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 인사' 이은형 하나금투 대표…경영능력 시험대 부회장 '깜짝 발탁' 1년만에 중책…초대형IB 행보 본격화 전망
최석철 기자공개 2021-03-02 13:18:55
이 기사는 2021년 02월 26일 13: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은형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하나금융투자 대표에 선임되면서 증권업계 최연소 CEO 기록과 타이를 세웠다. 풍부한 글로벌 경험을 바탕으로 하나금융투자의 해외 수익 부문을 강화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10년 동안 부사장 이상 임원으로 하나금융그룹에 몸담았지만 계열사 대표이사를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향후 보여줄 경영 성과에 따라 ‘포스트 김정태’ 시대를 이끌 유력 후보로 급부상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업계 최연소 CEO 기록 타이...이진국, 선행매매 의혹에 연임 불발
하나금융지주는 25일 자회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어 이은형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로 추천했다.
이 부회장은 1974년생으로 증권업계 최연소 CEO 기록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과거 2007년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부회장이 세운 업계 최연소 기록인 만 47세와 타이 기록이다.
지난해 지주 부회장에 깜짝 발탁될 당시에도 주요 금융지주를 통틀어 CEO급에서는 최연소였는데 1년 만에 주력 계열사인 하나금융투자 대표까지 맡으며 최연소 기록을 이어가게 됐다.
그는 고려대학교를 졸업한 뒤 중국 지린대학교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베이징대학교 고문교수 등으로 일하다 2011년 하나금융지주 글로벌 전략담당 부사장으로 발탁됐다. 2014년부터 중국민생투자그룹 총괄부회장과 투자결정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2020년 3월 하나금융지주가 3인 부회장 체제로 단장하면서 기존 함영주 부회장, 이진국 부회장과 함께 신규 선임됐다.
이번 인사로 이 부회장이 향후 지주 회장 유력 후보로 입지를 더욱 다질 것이라는 이른 관측도 나온다. 통상적으로 금융그룹에서 지주 부회장과 주요 계열사 CEO는 회장 후보로서 숏리스트에 포함된다. 이 부회장이 지난해 3인 부회장 체제에 이름을 올렸을 때에도 함영주 부회장, 이진국 부회장과 함께 ‘포스트 김정태’ 후보군의 한명으로 급부상했다.
전임자인 이진국 부회장의 경우 경영능력 측면에서는 이렇다 할 흠이 없었다. 하지만 임기 막바지에 불거진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 정보를 활용한 선행매매 의혹이 연임에 걸림돌이 된 것으로 보인다. 부회장직을 유지할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진국 부회장의 재임 기간에 하나금융투자는 매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부임 첫해인 2016년 866억원이었던 순이익은 지난해 4109억원으로 5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 초 지주의 지원 아래 5000억원 증자를 이끌어내며 6번째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IB에 진입하기도 했다.
김정태 지주 회장이 1년 연임을 결정한 가운데 그룹 전반에 걸쳐 안정에 초점을 두는 인사를 실시했다는 평가다. 이진국 부회장과 함께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지성규 행장 역시 실력보다는 사모펀드 관련 사법 리스크가 걸림돌이 됐다는 후문이다.
◇글로벌 네트워크 활용 기대...계열사 CEO 첫 데뷔 결과물 주목
이은형 부회장은 학계와 금융계를 두루 거친 풍부한 경험, 5개 국어에 능통한 글로벌한 마인드, 폭 넓은 글로벌 네트워크 등이 하나금융투자의 해외 역량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이다그룹, 쥐런그룹, 판하이홀딩스 등 약 60개 민영기업이 주주로 참여한 중국 최대 민영투자회사인 중국민생투자그룹에서 부회장으로 일한 경험과 지주 전략에 수립해온 만큼 큰 그림을 그리는 데에는 능통하다는 평가다.
초대형IB 외형을 갖추고 본격적으로 도약하는 시기인 만큼 이 부회장의 역량이 크게 빛날 시기라는 말도 나온다.
다만 계열사 대표를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부적인 조직 관리와 영업 관리, 인재 육성 등을 챙겨야하는 자리다. 이 부회장이 아직 은행과 증권 등 금융그룹의 주력 계열사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도 이번 인사에서 주목할 요소다.
금융투자업계에서 전통적인 영업이나 자산관리, 애널리스트 등 실무를 다뤄보지 않은 만큼 향후 결과물을 지켜봐야한다는 평가다.
하나금융그룹은 최근 금융투자 관련 계열사에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외부 출신 CEO를 앉혔다. 신한금융투자에서 25년간 재직한 이진국 부회장은 비롯해 김희석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대표, 김동환 하나벤처스 대표 등 모두 하나금융그룹이 아닌 곳에서 십수년간 실무를 다뤄온 인사다.
일각에서 이번 인사가 이은형 부회장의 현장 경영능력을 점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 부회장이 최연소 CEO인 만큼 '손위' 임원들의 거취도 불확실해진 가운데 이후 조직개편 시기가 첫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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