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농협금융 회장 연임, 임추위의 두터운 신뢰 단독 인터뷰 진행…현직 프리미엄, 최대실적 주역·디지털 적임자 평가
손현지 기자공개 2020-04-13 10:49:08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0일 18: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1년 연임에 성공했다. 현직에 있는 만큼 농협금융 경영현황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뿐 아니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위원들의 두터운 신뢰를 얻었다. 아울러 최근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범농협 차원의 물갈이 인사가 이뤄진 가운데 경영상 안정을 꾀하기 위해 교체보다 연임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분석이다.1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농협금융 이사회는 이날 오전 8차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최종 회장 후보를 선정하기 위한 심층면접(인터뷰)을 진행했다. 숏리스트 명단에 오른 최종 3인 중에서 유일하게 김 회장만 참석했다.
농협금융 고위 관계자는 "다른 두 후보자에게도 후보군에 포함됐다고 통보했지만 최종 면접에는 참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임추위 위원들은 김 회장을 상대로 자질검증을 수행했다. 약 30분 정도 질의응답 방식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 회장의 경영 방향성과 관련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눈 결과 만장일치로 김 회장을 최종 후보자로 추천하기로 결정했다. 바로 이사회를 개최해 해당 부의 안건을 통과시켰다.
농협금융은 오후 2시께 주주총회까지 열어 김 회장의 연임에 대한 법적, 행정적인 절차를 완료했다. 김 회장의 임기는 1년으로 내년 4월 28일까지다.
농협금융 임추위는 무엇보다 경영 안정성을 중시했다. 최근 불안정한 대내외적 요인이 겹친 상황에서 CEO의 연임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종 숏리스트(3명) 구성을 보면 내부임원(1명)과 외부인사(2명)의 대결구도였다. 김 회장만 유일하게 내부임원 후보군에 포함된 경우다. 현직에 있는 만큼 경영현황을 잘 꿰뚫고 있고 나머지 후보자에 비해 여러모로 경쟁력을 갖췄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감당해야 할 전 계열사 리스크관리가 최우선 과제로 부각된 상태다. 수익성 발굴도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수익센터'로 불리는 은행의 경우 저금리 여파로 순이자마진(NIM)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최근 범농협 차원에서 이뤄진 물갈이 인사로 조직 기강이 혼란스러운 상태다.
임추위가 김 회장의 손을 들어준 건 그에 대한 신뢰의 표시이기도 하다. 실제로 위원 상당수는 김 회장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는 인물들이다. 사외이사 3인(이준행·박해식·이기연)은 2018년 김광수 회장 선출 때도 참여했던 인물이다. 2018년 4월 김 회장의 인터뷰를 진행하며 디지털전환에 대한 비전과 포부에 대해 직접 듣기도 했다. 그에 대해 수차례 평판조회와 자질검증을 진행해 온 만큼 새로운 인물 탐색에 대한 필요성이 적었다.
실제로 임추위는 회장 선임 절차를 '속도감' 있게 전개했다. 김 회장의 임기 만료일은 오는 28일이다. 규정상 임추위는 주주총회 소집 일주일전까지만 이사회에 최종 후보자를 통보하면 된다. 그런데도 10일 서둘러 후보자 선정 계획을 마무리지었다는 건 다른 두 후보자의 검증에 시간을 덜 쏟겠다는 의지로 짐작되는 부분이다.
이날 임추위 위원들은 김 회장의 지난 2년간 경영업적에 대해 높게 평가했다. 이사회 관계자는 "김 회장은 수익성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장본인"이라며 "성공적으로 디지털전환(DT)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했다는 점도 전 위원이 공감했던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그룹의 핵심과제인 DT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는 2018년 2000억원 규모의 비용을 들여 보스턴컨설팅(BCG)로부터 디지털 혁신 자문을 받았다. 이를 토대로 총 130개의 과제를 수립했는데 현재까지 14개 과제 완료, 120개 가량 진행 중이다. 그의 진두지휘하에 은행, 카드, 생명, 증권 등 전 계열사가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취임 이후 실적경신을 주도했다는 점도 주효했다. 작년 1조8000억원에 육박하는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신경분리가 이뤄진 2012년 이후 최대 실적이다.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는 8.65%, 총자산이익률(ROA)는 0.41%로 상승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무엇보다 자산건전성 지표도 안정적인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
농협금융은 지난 1일 진행한 임추위에서 내부임원 3명과 외부출신 후보 7명 등 총 10명의 후보군을 추렸다. 이후 7일 임추위를 통해 최종 후보자를 내부임원 1명과 외부출신 2명으로 선정했다.
김 회장은 1957년 전남 보성에서 태어나 광주제일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 27회로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 한나라당 수석전문위원 등을 거쳤다. 금융감독위원회 은행감독과장, 금융정책과장,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금융정보분석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2014년 공직에서 물러나 법무법인 율촌 고문으로도 활동했다. 2018년 4월부터는 농협금융지주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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