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3월 12일 16: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크래프톤이 작년 기업공개(IPO)를 공식화한 이후 업계의 최대 관심사가 된 것은 바로 성장성이다.

글로벌 메가히트작 배틀그라운드는 지난 3년간 확실한 캐쉬카우라는 걸 입증했다. 하지만 현재보다 더 큰 이익을 도모할 차기작은 아직 찾지 못했다. 배틀그라운드보다 많은 제작비를 쏟은 야심작 ‘엘리온(ELYON)’을 작년 말 선보였으나 반응이 미지근하다.

그렇다면 당장 수개월 뒤로 예상되는 IPO 공모엔 ‘성장’이란 키워드가 없는 걸까. 아니다. 검증된 배틀그라운드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한 올해 신작에 기대를 걸고 있다. 미개척지에 가까운 유럽과 북미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1년 전부터 준비…사전등록 열기 뜨거워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이달 말이나 늦어도 4월 초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일정 상 오는 6월 공모를 목표로 하는 일정이다. 업계 예상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은 24조원, 예상 공모액은 3조~4조원이다. 게임 역사상 최대어다.

IPO는 성장성에 베팅하는 시장이다. 크래프톤 역시 투자자에게 어필할 에퀴티 스토리를 만드는데 한참 주력하고 있을 타이밍이다. 어떤 게임이 미래성장을 담보할 것인지를 설득력있게 제시해야 한다.

작년 하반기만 해도 '엘리온'에 거는 기대가 컸다. 엘리온은 개발기간 6년에 개발비 1000억원을 들인 대작으로 지난해 12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흥행했다는 평가를 받지는 못하고 있다. 약 3개월이 지난 현재 국내 PC방에서 점유율 20위 내외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크래프톤은 IPO에서 엘리온이 아닌 올해 신작을 ‘미래’로 내세울 예정이다. 이미 올해 2월 공개해 사전등록을 진행하고 있는 ‘배틀그라운드: 뉴 스테이트’(이하 뉴 스테이트)가 주인공이다.


흥행이 검증된 배틀그라운드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한 신작이다. 같은 배틀로얄 장르 모바일 게임이다. 지난해 초부터 프로젝트명 익스트림(XTRM)으로 본격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틀그라운드가 현재 시기 세계관이 배경이라면 뉴 스테이트는 시점이 근미래다. △총기 개조(커스터마이징) △드론, 방패, 구르기 등 전투 전술 △이동 수단 추가 등으로 재미를 높였다.

뉴 스테이트는 최근 사전예약 500만을 돌파할 정도로 유저 관심이 높다. 구글 플레이 단일마켓에서 일주일 만에 별도 마케팅 없이 이룬 기록이다. 연내 출시가 목표다.

◇원작 텐센트 합작, 아시아 시장 중심…신작은 유럽·북미 타깃

뉴 스테이트가 기대되는 것은 원작과 공략 시장이 다르기 때문이다. 배틀그라운드는 PC버전으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모바일버전이 핵심 수익원 역할을 한다.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 1조2370억원을 기록했는데 모바일 비중이 79.57%(9842억원)에 이른다. PC(온라인) 비중은 16.57%(2049억원), 콘솔은 223억원(1.8%)다.

그런데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버전은 중국 최대 IT기업 텐센트와 합작해 만든 제품이다. 텐센트 산하 티미스튜디오가 개발을 맡았다. 모바일 버전 글로벌 판권도 텐센트가 가져갔다. 이에 공략 시장도 아시아로 편중됐다. 지난해 3분기누적 매출(1조2370억원) 가운데 아시아가 86.1%(1조655억원)로 가장 많고, 한국이 6.8%(843억원), 북미와 유럽은 6.4%(787억원)에 그친다.


텐센트와 협업은 단기에 폭풍성장을 이루는 지렛대도 됐지만 동시에 제약요인도 됐다. 중국과 인도의 국경 분쟁으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버전이 인도에서 퇴출되기도 했다. 미중 무역갈등으로 미국시장에 대한 유지나 확대가 불투명한 것도 리스크다.

반면 뉴 스테이트는 크래프톤이 자체 개발한 신작이다. 더불어 그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던 북미와 유럽시장을 타깃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재진입 수단도 될 수 있다. 추가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물론 텐센트급 퍼블리싱 회사와의 새로운 파트너십 구축이 전제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배틀그라운드를 비롯해 기존게임들은 유저들의 충성도가 확인됐다. 매년 안정적 이익을 안겨준다. 2018년 영업이익 3000억원, 2019년 359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는 코로나19 수혜를 봤다.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익만 6813억원이다. 뉴 스테이트가 성공하면 성장을 담보할 수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뉴 스테이트가 기대되는 것은 원작과는 다른 유럽과 미국을 타깃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원작으로 흥행성은 이미 입증됐기 때문에 새 시장 안착도 우호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증시에서 게임업종은 신작에 대한 기대감을 선반영해 움직인다는 측면에서 뉴 스테이트를 기반으로한 에퀴티 스토리는 공모에서 투심을 끌만한 요인”이라며 “이미 사전예약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도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