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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주담대로 상속세 충당 한미사이언스 상속지분 담보…농협·교보증권서 1160억 대출

강인효 기자공개 2021-03-11 07:44:18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0일 11: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약품 창업자 고(故) 임성기 회장의 배우자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임 회장으로부터 상속받은 한미사이언스(지주회사) 주식을 담보로 1160억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속세 납부를 위한 재원 마련 목적으로 풀이된다. 담보로 잡힌 송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주식수는 임 회장으로부터 받은 상속분(699만여주)의 절반이 넘는 규모다.

송영숙 회장은 지난 2일 고 임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한미사이언스 주식(총 2307만6985주) 중 698만9887주를 상속받았다. 송 회장은 상속받음과 동시에 같은 날 각각 농협은행과 교보증권을 대상으로 한미사이언스 주식 300만주, 77만5194주를 담보로 860억원과 300억원 등 총 1160억원을 대출받았다.

현행법은 피상속인(임성기 회장)의 사망(2020년 8월 2일) 이후 6개월째 되는 달의 말일(2021년 2월 28일)까지 상속세를 신고하게 돼 있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 오너 일가는 지난 2일 상속 내용을 공시한 바 있다.

임 회장은 자신이 보유 중이던 한미사이언스 주식 1763만여주를 배우자와 자녀들에게 상속했다. 송 회장이 699만여주를, 한미약품 임종윤 사장(첫째)과 임주현 사장(둘째), 임종훈 사장(셋째)이 각각 355만여주를 나눠 받았다. 법정 상속분대로가 아닌 배우자 2 대 자녀 1 비율이었다. 송 회장이 40%, 세 자녀가 20%씩이다.

상속세는 고인(임성기 회장) 사망일(2020년 8월 2일)을 기준으로 전후 2개월씩, 총 4개월간 단순평균주가로 계산하는데, 한미약품 오너 일가의 상속세 총 규모는 5000억원에 육박한다. 송영숙 회장의 상속세는 1961억원, 세 자녀의 상속세는 각각 995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상장사의 상속세는 물납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송 회장은 임 회장으로부터 상속받은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상속세 재원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송 회장은 임 회장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상속받기 전까지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대부분의 한미사이언스 주식에 대해 이미 주식담보대출을 실행한 상태였다.

임 회장이 지난해 8월 별세한 이후 임 회장의 자녀들은 잇따라 보유 중인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자금을 마련한 바 있다. 업계에선 임 회장 자녀들이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고자 주식담보대출에 나선 것으로 바라봤다.

임종윤 사장은 부친인 임 회장의 별세 이후 3차례에 걸쳐 보유 중인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담보로 대출(총 420억원)을 받았다. 임주현 사장의 경우 부친 별세 이후 1차례 주식담보대출(100억원)을 받았고, 임종훈 사장은 1차례도 없었다.

임종윤 사장은 지난 2월 코리테라퓨틱스 채무를 위해 주식담보대출을 실행했는데, 이는 상속세 재원 마련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코리테라퓨틱스는 임 사장이 설립한 연구와 벤처 투자, 신사업 인큐베이션을 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한미약품 오너 일가는 상속세 규모가 큰 만큼 연부연납제도를 활용해 5년간 나눠 납부할 것으로 관측된다. 배당금만으로 상속세를 충당하기엔 사실상 그 규모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미사이언스는 9일 이사회를 열고 2020년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200원의 현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배당금 총 규모는 129억원이다.

다만 배당 기준일이 지난해 12월 31일인 만큼 송 회장과 세 자녀는 임 회장으로부터 상속받은 한미사이언스 주식 물량에 대한 현금배당은 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상속이 이뤄지기 전 임 회장이 자신의 보유분에 따라 배당받게 되는 현금을 배우자(송영숙)와 세 자녀(임종윤, 임주현, 임종훈)에게 상속할 가능성이 높다.

임 회장은 배당 기준일인 작년 12월 31일 기점으로 2262만4496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배당 기준일로 계산한 임 회장의 배당금은 45억원 정도다. 송 회장의 경우 현금배당으로 받는 금액은 2억원에 조금 못 미친다. 임종윤 사장과 임주현 사장, 임종훈 사장은 현금 배당 규모가 각각 4억원대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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