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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승부수]'슬림화 절반 달성' 롯데쇼핑, 체질개선 '원년' 만든다올해 사업모델 전환 기반 구축…내년 성장전략 본격추진, 구조조정 속도조절

최은진 기자공개 2020-12-18 08:42:08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6일 07:4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독한 구조조정을 단행한 롯데쇼핑이 2021년 본격적인 체질개선에 나선다. 당초 계획했던 200여개 점포 통폐합 목표 가운데 벌써 절반을 마무리 했다. 내년부터는 구조조정 속도를 조절하며 점포의 디지털화 및 옴니채널 구현에 주력할 계획이다.

1조원을 웃도는 두둑한 현금성 자산을 쌓아놓으면서 만반의 준비를 갖춰놨다. 일부 임원진을 바꾸는 세대교체를 이뤄 전열을 가다듬었다는 점도 주목된다. 'ONE CEO'라는 슬로건 하에 2년차를 맞는 강희태 대표이사 부회장 체제의 성과검증 시험대가 본격 개시된다.

롯데쇼핑은 올해 초 단독 대표이사로 선임된 강 부회장 체제 속에 독한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2018년부터 2년 연속 5000억~70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데 따라 특단의 대책을 강구한 게 전 부문 통합 단독 대표이사 체제와 구조조정이었다.


강 부회장은 이례적으로 올 초 진행된 기업설명회(IR) 콘퍼런스콜에 직접 참석해 구조조정 방침을 공표하면서 혁신 의지를 드러냈다. 3년 내 전국 700여개 오프라인 점포의 30%인 200개 점포를 폐점하는 게 주요 내용이었지만 그 의미는 단순 구조조정 그 이상이었다.

그저 돈 못버는 점포를 폐점한다는 정도의 의미가 아닌 전략의 변화를 시사하는, 롯데쇼핑에 있어선 꽤 상징적인 전환점으로 평가됐다. 몫 좋은 땅에 대형 쇼핑몰을 세워 고객들을 끌어모으는 방식이 구태(舊態)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계기였다. 대그룹의 자존심을 내려놓고 트렌드를 쫓아보겠다는 절실함도 엿보였다.


롯데쇼핑은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동시에 자체 이커머스 플랫폼인 롯데온을 서둘러 내놨다. 시기상조라는 평가에도 무리하게 내놓은 배경에는 더이상 늦추면 충성고객까지 뺏길 수 있다는 불안감이 스며있다.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이커머스 시장이 급성장 했다는 점도 서두를 명분으로 충분했다.

이러한 롯데쇼핑의 전략은 어느정도 성과가 있었다는 자찬이 나온다. 일단 구조조정의 경우 당초 목표치의 절반을 달성하며 마무리 단계다. 3분기까지 88개 점포를 구조조정했고 4분기에 추가로 34개 점포의 폐점을 추진 중이다. 정확히 목표치의 절반을 올해 이룬 셈이다.

롯데온 역시 폭발적인 성장세는 아니지만 꾸준한 성장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GMV(거래액) 기준 3분기에 식품·생활·명품·가전의 매출에 힘입어 3.5% 성장세를 보였다. 2분기 신장률 1.1%와 비교하면 큰폭의 개선이다. 특히 10월 한달만 GMV가 13% 성장했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매출로 따지면 론칭 초반보다 무려 80% 이상 늘었다고 전해진다.

온라인 사업의 기반이 되는 고객유입 트레픽은 3분기 15.6% 성장했고, 셀러(Seller)는 롯데온 오픈 전과 비교해 3배 이상, 등록 제품수는 5배 이상 늘었다. 고객이 꾸준하게 롯데온을 찾고있는 것은 물론 상품기반 역시 확충되고 있다는 얘기다.

올 한해가 부실을 솎아내고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하는 기반을 닦는 시기였다면, 2021년은 본격적인 체질개선을 위한 성장 전략을 추진하는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구조조정을 계속 진행하되 속도조절에 들어가면서 디지털화를 가속화 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옴니채널이라는 기치 아래 오프라인 점포를 활용한 온라인화를 구현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커머스의 기본인 물류에서 시너지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 뿐 아니라 롯데그룹 전체가 보유하고 있는 1만3000여개 점포를 활용해 물류를 강화한다는 게 주 전략이다.

롯데온은 경쟁사와는 다르게 상품 구매 시 2~3시간 이내에 받을 수 있는 '바로배송', 600여 개 생활필수품을 주문 즉시 배달해 주는 '한 시간 배송', 온라인 주문 상품을 오프라인 점포에서 수령할 수 있는 '스마트픽' 등 다양한 방식의 배송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는 쓱닷컴이나 쿠팡 등과 같이 특정 물류센터를 활용해서는 불가능한 서비스다. 수많은 거점지역이 필요한 서비스이기 때문에 롯데그룹이 보유한 점포자산이 활용될 수 밖에 없다.

롯데마트를 활용한 '세미다크 스토어'가 대표적인 예다. 특정 매장에 물류 자동화 시스템을 만들어 배송거점화 시키는 방식이다. 시범적으로 지난달 잠실점과 구리점을 시작했고, 내년까지 약 30곳의 롯데마트를 세미다크 스토어로 만들 계획이다.

기존 오프라인 점포를 활용하면 물류센터를 조성하는 데 투입되는 대규모 투자금을 대폭 절감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하는 데 필요한 비용과 점포 구조조정에서 창출되는 일회성 비용 등을 감안하면 급전이 필요하다.


이를 대비해 롯데쇼핑은 현금을 쌓아두고 있다. 3분기 말 기준 롯데쇼핑이 보유한 별도기준 현금성 자산은 1조7654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1000억원 가량 늘었다. 총차입금이 2200억원 늘어난 것으로 보아 자산매각과 함께 차입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단기간에 환금할 수 있는 자산을 나타내는 당좌비율도 전년말 49%보다 높은 52.2%로 나타났다.

전열도 보강했다. 기존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구도로 올해 세운 전략을 안정적으로 펼치는 데 힘쓰는 동시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불어넣어 줄 신규 인력을 확보했다.

강성현 마트사업부 대표(좌)·정경운 HQ기획전략본부장(우)

마트사업부 대표에 롯데네슬레코리아 대표이사를 맡던 강성현 전무를 기용했다. HQ(헤드쿼터)기획전략본부장에는 정경운 상무를 새롭게 영입했다. 모두 BCG(보스턴컨설팅그룹) 출신의 비공채이고, 1970년대생으로 롯데쇼핑 요직에 오른 인물 중 가장 젊다.

일단 올해 강 부회장이 추진한 독한 혁신에 대해 그룹 측에선 신뢰를 보냈다. 내년 구조조정 효과와 함께 성장전략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해가 되는 만큼 2년차를 맞이하는 강 부회장의 성과검증도 제대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내년에는 구조조정의 속도를 조절하는 한편 세미다크 스토어와 같은 방식으로 배송 및 물류를 강화하는 방안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며 "올해 비즈니스 모델 전환의 기반을 다졌다면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성장전략을 펼치는 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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