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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게임사 리포트]'남매경영' 한빛소프트, 주가 하락에 지배력 확대티쓰리 김기영 대표- 한빛 김유라 대표 체제…주가 2000원 대 지분 확대 나서

성상우 기자공개 2021-03-09 07:13:21

[편집자주]

게임시장이 변화하고 있다. 게임산업은 언택트 수혜주로 각광을 받았는데 지금까지 스포트라이트는 대형사에 집중됐다. 소외돼 왔던 중소게임사들이 실적 반등에 성공하며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언택트 수혜가 단발성 이벤트로 그칠지, 중장기 성장 모델로 자리잡을 지 게임업계 변화를 조망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4일 11: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티쓰리(T3)엔터테인먼트의 한빛소프트 인수는 당시 게임업계에 적잖은 충격이었다.

2008년 중소형 개발사였던 티쓰리는 매출이 3배가 넘는 한빛소프트를 인수하면서 일약 업계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몸집 뿐만 아니라 1세대 게임사로서 상징성까지 갖췄던 한빛소프트의 창업자 김영만 회장이 물러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는 이도 많았다.

한빛소프트를 이어받은 이는 당시 만 37세의 젊은 사업가 김기영 대표였다. 자신이 창업한 티쓰리를 통해 '오디션'을 개발하면서 막 성장 궤도에 올라탄 직후였다.

한빛소프트는 이후 독특한 남매경영 체제를 갖춘다. 김 대표는 친동생인 김유라(현 한빛소프트 대표)를 등기임원으로 등재시키고 경영자 트레이닝을 시켰다. 티쓰리엔터테인먼트는 본인이 담당하고 김유라 대표에겐 한빛소프트를 맡겼다. 독특한 남매 중심의 지배구조가 만들어졌다.

남매 경영 체제 하에서 한빛소프트는 이렇다할 실적 반등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코로나 사태로 한빛소프트 주가가 하락하자 김기영 대표와 김유라 대표는 지분 매입에 적극 나섰다. IPO를 준비하는 티쓰리와 함께 반등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티쓰리가 한빛소프트를 인수한 건 2008년이다. 한빛소프트는 2000년대 초반부터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게임들을 차례로 유통하며 대형 게임사로 거듭났지만 차기 성장 동력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상장 직후 800억원을 돌파했던 매출은 400억~600억원 선으로 떨어졌다. 영업이익도 적자 기조로 돌아섰다.

반면 티쓰리는 추가 성장을 위한 발판이 필요했다. 당시 김기영 대표는 코스닥 등록업체와 합병을 통한 우회상장까지 고려하고 있었다. 티쓰리는 한빛소프트 창업자 김영만 회장과 박춘구 부사장으로부터 각각 12.5% 지분을 매입했다. 20억원(지분 1.29%) 규모 유상증자까지 더해 총 26.29% 지분과 경영권을 인수했다. 자본 시장 진출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었다.


인수 직후 김 대표는 한빛소프트 경영진을 티쓰리측 인사들로 채워넣었다. 인수 전 4명(사내이사3명·사외이사1명) 규모였던 이사회는 7명(사내이사4명·사외이사3명) 규모로 늘어났고, 기존 이사회 멤버는 창업자 김영만 부회장을 제외하고 모두 교체됐다. 한동안 회장 직함과 사내이사직을 유지했던 김영만 회장은 얼마 지나지 않아 임원직에서도 완전히 물러났다. 현재는 비상근 고문직을 맡고 있다. 사내이사진엔 김기영·김유라 남매와 티쓰리측 CFO가 들어왔다.

특이한 점은 동생인 김유라 대표에게 한빛소프트를 맡긴 것이다. 김유라 대표는 대학 졸업하기 전인 2001년(만25세)부터 티쓰리에서 마케팅 팀장으로 실무를 시작했다. 개발을 주도했던 오빠를 도와 사업부문을 주관하면서 대표작 '오디션'의 수출을 성사시킨 것으로도 알려졌다.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있던 시절 한빛소프트 인수가 이뤄지면서 사내이사 및 온라인사업본부장으로 새 회사에 합류했다. 티쓰리 시절부터 게임 사업을 거들어 온 여동생을 경영 동반자로 키웠다.

김유라 대표는 한빛소프트에 이사로 합류한 이듬해엔 계열회사(한빛유비쿼터스) 대표를 맡았고 2012년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4년 뒤엔 한빛소프트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김기영 대표는 이때부터 모회사 티쓰리의 경영에 집중했다. 현재 김유라 대표는 재선임을 거쳐 대표이사로서 두번째 임기를 지내고 있다.

한빛소프트는 아직 반등의 기회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주가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하지만 김기영 대표와 김유라 대표는 한빛소프트에 대한 지배력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 3월 코로나 사태와 맞물려 한빛소프트 주가가 2000원대로 폭락했는데 당시 티쓰리는 20여회에 걸쳐 약 65만주를 확보했고, 김기영·김유라 남매 역시 각각 15만주와 1만주를 매입했다. 한빛소프트는 최근 6000원 대까지 치솟았다가 약 5400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티쓰리의 한빛소프트 지분율은 30.52%에서 33.36%로 늘어났다. 김기영 대표와 김유라 대표 지분율 역시 각각 1.86%, 0.69%로 늘어났다. 티쓰리를 과반 지분율로 지배 중인 김기영·김유라 남매는 티쓰리를 통해 한빛소프트 지배력도 더 공고히 다졌다.

김기영 대표가 이끄는 모회사 티쓰리는 최근 상장을 준비 중이다. 상장사 규격에 맞는 외형을 갖추기 위한 조직 개편도 마친 상태다. 미래에셋대우를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고 올해 하반기 중 상장 예심을 청구할 예정이다.

한빛소프트에 대한 지배력 강화와 티쓰리를 통한 자금 조달로 또 다른 반등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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