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을 움직이는 사람들]위기 딛고 쓴 '배그' 신화의 주인공 장병규①세번째 창업, 내년 상장 앞두고 기업가치 최대 30조 거론
성상우 기자공개 2020-12-14 08:29:35
[편집자주]
게임업계와 자본시장이 크래프톤을 주목하고 있다. 최대 30조원 밸류로 거론되는 크래프톤은 내년 게임사 시총 순위를 갈아치울 전망이다. '배틀그라운드'라는 글로벌 메가히트작과 이를 탄생시킨 낸 수 많은 사람들의 노력 덕이다. IPO 최대어를 키워낸 크래프톤 주요 인물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8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은 최근 게임업계에서 가장 '핫'한 인물이다. 그가 창업한 크래프톤은 내년 IPO 시장 최대어로 꼽힌다. 올해 상반기 기준 크래프톤 기업가치는 30조원에 달한다. 상장 게임사 투톱인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을 넘어서는 수치다. 장 의장은 창업 커리어 24년만에 가장 주목받는 상장사를 키워냈다.장 의장의 창업 히스토리를 들여다보면 환희와 좌절이 수 없이 반복됐다. 첫 창업 성공과 엑시트 이후 또 다른 창업에선 폐업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처음 개발한 게임으로 단번에 '게임대상'을 거머 쥐기도 했으나 전성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매번 도전적인 경영상황에 직면해야 했다.
장 의장은 1990년대 후반 '닷컴붐'과 맞물려 탄생한 벤처 창업 1세대 멤버다. 이때 첫 회사 '네오위즈'를 창립했다. 카이스트 대학원 박사과정 중 모임에서 만난 나성균 현 네오위즈홀딩스 이사회 의장과 이 회사를 공동창업했다. 인터넷 자동접속 프로그램 '원클릭'을 통해 IT업계 주목을 받으며 성장을 시작한 네오위즈는 채팅 서비스 '세이클럽'과 게임 브랜드 '피망'을 내놓으며 성장세를 탔다.
그는 사실 대학시절부터 스타 개발자였다. 수강신청을 하는데 불편함을 느낀 장 의장이 당시 친구 2명과 함께 만든 수강신청 시스템이 당시 카이스트의 공식 수강신청 시스템으로 채택된 사례는 유명하다. 이 개발 경험은 이후 그의 두번째 회사 '첫눈' 창업의 발판이 됐다.
장 의장은 2006년 첫눈을 네이버에 350억원에 매각했고 이듬해 크래프톤(당시 블루홀스튜디오)을 창업했다. 네오위즈 시절 퍼블리싱사업부장을 맡은 바 있는 김강석 대표에게 CEO를 맡기고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 개발에 집중했다.
첫 작품은 대성공이었다. 4년여 개발끝에 2011년 출시한 '테라'는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4관왕을 수상하며 크래프톤을 단숨에 '개발 명가' 반열에 올려놨다. 당시 북미·유럽시장에서도 100억원을 넘는 매출을 발생시키는 등 국내와 해외에서 고른 흥행을 달성했다.
테라의 흥행은 오래가지 않았다. 수년간 테라의 후속작을 배출하지 못하면서 재무구조 역시 급격히 악화됐다. 빠듯한 자금 사정에 회사 매각을 검토하기도 했던 장 의장은 개발사 추가 M&A를 단행하는 역발상 행보를 걸었다. 개발사 위주의 체질개선을 통해 마지막 승부수를 던진다는 각오였다.
이때 인수한 개발사가 배틀그라운드를 탄생시킨 현 펍지의 전신인 지노게임즈다. 당시 지노게임즈를 이끌던 김창한 PD의 제안을 받아들인 장 의장은 또 한번 베팅을 했다. '배틀로얄' 장르 게임 개발에 올인했다.
이듬해 탄생한 배틀그라운드는 정식 출시 전부터 화제작으로 떠오르며 글로벌 게임 시장을 장악해나갔다. 2017년 3월 글로벌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에서 첫 서비스를 시작한 이 게임은 정식 출시 전 게임을 선출시하는 개념인 '얼리억세스(Early Access)' 상태임에도 최단기간(16일) 100만장 판매기록을 달성했다. 이 게임은 크래프톤에게 2018년 이후 1조원의 연매출과 3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안겨줬다.
내년 상장을 앞둔 크래프톤의 3분기 기준 기업가치는 20조~30조원 범위로 거론된다. 약 17.4% 지분을 보유 중인 장 의장 지분가치는 3조원대로 평가된다. 이제 장 의장에게 남은 최대 관문은 상장시까지 기업가치를 극대화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주요 개발스튜디오만 남기고 비개발 조직을 모두 통합하는 조직개편을 최근 단행했다.
회사 전체의 타임라인 상 결정적인 순간임에도 이사회 체제를 중시하는 장 의장 성향 상 그의 역할은 이사회 멤버 범위를 넘지 않을 전망이다. 그는 창업 초기부터 전문경영인 체제를 정립시켰다. 크래프톤 CEO를 맡은 적이 한번도 없다. 경영상 주요 의사결정을 철저히 이사회에 위임해 왔다. 상장 이후에도 개인의 실책으로 회사가 무너질 수 있는 단초를 애초에 제거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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