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한국물 데뷔 속도, 외화 ABS 이어 일반채권 확대 코로나19 후 달라진 해외 투심, 조달처 다변화 채비
피혜림 기자공개 2021-03-18 13:28:35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7일 06: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카드사의 외화채 발행에 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해 신한카드가 13년만에 카드사 한국물(Korean Paper) 발행을 재개한 데 이어 이달 우리카드는 대만 포모사본드(Formosa Bond) 시장을 찾았다. 뒤를 이어 KB국민카드 역시 공모 달러채 데뷔전을 준비하고 있다.외화 ABS와 선순위채 간 금리 차이가 미미해진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채권시장 내 풍부한 유동성과 저금리 기조, 한국물 위상 제고 등으로 외화 선순위채 조달 여건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반면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카드사 연체율 우려 등으로 외화 ABS 투심은 이전과는 달라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신한카드 이어 우리카드 동참…글로벌 투자자 화답
우리카드는 이달 2억달러 규모의 포모사본드를 발행했다. 납입일은 오는 23일이다. 트랜치(tranche)는 5년물 고정금리부채권(FXD)이다.
우리카드는 이달 10일 대만 시장에서 진행한 북빌딩(수요예측)에서 자금을 모은 것은 물론, 가산금리(스프레드)를 미국 5년물 국채금리에 100bp 더한 수준으로 확정했다. 이니셜가이던스(IPG, 최초제시금리) 대비 25bp 절감한 수치다.
우리카드가 공모 한국물 발행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카드는 외화 자산유동화증권(ABS) 등을 찍긴 했으나 선순위 외화채 발행에는 나서지 않았다. 국내 카드사는 조달처 다변화를 위해 외화 조달에 나서면서도, 비용 절감 등을 겨냥해 신용카드사용대금채권·현금서비스이용대금채권 등의 자산을 활용하는 ABS를 발행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를 기점으로 국내 카드사의 외화 조달 기류가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신한카드는 4억달러 규모의 공모 한국물 발행으로 시장에 복귀했다. 신한카드는 해당 자금으로 외화 ABS를 차환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한카드가 한국물 시장을 찾은 건 2007년 이후 13년여 만이었다. 신한카드는 5년물 FXD 발행에 나서 스프레드를 동일 만기 미국 국채금리에 107.5bp 더한 수준으로 확정했다. 이는 변동금리 환산시 리보(Libor)에 100bp 가량을 가산한 수준으로, 당시 국내 카드사의 외화 ABS 조달 금리(Libor+130~140bp) 대비 낮았다.
신한카드와 우리카드 등 국내 카드사는 한국물 시장에서 사실상 데뷔 이슈어와 다름없다. 하지만 AA급 우량 국가 등급을 바탕으로한 한국물 위상 제고 등으로 첫 발행에도 무리없이 투자자를 모으고 있다. 국내 카드사 대부분이 글로벌 채권시장 내 친숙도가 높은 금융그룹사라는 점 역시 흥행을 뒷받침하고 있다.
뒤를 이어 KB국민카드 역시 연내 공모 달러채 발행을 목표로 채비에 나섰다. 발행 규모는 3억달러 안팎으로 관측된다. 올 상반기께 프라이싱(pricing) 등에 나설 전망이다.
◇ABS서 일반채권으로 외화 조달처 확대
코로나19 사태 이후 카드사들의 조달안정성이 부각된 점 역시 외화 선순위채에 대한 관심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 국내 카드사의 주요 외화 조달처였던 ABS 시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이후 출렁이는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19발 경기 침체 등으로 카드 연체율 상승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자 외화 ABS 투자 기관의 요구 수익률은 높아졌다.
외화 ABS 조달 여건은 악화된 반면, 한국물의 경쟁력은 부각됐다. 2007년 현대카드와 신한카드 등은 공모 한국물 데뷔에 나서 은행채 대비 상당히 높은 금리를 감수해야 했다. 조달 비용 등을 고려해 자산을 활용하는 ABS로 발길을 돌렸던 이유다.
하지만 저금리 기조 등으로 선순위채의 조달 메리트가 높아지고 있다. 채권 발행금리의 기준점이 되는 미국 국채금리가 하락세를 이어온 데다, 한국물 스프레드 역시 낮아지고 있다.
한국물 은행채를 담아온 글로벌 기관이 새로운 형태의 채권이나 계열사 크레딧물로 관심을 넓힌 점도 주효했다. 국내 은행의 외화채가 점차 스프레드를 줄여나가자 해외 기관은 해당 투자로는 이전만큼의 수익률을 겨냥할 수 없어졌다. 비교적 높은 금리를 겨냥할 수 있는 국내 금융계열사 카드사 채권에 투심이 쏠릴 수 있었던 배경이다.
반면 외화 ABS는 국내 카드사의 잇따른 발행으로 기관 투자 한도에 도달하고 있다. 카드사 입장에서도 외화 ABS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어 조달통로 다변화에 대한 갈망이 더욱 클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