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PE 애뉴얼 리포트]구조조정 투자 본능 부활 케이스톤파트너스CJ CGV·칼리무진 등 투자…안성Q 매각 성과도 눈길
조세훈 기자공개 2020-12-22 07:36:57
[편집자주]
2020년은 코로나19로 전세계가 몸살을 앓았던 한해였다. 그리고 그 여파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PE업계도 마찬가지였다. 상반기까지 극심한 딜 가뭄에 시달리면서 기존 계획의 불가피한 조정도 발생했다. 코로나19라는 전지구적 재앙속에 PE 운용사들의 한해는 어땠을까. 투자와 회수, 펀딩을 중심으로 자세히 알아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21일 14: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견 사모펀드(PEF)운용사 케이스톤파트너스(케이스톤)가 올 한해 기업 구조조정 투자 본능을 되살렸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증후군(코로나19) 확산으로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자 '재무 주치의'로 나서 활약했다.올초 결성한 3호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재무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을 인수하거나 투자하는 행보에 적극적이었다. 금호그룹 패키지 딜, 골프클럽 안성Q 등으로 성공적인 구조조정 투자이력을 쌓은 만큼 올해도 특유의 안목으로 어려움에 처한 기업들에 공격적인 투자 움직임을 나타냈다.
회수에서도 쏠쏠한 성과를 나타냈다. 국내 PEF 최초로 법정관리 골프장을 인수한 안성Q는 7년 만에 성공적으로 매각됐다. 자동차 외장수리 플랫폼 기업인 카닥도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매각을 마무리했다. 외부 인력도 적극 충원하며 내부 정비를 마친 케이스톤은 내년 새로운 블라인드펀드 조성으로 투자·회수·펀딩을 더욱 활발히 하겠다는 복안이다. 코로나19 이후 재편이 불가피한 내년 시장에서 구조조정 투자 명가인 케이스톤은 활약상이 두드러질 하우스로 주목받고 있다.
◇기업구조조정 강자 DNA 부활…공격적 투자
케이스톤은 기업구조조정 투자에 특화된 하우스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다수의 기업이 재무적으로 어려움을 겪은 시기 부실채권(NPL)의 성공적인 투자로 이름을 서서히 알렸다. 지난 2012년에는 워크아웃을 밟고 있던 금호산업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매각한 자산(금호고속, 서울고속버스터미날, 대우건설 소수지분)을 9500억원에 패키지로 인수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큰 PEF들이 불확실성을 고려해 투자를 꺼려했지만, 유현갑 케이스톤 대표는 확실한 투자 자산으로 판단해 이를 과감히 인수했다.
그의 안목은 적중했다. 3년 만에 금호그룹에 재매각하며 중견PEF로 단기간 내 도약할 수 있었다. 2014년 에스지프라이빗에쿼티와 함께 조성한 재기지원펀드도 지난해 말 내부수익률(IRR) 22%로 청산했다. 재영솔루텍과 코스모화학이 부활에 성공하면서 높은 수익률을 얻은 덕이다. 기업 구조조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2017년부터는 4차산업과 대기업 공동투자 등으로 외연을 넓히며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다.
그러나 올들어 다시 기업 구조조정 투자로 눈을 돌렸다. 코로나19로 알짜 기업들이 재무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 시점을 투자 기회로 판단한 셈이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CJ CGV의 신주 투자 추진이 대표적이다. CJ CGV는 올해 9월 말 연결기준 매출이 전년 대비 68.8% 감소한 1552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손실도 968억원에 달한다. 얼어붙은 투심에 최근 2000억 규모로 추진하던 회사채 발행은 대규모 미매각의 결과를 낳았다. 케이스톤은 향후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CJ CGV 실적이 가파르게 회복될 것으로 보고 투자를 결정했다. 현재 배타적 협상권한을 확보한 상태며, 조만간 투자를 마무리할 전망이다.
