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人사이드]전임자와 다른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의 '소신' 발언"금감원, CEO 등 개인 징계 법적 근거 부재" 은행권 대변자 역할
손현지 기자공개 2021-03-12 07:46:06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1일 11시2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금융감독원의 금융회사 CEO 중징계는 '명확성의 원칙'에 어긋납니다. 지배구조 측면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경영환경을 위축시킬 뿐입니다."김광수 은행연합회장(사진)이 지난 9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한 소신발언이 화제다. 최근 금융당국의 사모펀드로 인한 CEO중징계 행보에 대해 직접적으로 반박을 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표면상 정제된 단어들을 사용했지만 법률적인 잣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만큼 강력한 일침이었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그의 말처럼 현재 법률상 내부통제 미비를 이유로 CEO 개인에게 제재를 가할 수 있는 규정은 없다. 금융회사지배구조법 24조에는 '금융회사는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을 뿐이다. 이것만으로 중징계를 내리는 건 개인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논리다. 만일 지금처럼 CEO에게 책임을 물으려면 관련 규정 또는 법규 문언에 '금융회사 CEO 및 컴플라이언스 책임자'라는 구체적인 주어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 회장은 "최근의 CEO 중징계는 진웅섭 전 원장 시절부터 당국의 과거 5년간 방침을 되돌아봐도 전례없는 일"이라며 "해외에서도 개인인 CEO를 징계하려면 그에 합당한 법률적 근거로 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일 금융당국이 금융회사에게 사모펀드 사태의 대한 책임을 물으려면 '기관'을 대상으로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기관에 과태료 등의 제재를 내리면 그 후 CEO징계나 내부통제 개선 등은 각사의 자정 능력에 달렸다는 판단이다. 즉 개인에 대한 징계 여부는 각사 이사회의 자율적인 소관이라는 뜻이다.
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윤석헌 금감원장에게 꾸준히 우려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역대 은행협회장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전임자의 경우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당시에도 은행장 중징계를 두고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민감한 이슈를 건드렸을 뿐 강하다기 보단 절제된 표현들을 사용했다"며 "과거 공개적으로 반대입장을 취한 사례가 전무하다보니 주목받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전임 은행연합회장들은 매년 신년간담회를 통해 금융권 이슈에 대한 질의응답은 진행해왔다. 그러나 5개 기관(은행연합회, 금융연수원, 금융연구원, 신용정보원, 국제금융센터) 공동 간담회인 만큼 주목도도 크지 않았다. 은행권 이슈만을 가지고 소신을 깊이있게 다룰 기회도 많지 않았다.
또 다른 금융업계 관계자는 "오래 전 은행연합회장들은 당국에 할 말은 해왔던 만큼 은행업계도 이번 김 회장의 소신 발언을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취임 때부터 민·관을 아우르는 경력으로 주목받았다. 행정고시 27회 은성수 금융위원장, 윤종원 기업은행장과 동기로 묶인다. 기획재정부,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 국장 등을 거쳤으며 2011년에는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을 지냈다. 이명박 정부 때이던 2009년에는 한나라당 전문수석위원을 역임해 현재 야당 쪽에도 끈이 닿아있다.
전임자들과 달리 민간 경험 또한 풍부한 인사로도 평가된다. 2018년 4월 NH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선임돼 2년간 농협금융그룹을 이끌었고 지난 4월에 1년 연임했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앞서 라임 사태 관련 증권사 CEO 제재 당시에는 증권사 CEO 30여명이 탄원서를 제출한 바 있다"며 "이번에 김 회장은 은행권의 대변자로서 30명의 몫을 충분히 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라임펀드 판매사 CEO들에게 중징계를 예고한 상태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당시 은행장)에게 직무정지 상당, 진옥동 신한은행장에게 문책경고,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에게 주의적 경고를 사전통보했다.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는 18일 우리·신한은행에 대한 두번째 조치안을 심의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키움증권 리테일 훼손 우려…이틀새 시총 2400억 증발
- 더본코리아, '노랑통닭' 인수 포기 배경은
- [i-point]탑런에이피솔루션, LG디스플레이 장비 공급 업체 등록
- [트럼프 제재 나비효과 '레드테크']한국 울리는 적색경보, 차이나리스크 확산
- [i-point]티사이언티픽, 파트너스 데이 성료…"사업 확장 속도"
- [i-point]빛과전자, 국제 전시회 참여 "미국 시장 확대"
- [탈한한령 훈풍 부는 콘텐츠기업들]잠잠한 듯했는데…JYP엔터의 중국 굴기 '반격 노린다'
- [LGU+를 움직이는 사람들]권준혁 NW부문장, 효율화 vs 통신품질 '균형' 숙제
- [저축은행경영분석]PF 늘린 한투저축, 순익 2위 등극…사후관리 '자신감'
- [저축은행경영분석]'PF 후폭풍' OK저축, 대손상각 규모만 3637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