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2월 25일 07: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초 대출자산 증가량은 은행의 한해 영업활동 성패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같은 금액이라도 연초에 대출한 자산은 최대 12번 이자를 받을 수 있지만 연말로 갈수록 이자를 받는 횟수는 줄어든다. 때문에 시중은행들은 통상 연초에 대출자산 확대에 집중하고 하반기로 갈수록 비이자이익 증가를 위한 상품판매를 강화하는 경향이 있다.그러나 KB국민은행은 예년과 조금 다른 방식으로 2021년 영업활동을 시작했다. 올해 핵심성과지표(KPI) 개편을 통해 각 영업점에 신규대출은 유치하되 최대한 천천히 자산을 늘리라고 주문했다. 대신 비이자이익 증대를 위해 펀드·신탁·ISA·구조화 등 각종 상품판매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했다.
한 국민은행 지점장은 “코로나19 장기화 리스크에 따라 대출자산 확대에 부담이 커지면서 예년과 다른 형태의 영업환경이 만들어졌다”며 “수익의 양도 중요하지만 올해는 유독 수익성에 집중하라는 지침이 있었고 이자이익보다는 비이자이익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높여달라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국민은행의 실험을 어떻게 봐야할까. 그동안 국민은행은 대출자산 확대를 중심으로 이자이익을 늘리며 리딩뱅크 자리를 유지해왔다. 실제 지난해 말 국민은행의 원화대출금은 296조원으로 경쟁사 대비 50조원 이상 많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그동안 쌓인 대출자산에 대한 리스크가 커진 상황이다. 경쟁사 대비 대출자산이 월등히 많다는 것은 위기의 순간 그만큼 더 큰 리스크가 한꺼번에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결국 이러한 이유로 대출자산 증가에 제동을 걸었다.
다만 위기에는 늘 기회가 공존한다. 이자이익은 일부 포기했지만 비이자이익에 대한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경쟁사 대부분이 사모펀드 부실판매 이슈로 금감원 제재심을 준비 중이다. 이에 따라 비이자 상품판매에 소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반면 국민은행은 부실판매 이슈에서 자유롭다.
그동안 국민은행은 비이자이익에선 경쟁사를 압도하지 못해왔다. KB금융그룹 전체적으로 비은행·비이자 이익 강화를 위해 포트폴리오를 개선하는 과정에서도 국민은행의 비이자이익은 제자리걸음 했다. 지난해 상황은 더 나빠졌다. 비이자이익 규모가 줄면서 전체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19년 15.11%에서 지난해 13.65%로 하락했다.
국민은행은 올해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영업활동의 목표를 미세조정했다. 국민은행이 추진하고 있는 영업전략과 KPI 개편은 어떤 결과로 귀결될까. 이자이익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 하고 체질을 개선하는 전환기를 맞을 수 있을까. 국민은행이 그동안 약점으로 여겨졌던 비이자부문을 어떻게 성장시켜 나갈지 기대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재무개선' AJ네트웍스, 조달비용 '확' 낮췄다
- '9년만에 엑시트' 한앤코, 한온시스템 거래구조 살펴보니
-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한온시스템 인수한다
- [수술대 오른 커넥트웨이브]2대주주 지분매입 나선 MBK, 주식교환 카드 꺼냈다
- [이사회 모니터]이재용 에이비프로바이오 대표, 바이오·반도체 신사업 '드라이브'
- 와이투솔루션, 주인 바뀌어도 '신약' 중심엔 美 합작사 '룩사'
- 아이티센,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 본격 출범
- 아이에스시, AI·데이터센터 수주 증가에 '날개'
- [이사회 모니터]서정학 IBK증권 대표, ESG위원회도 참여 '영향력 확대'
- SW클라우드 '10주년' 폴라리스오피스, “초격차 밸류업”
고설봉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KB손보, '보장성상품' 주력…킥스비율 개선·경영 안정화 유도
- [은행권 신경쟁 체제]메기 노리는 중소형은행…경쟁구도 다변화 이룰까
- [은행권 신경쟁 체제]농협은행, 한풀 꺾인 성장세 원인은 기업금융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현대해상, 단순한 상품구조 '부채 감소' 효과는 컸다
- ‘리딩뱅크’ 신한은행, 정상혁 행장의 조직 대수술 성과 조기도출
- 신한금융, 리딩금융 탈환 배경 '은행의 도약'
- [컨콜 Q&A 리뷰]신한금융, 은행 자산성장과 글로벌 성과 집중 '시장의 관심'
- KB국민은행, 순이익 뒤에 가려진 영업성과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현대해상, 보릿고개 넘고 한층 탄탄해진 자본항목
- [은행권 신경쟁 체제]기업은행, 코로나19 특수로 마련한 대형은행 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