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급 대우 한솔케미칼,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 고조 [Rating Watch]신용평가 3사 '긍정적' 전망 확보...과제는 차입금 감축
김수정 기자공개 2021-01-29 15:22:42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7일 16: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솔케미칼(A0/긍정적) 신용등급이 상향될 가능성이 커졌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는 최근 한솔케미칼 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으로 변경했다. 영업실적과 재무구조 측면을 모두 긍정적으로 평가했다.신용평가사 3곳의 '긍정적' 전망을 받은 만큼 한솔케미칼은 연내 신용등급이 한 계단 오를 가능성이 크다. 시장에선 이미 한솔케미칼 채권을 'AA-' 기업과 같은 급으로 평가하고 있다. 등급 상향 검토 요인은 상당부분 충족됐다. 남은 과제는 여전히 자본 규모에 비해 과중한 차입금을 줄이는 것이다.
◇'A0'등급 5년차...시장 평가는 'AA-'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는 작년 말 한솔케미칼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으로 변경했다. 신용등급은 기존과 동일하게 'A0'로 유지했다. 신용평가사는 수익 창출력이 향상됐고 이에 따라 향후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창출력을 바탕으로 재무구조 개선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신용평가는 관계자는 "이익 창출력 제고되고 있고 사업 안정성이 강화되고 있으며 이에 힘입어 재무구조가 지속 개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솔케미칼은 1980년 한국퍼록사이드로㈜로 설립된 한솔 계열사다. 과산화수소, 라텍스 등을 생산하는 정밀화학 사업과 전자재료, 박막재료 등을 생산하는 전자소재 사업을 자체 주력 사업으로 삼고 있다. 종속기업을 통해 중국 현지 정밀화학 사업과 포장·전자제품용 테이프 생산 사업도 하고 있다. 작년 9월말 기준 최대주주인 조동혁 회장(지분율 14.47%)을 비롯해 특수관계자들이 지분 15.02%를 보유했다.
한솔케미칼은 회사채 시장에 데뷔한 이후 차근차근 등급 상승 계단을 밟아 왔다. 2000년까지만 해도 한솔케미칼 신용등급은 'BBB-'였다. 이후 신용등급이 취소됐다가 2011년 'A-' 등급을 새로 달았다. 2017년 신용등급이 지금의 'A0'로 상향됐다. 그리고 4년 만에 '긍정적' 등급전망을 받아냈다.
채권시장에서는 이미 한솔케미칼 회사채를 실제 신용등급보다 높게 평가한 지 오래다. 이달 현재 한솔케미칼 채권내재등급(BIR)은 'AA-'다. 실제 신용등급보다 두 노치 높은 등급이다. 최근까지 'A+'였다가 올해 들어 'AA-'로 올랐다.
전날 기준 한솔케미칼 3년물 개별민평 금리는 1.601%로 등급민평 1.991%보다 40bp 가까이 낮다. 실제 신용등급 대비 두 노치 이상 높은 BIR을 보유한 기업은 한솔케미칼을 포함해 총 7곳뿐이다.
◇실적·재무 개선 지속...과제는 차입금 감축
한솔케미칼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가전 등 전방산업 업황에 따라 개별 부문 실적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그럼에도 2016년 이후 사업구조 다각화, 주요 사업 설비 증설, 연구개발을 통한 신제품 출시, 사업양수 등을 통해 매출과 영업수익성을 지속 개선하고 있다.
특히 작년 들어 반도체와 프리미엄TV 판매량이 늘자 비교적 수익성이 우수한 반도체용 과산화수소와 전자재료 매출이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향상됐다. 작년 3분기 기준 매출액은 4600억원, 영업이익은 125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3.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2.8% 급증했다. 세전이익(EBIT)/매출액 지표는 27.2%로 전년 동기 21.2%에 비해 6%포인트 향상됐다.
영업 실적이 제고되면서 재무구조도 개선됐다. 같은 기간 총차입금과 순차입금은 2345억원과 971억원으로 2019년 말 대비 각각 26.3%, 44.1% 줄었다. 2019년까진 원활한 영업현금흐름에 비해 차입금이 크게 줄지 않았다.
설비 투자와 자회사 인수에 많은 자금이 투입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년부턴 설비투자 자금 소요에도 불구하고 EBITDA 창출력이 크게 제고된 덕분에 차입부담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앞으로도 기존 사업 실적이 전방산업 업황 호조와 설비 증설에 기반해 꾸준히 개선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더불어 2차전지 소재나 반도체용 특수가스 같은 신규 사업이 안정화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확대될 전망이다. 매출·영업이익 증가 추이에 발맞춰 재무구조도 꾸준히 개선될 여지가 크다. 다만 전방산업 업황 변동성이 다소 큰 점이 리스크다.
한솔케미칼 신용등급 평가에 있어 핵심 모니터링 요인은 △주요 전방산업 경기 △주요 사업 EBITDA 창출력 △2차전지 소재, 특수가스 등 신규 사업 실적 추이 △설비 관련 투자 확대 여부 등이다. 우수한 이익 창출 능력을 유지하고 재무구조 개선을 이어간다면 등급 상승이 가능할 전망이다.
신용평가사가 제시한 등급상향 요건 일부는 충족한 상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중기적으로 연결 EBITDA가 2000억원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순차입금/EBITDA 지표가 지속적으로 2배 미만일 것으로 전망될 경우 등급 상승을 검토할 방침이다.
한국신용평가는 매출·이익 성장과 더불어 'EBITDA/매출액 25% 이상', '차입금의존도 20% 이하' 등 조건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경우 등급 상승을 고려하기로 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사업경쟁력 제고와 더불어 '순차입금/EBITDA 0.5배 이하'를 등급 상향 검토 조건으로 내걸었다.
작년 3분기 말 실적 기준 순차입금/EBITDA는 0.5배이며 EBITDA/매출액은 34.5%, 차입금의존도는 24.5%를 각각 기록했다. 차입금 액수를 줄여 차입금의존도를 낮추기만 하면 모든 지표가 등급상향 검토 요건에 부합할 수 있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고부가 제품 비중이 꾸준히 확대되면서 EBITDA/매출액 지표는 연간 30% 내외의 우수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단기적으로 설비투자 부담이 지속되겠으나 영업현금창출력, 양호한 수익성 전망 등을 감안하면 재무구조가 꾸준히 개선돼 내년까지 차입금의존도 지표가 20% 아래로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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