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인텍플러스 "공정 자동화 맞춤형 장비 사업 추진"이상윤 대표 "전임 대표의 능력 위주 철학 계승"…지배력 강화보다 경영 집중
윤필호 기자공개 2020-12-08 09:00:07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4일 13: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텍플러스의 사업 다각화를 진두지휘해온 이상윤 대표가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제조업계에 부는 공정 자동화 바람에 따른 공정별 맞춤형 검사장비 수요 증가에 대비하고 있다. 그동안 장비 적용 사업을 확장하며 규모를 키우는 방식이었다면 이번에는 전체 산업의 공정 변화의 흐름을 읽고 대응하는 모습이다.이 대표는 3일 대전 본사에서 더벨과 인터뷰를 갖고 "머신비전 기술을 활용해 각 공정 라인에 센서 형태로 넣는 방식의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그간 공정의 가장 마지막 단계에서 검사해 불량을 잡아냈는데 이제는 각 공정 과정에 비전 기술을 붙여 불량이 발생하면 즉시 알리는 방식의 설비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 박사 과정을 거쳐 1999년 인텍플러스에 입사해 비전 기술의 연구개발(R&D)을 담당했다. 2012년 최고기술책임자(CTO)에 올랐고 2015년 임쌍근 전 대표의 뒤를 이어 신임 대표로 취임했다. 인텍플러스는 전자업종 제품의 후공정에 들어가는 2차원(2D)·3차원(3D) 광학검사장비를 제조하는 업체다. 그동안 고유기술인 머신비전을 활용해 2치전지와 의료기기로 사업을 확장했다.
이번 신사업 구상은 기존 확장과 궤를 달리한다. 배경엔 최근 제조업계의 공정 자동화 변화가 있다. 제조업체들의 스마트팩토리 도입 속도가 빨라지면서 검사장비도 세분된 기술을 필요로 하기 시작했다. 로봇과 클라우드 시스템을 활용해 전체 공정의 제어와 최적화가 가능해지면서 공정별로 불량을 잡아내는 장비의 필요성도 커졌다. 현재 주력인 반도체 부문에서 고객사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
이 대표는 "그동안 사업 확장은 '더하기' 방식이었는데 이제는 솔루션에서 필요한 부분을 뽑아야 하는 '빼기' 방식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지금은 4개 사업부에서 각각의 공정장비 담당자가 관련 업무를 진행하고 있지만 조립·물류 자동화 시장이 어느 정도 성숙하면 5번째 사업부를 새로 신설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인텍플러스는 사업 다각화에 성공하며 규모를 키우고 있다. 임 전 대표가 마련한 기반에 이 대표가 뒤를 이어 진입 작업을 완수하면서 과실을 일궜다. 그는 부임한 이후 두 개의 사업부 중 신규 사업부를 3개로 쪼개 총 4개의 사업부로 늘렸다. 이를 통해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수주를 늘리며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 산업에서 데이터 센터 서버 관련 수요가 증가하며 호재로 작용했다.
신사업인 2차전지 검사 장비도 내년에 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이 대표의 고민은 2차전지 시장의 확장에 따른 장비 업체들의 경쟁 강화다. 레드오션화되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독자적 기술 확보와 남다른 가치 창출을 생각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의료장비의 경우 코로나19로 당초 계획했던 일정이 연기되고 있다. 당초 올해 인증 완료와 내년 판매를 계획했지만 내년에 인증을 마치고 내후년 판매를 기약하는 상황이다.
대표와 최대주주로 오른 지 5년이 지났지만 지분율은 6.94%에 불과하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하더라도 16.25% 규모다. 지분 확보 등을 통한 지배력 강화에 나설만도 하지만 이에 대해 남들과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여기에는 2세 경영 대신 CTO인 이 대표에게 자리를 물려준 임 전 대표의 능력위주 경영 철학이 배경에 깔려있다. 임 전 대표는 이 대표와 최이배 사장에게 보유 주식 30만주씩 증여하며 소신을 뒷받침하는 행보도 보였다.
이 대표는 "전임 대표께서는 무엇보다 가장 적합한 사람이 맡아야 한다며 능력 위주의 인사정책을 회사의 문화로 정착시키셨다"며 "지분 확보와 관련해 투자업계 친구에게 자문했는데 답변이 '경영을 잘 하면 지분이 작아도 위태롭지 않을 것이고 경영을 못하면 지분이 많아도 위기가 올 것'이라고 했다. 물론 지분은 지금보다는 늘리겠지만 이보다 회사를 잘 운영해 주주들의 지지를 이끌어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향후 사업 확장을 위한 자금 조달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앞으로 공장을 확장하고 건물을 지을 생각은 있지만 자금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어서 차입 등을 통한 자금조달 여부는 CFO와 검토를 하고 있다"며 "한번에 많은 자금을 투입하기보다 지속가능한 투자를 통해 가능성을 진단하고 확실하게 된다고 생각할 때 과감하게 나설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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