈다. 현재 이원덕 부사장과 김정기 부사장이 3년 10개월간 임원 임기를 보냈고, 박경훈·최동수·신명혁 부사장이 3년의 임기를 채웠다. 통상 우리금융 임원 임기는 은행권 전통대로 '2+1'년이 보장된다.
이원덕 부사장의 경우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유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 부사장을 제외하고 6명의 부사장 중 4명이 꽉 찬 임기를 보낸 셈이다. 물론 성과와 역량을 고려하면 추가 임기를 부여할 수는 있다.
은행 임원이 올 연말 역시 추가적으로 지주 임원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부각되고 있다. 곧 3년 임기가 종료되는 집행부행장 자리는 3개이고, 2년의 임기를 보낸 부행장보는 10명이다. 인력 운신 폭이 은행보다 지주가 상대적으로 더 크다는 분석이다.
올 2월 손 회장이 행장 겸직을 떼내고 2년차 지주를 꾸렸을 때 3명의 임원(겸직임원 제외)을 은행에서 차출한 바 있다. 2019년 지주사 출범시에는 6명의 은행 임원을 지주로 배치했다. 모두 손 회장이 뽑았다. 올해 역시 손 회장이 지주에 필요한 인력을 추가로 차출할 수 있다는 평가다.
지주와 은행간 임원 이동은 자주 있는 일이다. 타사를 살펴보면 올해만 해도 KB금융지주에서 은행 CRO였던 서남종 부사장(지난해 은행 부행장)이 지주 CRO로 이동했다. 신한금융지주 역시 김임근 지주 CRO가 은행 CRO로 이동했다. 하나금융지주도 올 6월 금융지주와 은행의 CFO가 서로 자리를 바꿨다. 우리금융 역시 과거 지주사 체제였을 때 지주와 은행간 임원 이동이 활발했다.
다른 우리금융 관계자는 “지주에 임원 자리가 비었을 때 제1의 초이스는 은행 임원이다”며 “전문성이 임원 배치의 가장 우선 기준이 되겠지만 모든 금융지주사들이 그러하듯 지주에서 은행으로, 은행에서 지주로 인력을 보내는데 이는 지주와 은행의 커뮤니케이션이 잘 된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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