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라톤 팔래스 강남 매각가 확정 '3500억' 대지면적 기준 3.3㎡당 1억1590만원 선···매수자 더랜드, 지리적 이점 살려 개발 전망
이명관 기자공개 2020-12-18 09:58:48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7일 08: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쉐라톤 팔래스 강남' 호텔의 매각가격이 3500억원으로 확정됐다. 내년 3월께 대금 납입을 끝으로 이번 거래는 종결된다. 이번 매각은 영업양수도 거래가 아닌 자산매각 형태를 띈다. 폐점 후 개발을 전제로 하고 있는 셈이다. 이대로 거래가 마무리되면 쉐라톤 팔래스 강남은 40년만에 문을 닫게 된다. 매수자는 부동산 디벨로퍼인 더랜드다.◇내년 3월 잔금 및 소유권 이전 예정
1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쉐라톤 팔래스 강남 매도자인 서주산업개발이 더랜드와 지난 15일 매매 본계약을 체결했다. 매매가격은 3501억원이다. 잔금 납입 및 소유권 이전 시기는 오는 2021년 3월이다.
5성급 호텔인 쉐라톤 팔래스 강남은 객실 319개, 스위트룸 22개, 회의실 11개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호텔은 대지면적 9,968.20㎡에 연면적 2만8127.58㎡ 규모로 건립됐다.
매수자인 더랜드는 3곳의 계열사가 인수자로 나섰다. 핵심 회사인 랜드미를 비롯해 투게더홀딩스, 유앤미개발이다. 이들은 매매대금의 10%를 계약금으로 납입했다. 계약금은 각사별로 분담했다.랜드미가 174억원으로 가장 많은 액수를 책임졌다. 이외에 투게더홀딩스 125억원, 유앤미개발 50억원 등이다.
더랜드는 입찰에 참여해 같은 디벨로퍼인 알비디케이와 경쟁을 벌인 끝에 지난달 초 배타적협상권을 확보했다. 이후 서주산업개발과 협상을 거쳐 한 달여 만에 계약 체결에 성공했다. 잔금에 필요한 자금만 순조롭게 마련하면 무난하게 이번 딜을 마무리지을 것으로 보인다.
더랜드는 국내 1세대 디벨로퍼로 김완식 회장이 이끌고 있다. 주상복합 건물과 오피스텔 개발을 통해 시장에 이름을 알렸다. 서울 구의동에서 주상복합아파트인 '대림 아크로리버(340가구)'를 개발을 시작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대우건설과 함께 진행한 성산동 오피스텔 '상암 대우 마이홈'을 비롯해 신도림동 주상복합 '신도림 SK뷰'가 대표작으로 꼽힌다.
더랜드는 개발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거래가 영업양수도가 아닌 자산양수도로 이뤄진 만큼 폐업 후 개발이 이뤄질 전망이다. 실제 쉐라톤 팔래스 강남이 매물로 나왔을 때 호텔의 지리적 이점을 살려 개발에 나서려는 디벨로퍼가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이에 매도자 측도 이를 인지하고, 매각 초기부터 법인 매각보다 가치를 좀 더 인정받을 수 있는 자산 매각을 택하는 형태로 거래를 추진해왔다.
쉐라톤 팔래스 강남은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인근에 자리하고 있다. 주거형 오피스텔 뿐만 아니라 상업용 오피스로의 개발 등이 용이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더랜드도 같은 맥락에서 전략을 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매입 가격을 고려해 고급화 전략을 택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쉐라톤 팔래스 강남의 경우 대지면적을 기준으로 보면 단위면적(3.3㎡)당 1억1590만원 선에서 가격이 결정됐다.
◇서주산업개발, 40년 호텔업 마무리 수순
쉐라톤 팔래스 강남이 개발을 전제로 매각이 성사되면서 40여년 만에 강남 최초의 특급호텔이 문을 닫을 전망이다.
서주산업개발은 1980년 4월 서주관광개발㈜로 출범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호텔업에 발을 들여놓은 시기는 ㈜궁전호텔을 흡수합병한 1981년부터다. 이 궁전호텔은 리뉴얼을 거쳐 강남 최초의 특급호텔인 '서울 팔래스호텔'로 탈바꿈했다. 1982년 6월 개관한 서울 팔래스호텔은 초기 298실, 영업장 11개소 규모였다. 현재 쉐라톤 팔래스 강남의 전신이다.
이후 고원개발 합병을 통해 콘도사업에 진출하고, 상가 개발 등도 추진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핵심 수익원은 줄곧 호텔이었다. 서주산업개발의 호텔사업은 관광산업 발달과 함께 탄탄대로를 걸었다. 매출 성장세를 보면 1986년 101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처음으로 100억원대에 진입했다. 이후로도 꾸준했다. 1994년 200억원을 돌파했고, 1996년엔 251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최고 성적을 냈다.
1997년 갑작스레 불어 닥친 IMF 외환위기로 성장세가 주춤하기도 했다. 1999년 매출은 210억원까지 축소됐다. 하지만 위기의 여파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2000년대 들면서 예년의 모습을 되찾았다. 2001년 259억원으로 실적 개선에 성공했고, 이후 별다른 위기 없이 성장세를 이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도 큰 어려움 없이 이겨냈다. 2012년 매출은 400억원을 넘겼다. 영업이익도 꾸준히 30억원대를 유지했다. 2011년 특1급 호텔로 승격하며 상승세에 날개를 달았다.
안정정인 성장세를 이어오던 서주산업개발은 호텔 시장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2012년 이후 호텔 수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정부의 법개정 영향으로 특별법 시행 이전 711개에 불과하던 전국 호텔 수는 2018년말 기준 1883개까지 늘었다. 정부는 2012년 '관광 숙박시설 확충을 위한 특별법'을 시행했다. 4년 동안 인허가를 신청하는 호텔들의 용적률과 주차장 규제를 완화해줬다.
치열해진 호텔업 경영환경 속에 실적이 악화했다. 이에 호텔 리뉴얼을 통해 반전을 모색했다. 그런데 올들어 역대급 전염병인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경영사정이 한층 악화했다. 문제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경영환경은 나날이 안좋아졌고, 결국 업을 접는 선택을 하기에 이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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