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11월 27일 07시4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벤처캐피탈에서 투자만큼 중요한 영역은 무엇일까. 운용하는 펀드를 '관리'하는 일이다. 프론트오피스에서 딜(Deal)을 소싱하고 자금을 집행한다면 백오피스는 유한책임조합원(LP)의 요청에 대응하고 보유 자산의 현황을 면밀하게 점검한다. 심사역 못잖게 경영 지원 인력의 역할이 중요해졌다.그동안 운용사의 관리 인력들은 실무 부담을 겪어야 했다. 포트폴리오 투자 금액, 수익률 등의 사항을 LP들에게 수시로 보고하면서 어려움이 빚어졌다. 자체 구축한 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ERP)에 데이터를 입력하거나 이메일, 팩스로 자료를 보내달라고 요청하는 등 출자자마다 다른 방식을 내세운 탓이다.
최근 기분 좋은 소식이 들렸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가 'LP 보고 일원화'를 이뤄내려고 추진단을 만들었다. 운용사가 출자자들에게 개별적인 방식으로 보고하던 걸 하나의 플랫폼을 이용하는 형태로 바꿔보자는 아이디어를 녹였다.
모태펀드를 굴리는 한국벤처투자도 일손을 거들었다. 파견 인력이 추진단에 합류했으니 목표 달성에 한층 탄력이 붙을 듯하다. 한국벤처투자는 작년에 산업은행, 한국성장금융과 함께 영업보고서 작성 양식을 '표준화'하는 개가를 올렸다.
국내 벤처 투자 유동성이 불어난 건 출자자 풀(pool)이 두터워진 덕분이다. 모태펀드, 산업은행, 성장금융 등 정책기관부터 국민연금, 사학연금, 과학기술인공제회 등 각종 연·기금까지 가세했다. 단일 펀드의 덩치가 커지면서 재원을 구성하는 LP들의 면면은 다양해졌다.
벤처캐피탈협회는 현실에 발맞춰 'LP출자펀드 통합관리시스템'을 구상했다. 운용사가 투자조합의 데이터를 올려두는 플랫폼이다. 출자자들이 시스템에 들어가 자료를 내려받거나 가공하는 등의 방식으로 보고를 개선할 예정이다.
관리역들은 백오피스의 업무 효율이 개선될 거라며 반가움을 드러냈다. 동시에 넘어야 할 과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어느 운용사 관리본부에 몸담은 임원의 말이 귓가에 맴돈다. 그는 "LP들 사이에서 '펀드에 제 돈 냈는데 마음대로 보고도 못 받냐'는 반응도 나올 수 있어서 협회가 의지를 갖고 개별 출자자들을 설득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갈 길이 천릿길이다. 추진단은 2022년 정부 예산에 시스템 구축 사업을 반영하는 걸 목표로 세웠다. 중앙부처가 정보화전략계획(ISP)을 짜는 절차가 먼저라서 사업 타당성을 평가하는 데 보조를 맞출 계획을 짰다.
LP 보고를 일원화하는 건 필연적으로 나아가야 할 지향점이다. 벤처캐피탈의 능률을 올려주는 동시에 투·출자 데이터의 쓰임새가 한층 풍성해지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추진단의 어깨가 무겁겠지만 잘 해내리라는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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