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렌탈, 부정적 꼬리표 'ESG·금리'로 극복할까 [발행사분석]5·7년물 녹색채권 발행…절대금리 메리트, 최대 2500억 도전
강철 기자공개 2021-02-18 13:46:19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7일 13: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렌탈이 올해 첫 공모채 수요예측에 나선다. 최대 2500억원을 마련해 친환경 자동차 구매를 비롯한 여러 운영에 활용할 예정이다. 5년물과 7년물은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의 한 종류인 녹색채권으로 발행한다.이번 본 평가에서도 떼내지 못한 '부정적' 등급 전망은 기관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는 변수다. 다만 시장에선 뜨거운 ESG채권 매입 수요와 A등급보다 매력적인 절대금리를 거론하며 롯데렌탈이 어렵지 않게 증액 발행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녹색채권 최상위 등급 획득…친환경 차량 구매
롯데렌탈은 오는 26일 54회차 공모채를 발행해 1500억원을 마련할 예정이다. 3·5년물로 2000억원을 조달한 지난해 10월 이후 약 4개월만에 다시 공모채 시장을 찾는다. 발행 업무는 KB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이 총괄한다.
트랜치는 3년물 400억원, 5년물 800억원, 7년물 300억원으로 나눴다. 공모채 시장을 찾기 시작한 2012년 이후 처음으로 트랜치에 7년물을 포함시켰다. 가산금리 밴드는 3·5·7년물 모두 개별 민평수익률의 '-20~+20bp'를 제시했다.
5년물과 7년물 1100억원은 ESG의 한 종류인 녹색채권으로 발행한다. 롯데렌탈은 지난해 말부터 국제자본시장협회(ICMA)에서 제정한 원칙에 맞춰 녹색채권 발행을 준비했다. 녹색채권 관리 체계에 대한 검증은 한국기업평가에 맡겼다.
한국기업평가는 롯데렌탈 녹색채권의 인증 등급을 최상위 수준인 G1(평점 80점 이상)으로 매겼다. 발행 목적, 프로젝트 선정 절차와 적격성, 자금 관리 체계, 사후 보고 시스템, ESG 내재화 수준 등이 매우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대표 주관사단은 오는 19일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채 매입 수요를 조사한다. 수요예측에서 대규모 주문이 들어오면 최대 2500억원까지 증액 발행을 검토할 예정이다. 증액은 녹색채권인 5·7년물 중심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롯데렌탈은 녹색채권으로 조달한 자금을 전액 친환경 자동차 구매에 투입한다. 올해 말까지 총 2500억원을 들여 현대·기아차가 제조한 전기차, 하이브리드카, 수소차를 매입할 계획이다. 원활한 차량 구매를 위해서는 가급적 2500억원 증액 발행이 이뤄져야 한다.
◇떼내지 못한 '부정적' 아웃룩…7년물 대규모 흥행 예상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녹색채권을 포함한 이번 공모채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AA-,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치열한 렌터가 점유율 경쟁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와 이로 인해 가중되는 재무 부담을 고려해 다시금 '부정적' 아웃룩을 매겼다.
부정적 아웃룩은 2019년 10월 이후 1년 넘게 롯데렌탈을 따라다니고 있다. 이러한 달갑지 않은 꼬리표는 롯데렌탈이 공모채를 발행할 때마다 기관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는 변수로 언급된다. 실제로 부정적 전망을 받은 이후로는 최종 금리가 민평수익률보다 20bp 이상 높게 확정되는 약세 발행이 이어졌다.
다만 ESG채권에 대한 뜨거운 매입 열기는 이번 수요예측에서 거론되는 여러 리스크를 대거 상쇄할 전망이다. 현재 ESG채권 시장은 전무후무한 수요 우위 형국을 나타내고 있다. 현대자동차, 현대제철, 현대오일뱅크, LG화학 등 올해 들어 ESG채권을 발행한 기업은 모두 1조원이 넘는 주문을 모았다.
AA- 등급 민평수익률을 크게 상회하는 절대금리도 기관의 매입 욕구를 자극할 수 있는 장점이다. 지난 15일 기준 롯데렌탈 회사채의 개별 민평금리는 3년물 1.761%, 5년물 2.254%, 7년물 2.730%다. 모두 등급 민평금리보다 45bp가량 높게 형성돼 있다.
3·5년물은 한 노치(notch) 밑인 A+ 등급 민평수익률보다 금리가 높다. 경쟁사이자 두 노치 아래 등급인 SK렌터카(A0, 안정적)와 비교해도 금리 메리트가 상당하다. SK렌터카는 이달 초 3년물 1.448%, 5년물 1.877%의 금리로 3000억원을 조달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에 대한 국내 크레딧 시장의 시각이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지금 수준의 재무구조를 계속 유지한다면 롯데렌탈의 등급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ESG에 장기물이라는 메리트를 갖는 7년물은 3·5년물보다 훨씬 치열한 매입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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