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삼성증권, 녹색채권 인기…코로나19 타격 털었다 [Deal Story]모집금액 3000억에 9200억 주문…신평사 '인증등급' 힘 보탰나

이지혜 기자공개 2021-02-18 09:51:09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7일 15: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증권이 공모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오버부킹을 기록했다. 1조원에 가까운 투자수요를 확보했다. 2020년 2월 공모채 수요예측 시장에 화려하게 데뷔했던 삼성증권이지만 그해 9월 성적은 초라했다. 모든 만기구조에서 금리가 개별민평보다 높았고 수요예측 참여금액도 연초에 못 미쳤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5년물과 7년물의 금리가 개별민평보다 한참 낮게 형성될 것으로 예상됐다. 연기금 등 주요 투자자도 대거 참여했다. 5년물을 녹색채권으로 발행하며 신용평가사에서 인증등급까지 받으면서 투자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19에 따른 투심위축 타격을 털어낸 셈이다.

◇수요예측 참여금액 9200억…증액 발행 유력

삼성증권이 공모채를 발행하기 위해 16일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모집금액은 3년물 2000억원, 5년물 700억원, 7년물 300억원 등 모두 3000억원이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모두 9200억원의 투자수요를 확보했다. 3년물에 4400억원, 5년물에 3000억원, 7년물에 1800억원 등이다.

조달금리도 양호한 수준에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집금액 기준으로 3년물은 개별민평금리 대비 +3bp에 수요가 형성됐지만 5년물은 -5bp, 7년물은 -16bp에 투자자들이 몰렸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3년물의 금리 스프레드가 너무 축소되다보니 개별민평보다 소폭 높은 수준에 수요가 몰렸다”며 “5년물과 7년물은 상대적으로 금리 메리트가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공모채를 발행하며 고전했던 것과 상반된다. 삼성증권은 2020년 2월 공모채 시장에 데뷔한 이래 9월 한 번 더 채권을 발행했다. 그러나 투심은 싸늘했다. 2월 모집금액 3000억원에 1조6800억원의 수요를 확보했던 것과 달리 9월에는 모집금액의 2배수를 간신히 모으는 데 그쳤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투자자들의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신용등급은 AA+로 높았지만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지난해 1분기 자체헤지 ELS 관련 손실을 봤다.

그러나 삼성증권은 이런 부진을 곧 털어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6793억원으로 2019년보다 30% 이상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이 늘어난 것은 물론이다. 덕분에 투자자 신뢰를 다시 얻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삼성증권이 지난해 부진을 이번 수요예측에서 만회했다”며 “개별민평이 지난해 9월 수요예측 이후 다소 높아졌는데 이번 공모채 발행을 계기로 다시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 최초 ‘인증등급’…투자자 신뢰에 긍정적

삼성증권은 5년물을 녹색채권으로 발행하기로 했다. 조달자금은 미국 북동부에서 진행되는 천연가스 정제·운송사업과 프랑스 태양광 발전사업의 지분매입에 투자했던 자금을 차환하는 데 쓴다.

증액 발행 가능성도 유력하다. 녹색채권을 기존 7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증액 발행하더라도 조달금리는 개별민평 대비 -4bp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사가 SRI채권을 발행하는 것은 삼성증권이 세 번째다. 그러나 신용평가사에서 인증등급을 받은 것은 삼성증권이 유일하다. 삼성증권은 나이스신용평가에서 녹색채권 중 최고등급에 해당하는 Green1(매우 우량)을 받았다.

프로젝트 분류체계의 적합성과 자금의 용도, 사업평가와 선정절차, 자금 관리와 사후보고 등이 매우 우량한 체계를 갖췄다는 것을 의미한다.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는 데 긍정적 영향이 있었다는 시선도 나온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신용평가사에서 인증받은 것에 대해 투자자들이 가산점을 줬다”며 “신용평가사가 발행사의 등급을 관리하는 만큼 이 채권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점검할 것으로 기대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기대가 현실로 이뤄질지는 다소 불투명하다. 삼성증권이 ESG 자금관리명부를 작성해 집행된 자금과 잔액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등 현금흐름을 추적하는 것은 사실이다. 또 자금배분 현황 외에 환경영향보고, 미사용자금 운용현황, 향후 투입계획 등을 공시하는 것도 긍정적이다.

그러나 이런 공시가 사실인지 객관적으로 확인할 외부 인증기관은 선정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환경부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사후보고를 검증할 외부기관을 선정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한편 삼성증권은 증액발행 여부를 논의한 뒤 25일 공모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녹색채권을 포함해 최대 증액발행 가능규모는 6000억원이다.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SK증권이며 인수단으로 현대차증권, 한화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이름을 올렸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