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코스닥 CB 프리즘]김성철 케이피에스 대표, HLB 후광으로 번 '63억''실적 무관' 바이오 기대감에 주가 폭등, 콜옵션 행사로 평가익

박창현 기자공개 2021-01-07 07:59:11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1월 05일 15: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성철 케이피에스 바이오사업부 대표가 전환사채(CB) 콜옵션(매도 청구권) 최대 수혜자로 등극했다. 48억원을 주고 산 CB 가치가 급등하면서 수 십억원 대 평가이익을 거두고 있다. 에이치엘비 성공 경험이 있는 김 대표가 다시 코스닥 시장에 등장했을 때부터 예견된 잭팟이었다는 평가다. 실제 김 대표가 케이피에스를 앞세워 바이오 사업 밑그림을 그리자 주가가 폭등했고 추가 자산 증식 기회까지 잡았다는 분석이다.

김 대표는 지난달 4회차 CB 48억원 어치를 취득했다. 콜옵션 권리를 행사하면서 기존 사채권자로부터 일부 물량을 다시 사왔다. 바이오 사업 진출로 케이피에스 주가가 급등하면서 자산 증식 기회를 잡았다. 김 대표 보유 물량의 주당 전환가액은 8720원이다. 반면 현재 케이피에스 주가는 2만원이 넘는다. 시가 기준 투자자산 평가액은 111억원에 달한다. 평가이익만 60억원이 넘는다.

시장에서는 에이치엘비 후광 효과가 만들어낸 잭팟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 대표는 작년 2월 개인 투자회사인 '둠밈'을 앞세워 코스닥 상장 OLED 인장기 전문업체 케이피에스를 인수했다. 이후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추가로 투자 실탄 380억원을 쌓아뒀다.


또 김 대표와 케이피에스가 두둑하게 채운 곳간을 활용해 바이오 기업을 인수한 후, 이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을 것이란 관측을 내놨다. 김 대표가 에이치엘비 대표이사 출신으로, 에이치엘비그룹을 국내 대표 바이오 기업으로 성장시킨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예상은 곧 현실이 됐다. 케이피에스는 곧바로 바이오벤처 '빅씽크'를 인수했다. 빅씽크는 김 대표가 신약 개발 및 연구 사업을 위해 보유하고 있던 기업이었다. 케이피에스 인수 후 빅씽크를 사실상 '펄(pearl)'로 붙인 셈이다.

먼저 케이피에스는 빅씽크 유상증자에 참여해 60억원을 출자했다. 여기에 전환사채 취득 방식으로 20억원을 추가로 투입한 데 이어 30억원을 대여 형태로 지원했다. 단기간에 총 110억원의 현금이 빅씽크로 흘러 들어갔다.

시장도 곧바로 반응했다. 불과 1년 전까지 케이피에스 주가는 1만원 대에서 박스권을 형성했다. 실제 작년 2월 경영권 주식 매매 당시 프리미엄이 반영된 주당 거래 단가가 1만7361원이었다. 하지만 김 대표의 등장으로 바이오 기대감이 높아지자 인수 석 달만에 7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작년 5월에 1주당 신주 2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가 실시됐고, 권리락 영향으로 현재는 주가가 2만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무증 전 기준으로 보면 주가가 6만원 대에 안착한 모습이다.

김 대표는 둠밈 최대주주 자격을 유지하면서 CB 취득 기회도 열어뒀다. 4회차 CB를 타깃으로 삼았다. 케이피에스는 작년 4월에 250억원 규모의 4회차 CB를 발행하면서, 권면총액 30%인 75억원을 되살 수 있는 콜옵션 조건을 걸었다. 수혜자는 발행회사가 지정하게끔 조건을 걸었다.

결국 김 대표가 CB 콜옵션의 최대 수혜자로 밝혀졌다. 김 대표가 콜옵션 물량(75억원) 중 64%에 해당하는 48억원 어치를 독차지했기 때문이다. 특히 주가가 급등하면서 수 십억원의 추가 이익도 기대된다.

케이피에스가 바이오 사업에 진출은 했지만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나온 것은 아니다. 자회사 빅씽크는 네라티닙 국내 상용화 독점권 인수와 구강점막염 치료제 판권 계약 등을 맺으며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유의미한 실적이 나온 것은 아니다. 케이피에스 자체 실적 또한 작년 3분기 말 기준으로 영업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결국 실질적인 사업 성과가 아닌 에이치엘비 성공 후광이 CB 콜옵션 대박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케이피에스 관계자는 "강박장애 환자를 위한 디지털치료제 '오씨프리'가 미국에서 임상시험이 본격화되고, 미국법인 알곡바이오도 신물질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며 "바이오 사업 보폭이 올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