칼 리무진 인수 추진도 같은 맥락이다. 칼 리무진은 한진그룹 계열사인 항공종합서비스의 공항버스 회사다. 서울 시내 주요 호텔과 공항을 잇는 노선을 운행하면서 안정적 성장을 이어왔지만 최근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실적 악화를 겪었다. 케이스톤은 재무개선이 필요한 한진그룹과의 협상을 통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조선업에 대한 투자 행보도 이어가고 있다. KDB인베스트먼트와 손잡고 자율협약에 있는 한진중공업 매각 본입찰에 뛰어들었다. 여기에 선박·로봇 전장품(컨트롤러) 제조업체 오리온테크놀리지를 인수하며 조선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이밖에 배터리 부품사 세아메카닉스를 바이아웃 인수했다. 지난 5월 전략적투자자(SI)인 레이저 장비 제조사 HPK와 손을 잡고 지분 85%를 확보했다. 경영권 인수 당시 밸류에이션은 지분 100% 기준 360억원 안팎이다. 또 기존 포트폴리오 기업인 C&S자산관리에 150억원을 추가 투자하기도 했다.
◇매각 타이밍 적중 안성Q…투자금 회수 '성공'
케이스톤은 올해 엑시트에서도 최적의 타이밍을 보여줬다. 매각 시점을 소신있게 결정했던 안성Q가 대표적이다. 케이스톤은 2013년 국내 PEF 최초로 법정관리 골프장을 인수했다. 경기도 안성에 있는 18홀 골프장 안성Q를 730억원에 사들였다. 회원제로 운영되던 골프장을 대중제로 전환해 밸류업 작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인수 5년 차인 2018년 매각을 추진했지만 시장 분위기는 매각 기대수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케이스톤은 눈높이를 낮추기보다는 매각 작업을 과감히 중단했다. 시장에서는 자칫 보유기간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올해 코로나19로 국내 골프장이 초호황기에 접어들면서 상황이 급반전됐다.
올해 재개된 매각 과정에서 안성Q 본입찰에는 4~5군데가 참여하며 경합을 벌였다. 결국 지난 9월 아이젠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에 1405억원에 매각됐다. 투자 7년 만에 원금 대비 2배 가량의 수익을 올리며 내부수익률(IRR) 15%를 달성했다. 뚝심있게 매각 타이밍을 주도한 결정이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왔다는 평가다.
2호 블라인드펀드 투자기업의 엑시트도 속속 이뤄지고 있다. 국내 1위 차량정비 플랫폼인 카닥 지분을 올해 매각했다. 카닥은 2013년 설립된 자동차 통합관리 플랫폼 회사로 2018년 이후 케이스톤에게 100억원 가량 투자를 받은 이후 성장의 날개를 달았다. 빠른 성장성을 높이 평가한 유안타인베스트먼트가 지분 인수를 제안하며 거래가 이뤄졌다. 케이스톤은 지난 6월 투자 2년 만에 원금 대비 2배가 넘는 차익을 보며 성공적으로 엑시트를 마쳤다.
◇내부 인력 확충…내년 펀드레이징 도전
케이스톤은 다양한 분야의 운용인력을 충원하며 내부 정비에도 적극적이었다.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산자원부에서 22년간 공직생활을 한 박영삼씨를 부대표로 영입한데 이어 올해 컨설팅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박재용 전 피에스얼라이언스(PSA) 컨설팅 부문 대표를 전무로 영입했다. 그는 토종 컨설팅 회사인 네모파트너즈의 창립 멤버로 20년 넘게 인수합병(M&A) 관련 컨설팅 업무를 수행한 '전략통'이다.
은행 출신인 유현갑 대표와 12년 간 5개 회사를 거느린 경험이 있는 산업현장 출신 박봉섭 부대표에 공직·컨설팅 전문가가 합류하며 운용인력 다양화라는 퍼즐을 맞췄다.
내년에는 구조조정 섹터 투자를 선점하기 위해 신규 블라인드펀드 조성에도 나선다. 올해 조성한 3호 블라인드펀드 소진 속도가 빠른만큼 추가 실탄 마련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주니어 운용인력도 추가 채용할 계획이다.
성공적인 엑시트 행보도 기대된다. 올해 투자한 세아메카닉스는 최근 기업공개(IPO) 주관사로 신한금융투자를 선정했다. 전기차 시장이 주목받으면서 배터리 섹터 기업의 몸값이 치솟은 만큼 성공적 엑시트가 가능할 전망이다. 온라인쇼핑몰 솔루션 업체 NHN고도 역시 언택트 시장이 커지면서 향후 IPO에 파란불이 켜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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