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1월 22일 07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업종별로 자금 유입 증가율만 보면 ‘바이오’가 톱3 안에 들지 않을까. 코스닥 제약바이오 기업의 시총은 약 120조원으로 1년만에 약 2배 가까이 늘었다. 이들이 작년에 조달한 자금만 3조원이 넘는다. 비상장사는 1조5000억원 이상을 수혈했다. 지난 3년간 신설된 바이오텍만 1000여 곳에 육박한다고 한다. 하루에 1곳 이상이 생겨난다는 얘기다.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이후 ‘헬스케어’를 둘러싼 투자자들의 관심은 더욱 높아졌다. 바이오텍의 시리즈 A 단계 밸류에이션은 300~400억원에 이른다. 박사후 연구원(Post doc)들이 실험실보다 창업을 선호하는 이유다. 물론 지금의 바이오업계가 버블이냐 아니냐는 해묵은 논쟁이다. 한국이 IT 강국이라는 명성을 얻은 건 2000년대 인터넷 버블을 겪은 것과 무관치 않다.
VC의 전유물이었던 바이오 투자에 PEF도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개인들은 상장사와 비상장사를 가리지 않는 분위기다. 공모주의 잇따른 ‘따상’은 개인들의 비상장 단계 투자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단순히 소득공제용이 아닌 기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의사결정으로 해석된다. 라임, 옵티머스 사태 때문인지 개인들이 직접 고민해서 주식을 선택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하지만 이들을 위한 제대로 된 바이오텍 투자정보는 많지 않다. 공시와 홈페이지 정보 등은 말 그대로 ‘교과서’일 뿐이다. 바이오텍 실적 대부분이 마이너스인 만큼 ‘PER’, ‘영업이익률’ 등과 같은 수치는 투자판단의 기준이 되기 어렵다. 비상장사의 경우 소재지나 경영진, 자본금 정도만을 파악할 수 있는 개황 정보에 그치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임상이나 R&D 정보를 이해하고 자금을 집행할 정도의 투자자는 많지 않다. 대부분은 “신약이 대박날거다” 또는 “조단위 기술이전을 할거다”라는 비(非) 전문가 지인들의 말만 믿고 덥석 ‘매수’ 버튼을 누르기 마련이다. 특히 비상장사는 IPO가 안되면 ‘휴짓조각’이 될 수 있는 위험천만한 투자다. 바이오 관련 기사를 쓸 때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대표이사 또는 CTO(최고기술책임자)의 검증하기 어려운 ‘미사여구’는 자칫 독이 될 수 있다.
말 그대로 바이오 비(非) 전문가를 위한 바이오텍 감별법이 절실한 시점이다. 임상 데이터나 의학적 지식이 일천하더라도 밸류에이션에 영향을 미칠 만한 핵심 요인(factor)을 따져보는 거다. 자금을 어떻게 쓰는지, 경영진이 얼마나 자주 바뀌는지, 재무적투자자(FI) 수준 등을 파악하면 일정 수준의 필터링은 가능하지 않을까.
투자자 입장에선 막연한 ‘업사이드’(Upside potential) 기대감을 싣는 것보다 ‘다운사이드’(downside risk)를 막는데 도움이 될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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