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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펀드 성과보수 도입]'또' 성과연동제 "보수 절감, 투자자 유인 못해"①도입→사장 반복, 운용업계 "공모펀드 규제 완화·수익률 개선이 우선"

허인혜 기자공개 2021-02-05 13:14:19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3일 16: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모펀드 활성화 방안으로 등장한 펀드 성과보수 연동제가 '재탕 정책'이라는 지적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시장의 외면과 정책 실패를 반복한 제도를 별 다른 보완없이 다시 꺼내들었다는 비판이다.

공모펀드 성과연동제는 운용사와 투자자 모두에게 유인책이 되지 못한다고 운용업계는 말한다. 운용업계는 일반 공모펀드 대비 낮은 보수율을 예상하면서 성과연동형 펀드를 출시할 이유가 없다. 투자자가 펀드를 선택하는 기준도 운용보수가 아닌 펀드의 종류와 수익률이다.

◇'10년 도돌이표' 성과연동제 또 등장…기본보수 정비에도 '시큰둥'

금융당국이 이달 내놓은 성과보수 공모펀드 활성화 방안은 '성과연동형 운용보수' 유형을 추가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말 그대로 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내면 운용보수를 더 주고 낮은 성과의 펀드는 운용보수를 깎겠다는 이야기다. 현재의 펀드 운용성과가 실시간으로 반영되지는 않고 다음 분기에 연동돼 운용보수가 변경된다.

성과보수 연동제는 새롭게 등장한 부양책이 아니다. 이미 2013년부터 수차례 성과보수 연동제를 통한 펀드 활성화 방안이 나왔다. 사모펀드에 우선 적용한 뒤 공모펀드 도입을 노렸지만 실패했다. 2009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시기에도 공모펀드 성과보수제가 언급됐다. 하지만 등장과 시장 실패, 사장을 반복해 왔다. 현재까지 14개 펀드, 225억원이 설정되는 데 그쳤다.

성과보수 연동제가 시장에 정착하지 못한 이유는 우선 자산운용사들의 선택을 받지 못해서다. 일반 펀드대비 기대되는 운용보수가 낮았기 때문이다. 개정 전 성과보수 연동제 펀드의 기본 운용보수는 일반 펀드의 절반 이하였다. 개방형 펀드는 환매를 해야 성과보수를 줬고 마이너스 성과를 내면 성과보수를 받지 못하게 했다.

공모펀드 수익률 자체도 낮았다. 공모펀드 수익률은 10년간 정기예금 수준인 2.7%를 기록했다. 자산운용사가 성과보수 연동제로 기대할 만한 추가 수익은 미미했고 오히려 마이너스(-) 수수료를 수취할 가능성이 높았다.


금융위는 일반 펀드 수준의 기본 보수율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을 보완했다. 운용 성과에 따른 보상과 불이익을 정기적으로 운용사에 제공하고 부과한다. 전 분기의 운용성과가 다음 분기에 반영된다. 수익을 내지 못하거나 손실을 볼 경우에는 기본 보수율을 박탈한다. 예컨대 벤치마크 대비 초과수익이 나면 운용보수가 높아지고 반대면 내려가는 구조다. 운용보수 외에 별도의 성과보수는 받지 못하도록 했다.

운용업계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운용업계의 공모펀드 운용 책임감이 낮아 수익률이 저조하다는 접근으로는 공모펀드 활성화가 어렵다는 반응이다. 운용업계의 부진이 아니라 공모펀드의 규제 장벽이 높은 점이 수익률을 끌어내리는 요소라고 자산운용업계는 짚었다. 외부 규제로 수익률이 낮아 투자자 선택을 받지 못했는데 공모펀드 규제를 유지한 채 성과연동제를 도입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이야기다.

◇운용업계 "투자자 유인요소, 운용보수 등락 아냐"

운용업계는 성과연동제가 운용업계 뿐 아니라 투자자에게도 매력적인 제도는 아니라고 답했다. 투자자를 펀드로 이끄는 요인은 수수료가 아닌 수익률이라는 답변이다.

종합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그동안 성과연동형 펀드가 나올 때마다 인기를 끌지 못한 이유는 운용사나 판매사가 적극적이지 않았던 것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투자자 선택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투자자들의 펀드 선택조건은 펀드의 종류나 수익률이지 1bp수준의 운용보수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벤치마크 대비 초과 수익률이 수수료로 돌아온다는 장치도 큰 장점은 아니라고 운용업계는 말했다. 주식형 펀드는 수익률 등락이 크고, 채권형 펀드는 벤치마크와 떨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분석이다. 국내 투자자들이 단기투자를 선호한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이번에 발표된 성과연동제는 전 분기의 성적이 다음 분기에 반영돼 장기투자에 적합하다. 결국 자산운용사가 '도의적 책임'을 진다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게 운용업계의 평가다.

운용사와 투자자의 이해관계가 같아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도 나왔다. 다만 현행보다 더 확실한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다.

종합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 이사는 "분기별 성과연동형 운용보수 공모펀드 도입은 운용사와 투자자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고 운용업을 활성화에는 긍정적"이라며 "하지만 양쪽 모두 투자 문화와 의식을 개선시키는 부분인 만큼 적극적인 홍보와 제도적인 뒷받침이 수반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평했다.

이어 "요즘 주식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는 개인들의 대규모 투자자금을 타 선진국처럼 펀드 투자로 장기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펀드 세액 공제 등 투자자들에게 확실한 어드밴티지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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