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CB 프리즘]'수주 낭보' 성호전자, 재무 개선 길 열었다93억 규모 보통주 전환, 자본 확대…선제적 유증 실시, 지배력 방어
박창현 기자공개 2020-12-08 07:58:38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4일 10: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성호전자가 야심 차게 추진해 온 전기차용 필름콘덴서 사업이 빛을 보면서 주가 상승과 재무구조 개선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했다. 신규 수주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는 52주 신고가를 경신했고, 그 덕분에 전환사채(CB)도 대거 보통주로 전환됐다. 부채로 계상됐던 CB가 자본으로 전환되면서 재무건전성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대규모 신주 발행에 따른 대주주 지분율 희석 등 지배력 약화 리스크에도 철저히 대비했다. 박성호 부사장 등 최대주주 측은 선제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해 지배력을 50% 넘게 끌어올렸다.
성호전자는 올해 들어 CB 전환권 행사가 줄을 잇고 있다. 지난해 6월과 10월에 발행한 11회차(60억원)와 12회차(35억원) CB 물량이다. 당시 성호전자는 차입금 상환과 운영 자금 확보를 위해 발행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수성자산운용과 신한금융투자 등 기관 투자가가 물량을 떠안았다.
연초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냉랭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실물 경제 위축이 우려되자 가전 메이커 등을 고객사로 둔 성호전자 역시 불확실성이 고조됐다. 그 여파로 주가 또한 약보합세를 면치 못했다.
자연스럽게 CB 전환가격도 조정됐다. 최초 발행 당시 11회차와 12회차 전환가액은 각각 1006원, 983원이었다. 하지만 주가가 내려가자 전환가액 또한 조정 한도 최대치인 856원으로 리픽싱됐다.
반전은 지난달부터 시작됐다. 오랜 기간 공을 들여온 전기차용 필름콘덴서 수주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심이 움직였다. 성호전자는 국내 자동차 부품 업체와 공동 개발한 필름콘덴서를 포르쉐와 아우디 전기차에 공급하기로 했다. 양산 시점은 내년 상반기다.
여기에 기존 콘덴서 사업 또한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고객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한 노력이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기 시작한 덕분이다. TV와 셋톱박스, 프린트 위주였던 제품군을 보일러와 공기청정기, 제습기 등으로 확대한 것이 주효했다. 실제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올해 3분기까지 작년과 엇비슷한 매출 실적을 거두고 있고, 수익성은 오히려 개선됐다.
각종 호재에 주가도 상승 곡선을 그렸다. 최근 들어서는 52주 신고가도 경신했다. 주식 가치가 올라가자 CB 투자자들도 서둘러 전환권 행사에 나섰다. 지난달에만 전체 CB 발행 물량(95억원)의 98%에 해당하는 93억원 어치가 보통주로 전환됐다.
CB의 보통주 전환은 재무구조 개선 효과로 이어질 전망이다. CB는 상환 의무가 있기 때문에 재무제표상 부채로 계상된다. 하지만 보통주로 전환시 자본 계정으로 바뀐다. IFRS 회계 기준에 따라 성호전자는 CB 발행 물량 가운데 61억원은 금융 부채로, 12억원은 파생상품 부채로 잡아두고 있다.
하지만 전환권이 행사되면서 해당 부채가 그대로 자본 계정으로 편입될 예정이다. 이 경우 130%대인 부채비율은 100%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관측된다. 연말에 영업 이익분까지 반영되면 두 자릿수 부채비율 달성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보통주 전환에 따른 대주주 지분율 희석 문제도 선제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했다. 박성재 부사장은 올해 성호전자 유상증자에 적극 참여해 지배력을 50%대로 끌어올렸다. CB 물량과 별개로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구축하고 있는 셈이다.
성호전자 관계자는 "신규 수주 노력을 통해 사업 구조를 탄탄하게 다지고 있다"며 "여기에 CB 발행 물량까지 대거 보통주로 전환되면서 지배구조 또한 개선됐다"고 말했다. 이어 "대주주 지분율이 높아 신주 발행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