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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26년째 대부업체 대주주인 사연 한국비즈니스금융대부 17.2% 보유…중기중앙회·전경련이 설립한 팩토링사

원충희 기자공개 2021-03-17 08:29:39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6일 13: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는 한국비즈니스금융대부란 회사의 최대주주다. 이곳은 어음, 외상매출채권을 인수하고 연 6.8~14% 금리로 자금을 제공하는 팩토링금융 전문 대부업체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26년째 대부업체의 대주주로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삼성전자는 국내 1위 대기업답게 여러 회사에 출자하고 있다. 그룹 계열사를 제외한 출자법인은 정부에서 주도한 펀드나 자체 신기술투자조합, 반도체 관련 소재·부품·장비회사 등에 포진돼 있다. 그런 점에서 대부업체는 의외다. 통상 대기업들이 이미지 관리차원에서 대부업과 엮이는 것을 꺼려하는 데 비하면 색다른 행보다.

한국비즈니스금융대부는 금융감독원에 등록된 정식 대부업체로 대부금융협회 회원사다. 2019년 기준 자산 850억원, 매출 74억원, 영업이익 17억원으로 중소형 대부업체에 속한다. 삼성전자는 사업적으로 별 관련 없는 이 회사의 지분 17.24%를 가진 최대주주다.

사연은 1995년 고(故) 이건희 회장이 삼성을 경영하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중기중앙회)는 대·중소기업간 협력사업의 일환으로 중소기업 전담 팩토링회사 기협파이낸스를 설립했다. 중소기업이 대금으로 받은 어음을 결제일 전에 현금화해주고 매출채권을 담보로 자금을 지원하는 등의 업무를 하는 곳이다.

재계 관계자는 "예나 지금이나 판매대금 현금화 부진으로 경영위기를 맞고 있는 중소기업들이 있는 만큼 만성적인 자금난 완화를 위해 만든 업체"라며 "이때 삼성전자, 현대차, SK가스, 포스코 등 전경련 주요 회원사들이 출자를 했는데 삼성이 가장 많았다"고 설명했다.


기협파이낸스는 2000년 기협기술금융으로 상호를 바꿨으며 2011년 대부업법 개정시행 여파로 기협기술금융대부로 변경됐다. 대부업 등록을 한 업체는 사명에 의무적으로 '대부'란 명칭을 넣어야 했다.

제도권금융 문턱을 넘지 못하는 중소기업을 위해 설립된 기협기술금융은 의도치 않게 대부란 타이틀을 달아야 했다. 2018년 또 한번 상호변경을 통해 한국비즈니스금융대부란 이름을 갖게 된다.

지금도 경영은 중기중앙회와 전경련이 관할하고 있다. 남명근 대표이사는 중기중앙회 회원지원본부장, 중소기업지원시설건립추진단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남 대표와 함께 사내이사로 등재된 엄치성 이사는 전경련에서 국제본부장, 국제협력실장 등을 역임했다.

강영태 전 대표도 중기중앙회 노란우산공제사업본부장을, 임상혁 전 사내이사 또한 전경련 전무 출신인 점을 감안하면 중기중앙회 출신이 대표, 전경련 출신이 사내이사를 맡는 식으로 자리 배분을 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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