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IR 전략 변화 점검]비은행 보강한 KB금융, 해외투자자 관심도 커졌다⑤푸르덴셜·프라삭 연이은 M&A 성공…자사주 활용, 주주환원정책 다각화
손현지 기자공개 2020-12-08 07:47:47
[편집자주]
코로나19는 은행들의 해외 IR 전략에도 큰 변화를 안겼다. 출장길이 막히자 '버추얼 NDR' 등 비대면 IR 방식을 총동원해야 하는 상황이 펼쳐진 탓이다. 특히 IR 활동이 이전보다 더 활발해진 양상이다. 대다수가 해외주주 비중이 60%를 넘는 상태여서 이들과 네트워크 유지가 절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주가 부양이 회장들의 약속이었다는 점도 한몫을 한 분위기다. 주요 금융지주사의 해외 IR 전략 변화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4일 11: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투자자들의 KB금융에 대한 관심도는 유독 높아졌다. 국내·외에서 빅딜을 연이어 성사시키며 비은행을 보강한 덕분이다. 금융권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갖췄다는 평가다. 저금리, 경기침체 여파로 은행주 저평가 현상은 심화되고 있지만 KB금융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은 오히려 한층 불어난 모양새다.◇NDR 선별 'NO'…기회되면 다 참석
KB금융 IR팀은 올해 1월까지만 해도 해외 출장에 적극 나섰다. 당시 열렸던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주관 홍콩 컨퍼런스에도 IR팀이 직접 참가했다. 하지만 이내 코로나19로 대면 IR 활동이 제한됐다. 해외 투자자 유치 전략도 일부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
가장 달라진 부분은 비대면 IR 활성화다. 줌(Zoom)이나 웹엑스(Webex)를 활용한 비디오컨퍼런스(Video Conference)로 대체하기 시작했다.
시간과 공간 제약을 덜 받자 오히려 투자자들과의 미팅 기회는 작년보다도 많아졌다. 특히 소수로 진행하는 비디오컨퍼런스나 컨퍼런스콜(Conference Call) 뿐 아니라 국내·외 증권사들 다수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논딜로드쇼(NDR) 참여 기회도 대폭 확대됐다.
KB금융은 올해만 약 20회의 버추얼컨퍼런스(Virtual Conference)와 NDR에 참여했다. CITI증권이나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 등 글로벌 금융사가 진행하는 컨퍼런스 등을 총 15회 참석했다.
KB금융 관계자는 "기존에는 해외에서 개최하는 행사의 일정, 지역이나 참여 투자자 중복 여부를 감안해 참석 여부를 결정했다"며 "그러나 코로나 이후에는 가급적 투자자 대면기회를 많이 확보하기 위해 해외뿐 아니라 국내 증권사가 주최하는 NDR까지 대부분 참석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이자수익 기반 확보, 비즈니스 '지속가능성' 강조
이처럼 활발한 IR이 이뤄진 건 KB금융에 대한 투자자들의 긍정적인 전망도 한몫을 했다. 글로벌 보험사인 푸르덴셜생명, 캄보디아 프라삭(PRASAC) 인수를 성사시키자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최근 저금리 기조로 은행들이 이자수익을 기반으로 한 수익창출에 어려움을 겪던 상황에서 KB금융은 비이자수익이 크게 확대됐다.
특히 생명보험사 인수는 오랜 숙원이기도 했다. 생보는 증권, 카드, 손보사 등을 갖춘 KB금융의 쟁쟁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에 있어 마지막 퍼즐이었다. 지난 8월 그룹의 13번째 계열사로 푸르덴셜생명을 편입하며 시장에서 입지를 키운 계기가 됐다.
KB금융 관계자는 "올해는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보강한 만큼 해외 투자자들도 지속가능한 성장성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한다"며 "투자자 니즈에 맞춰 견고한 펀더멘탈과 수익창출력에 대한 설명을 보강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영업 성과도 빛났다. 캄보디아에선 최대 마이크로파이낸스인 프라삭(PRASAC)을 인수했으며 인도네시아에서도 현지 부코핀은행의 추가 지분을 확보했다. 해외에서 신수익원을 발굴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진동력을 얻었다. 해외자산의 수익기여도 증가로 그룹의 수익기반을 다변화할 수 있었다. 후발주자로 꼽혔던 KB금융의 발전된 모습에 투자자들이 먼저 IR을 요청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KB금융은 투자자들에게 리스크관리역량 측면을 강조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정부의 금융지원 프로그램 연장으로 은행권 전반적으로 리스크관리 역량이 시험대에 오른 상황이다. KB금융은 타사 대비 탄탄한 크레딧라인을 유지하고 있어 자산건전성이나 펀더멘탈 훼손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투자자에 매력 어필, 당국 자제 권고에도 배당성향 유지 계획
비대면 IR 환경이 일상화된 가운데 투자자들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는 다양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고민하고 실천하고 있다. 자사주를 활용한 게 대표적이다. 올해 6월에는 글로벌 투자회사인 칼라일 그룹과의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총 2400억원에 달하는 교환사채 발행에 자사주를 활용했다.
그 일환으로 투자자들의 핵심 관심사인 배당 정책에 있어서도 무조건 '보수적' 스탠스를 취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KB금융은 그간 우수한 자본력을 어필하기 위해 점진적으로 배당성향을 확대해왔다. 불과 5년 전만해도 20%에 불과했던 배당성향은 현재 26%까지 올랐다. 주당배당금도 순이익 증가와 자사주 매입에 힘입어 큰 폭으로 개선됐다.
다만 코로나19에 따라 미국, 유럽, 호주 등 주요국 감독기관들이 은행의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대해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 국내 금융감독원도 보수적인 자본관리를 주문하고 있는 상황이다.
KB금융은 이에 따라 올해 배당 방침은 아직 '미정' 상태다. 경기침체 장기화 우려에 매크로 불확실성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탓이다. 하지만 적어도 지난해 수준의 배당성향은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올해는 공격적으로 배당을 늘리는게 어려운 상황이다"며 "그러나 일부 투자자들은 자본력이 우수한 KB금융이 배당을 늘려 선도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한 만큼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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