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모니터/삼성전자]총수부재 속 ESG 구심점 최윤호→김원경 이동①CFO 산하 사무국 CEO 직속 센터로 개편…GPA팀 멤버들 주축
원충희 기자공개 2021-04-01 08:13:02
[편집자주]
생존(survival)은 인간과 같은 생물에게만 적용되는 말은 아니다. 기업도 살아있는 유기체와 같아서 변화하고 혁신하고 적응하지 않으면 한순간 도태돼 사라질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코로나 19 팬데믹을 계기로 친환경(E)·사회적책임(S)·지배구조(G)를 합친 단어인 'ESG'가 2021년 국내 재계의 최대 화두가 됐다. ESG 경영을 천명하고 실제로 행동에 옮기지 않으면 소비자와 투자자를 비롯한 이해관계자들에게 외면받는 시대가 도래했다. '생존의 시대', 기업들의 ESG 철학과 경영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4일 07: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주축은 결국 최고경영자(CEO) 또는 오너로 귀결된다. 사회적 가치 경영의 선두주자로 불리는 SK그룹도 최태원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지금의 성과를 이끌어냈다. 그렇다면 총수부재 상황인 삼성전자에선 누가 ESG 경영을 주관하는 것일까.ESG는 온실가스와 천연자원, 오염·폐기물정책, 노동관행, 제품책임, 지배구조와 기업윤리 등을 총망라하는 만큼 그 범위가 넓다. 이를 모두 총괄하는 경영지원실, 더 나아가면 최윤호 사장을 주축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최근 조직개편으로 지속가능경영추진센터가 신설되면서 김원경 부사장으로 구심점이 이동했다.
◇CFO=CRO, 비재무적 '리스크관리' 방점
삼성전자 사내이사들의 성과평가 항목을 보면 ESG 요소가 반영된 현직임원은 최윤호 경영지원실장(사장)이 유일하다. 비계량 지표에 ESG와 준법대응 강화, 지속가능경영 기반 공고화 여부 등이 반영된다. 삼성에서 경영지원실장은 최고재무책임자(CFO)로 통하는 만큼 최 사장은 재무리스크뿐 아니라 비재무적 리스크와 ESG 경영에서도 주요 책임자다.
실제로 그는 전사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hief Risk Officer, CRO)를 겸직하며 환경, 대외협력, 법무, 홍보 등 각 기능별 책임자들과 함께 리스크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기후변화, 상생협력 등 비재무적 리스크 대응정책을 여기서 주관한다. '관리의 삼성'답게 삼성전자의 ESG 접근법은 리스크관리 관점이 강하다.
삼성전자의 리더십 구조를 보면 최 사장이 업무상 ESG에 상당부분 관여할 수밖에 없음을 알 수 있다. 삼성전자는 DS(반도체·디스플레이)부문, CE(소비자가전)부문, IM(IT·모바일)부문 등으로 이뤄진 3인 각자대표를 정점으로 하는 경영체계다.
시장 대응력 강화 차원에서 주요 사업부문장을 전면에 세웠다. 특히 고 이건희 회장의 오랜 와병과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등으로 총수부채 상황이 지속되자 안살림을 챙기는 CFO가 사업부문 대표들과 함께 하는 4인 공조체제가 어느 정도 안착됐다.
ESG 이슈는 인사, 법무, 구매, 대외협력, 커뮤니케이션 부서 등 여러 부서에 걸쳐 퍼져있다. 사업부가 아니라 지원부서에서 업무조율과 컨트롤, 협업체계 구성 등을 맡을 필요성이 크다. 삼성전자 내에서 이 모든 부서들을 관할하는 조직이 경영지원실이다. 최 사장은 자연스레 ESG 업무의 정점에 서게 됐다.
◇지속가능경영추진센터 신설, 김원경 부사장 부각
다만 지난해 말 조직개편 과정에서 변화가 있었다. 경영지원실 소속 글로벌협력(Global Public Affairs, GPA)팀 산하에 지속가능경영사무국이 지속가능경영추진센터로 확대 개편됐다. 소속도 CFO 산하인 경영지원실에서 분리돼 CEO 산하의 직속조직으로 바뀌었다.
센터장은 김원경 GPA팀장(부사장)이 겸직한다. 1967년생인 그는 고려대 법학과, 조지타운대 법학석사, 존스홉킨스대 국제공공정책학 석사를 수료한 뒤 외교통상부에서 근무한 인사다. 한미FTA기획단 협상총괄팀장을 맡는 등 국제통상과 행정의 전문가로 꼽힌다.
2012년 3월 삼성전자로 옮긴 뒤 글로벌 마케팅과 북미총괄 대외협력팀장을 거쳐 GPA팀장으로 올라섰다. 김 부사장이 북미총괄부문에 있던 시절 대외협력팀 설립을 주도하고 미국 내 사회공헌사업부터 미 정부와의 협상창구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GPA팀에서 국내·외 TV 사업관련 법률분쟁 해소와 아프리카 콩고의 코발트 윤리적 생산을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했던 김수진 상무도 전무로 승진해 지속가능경영추진센터에 합류했다. 그는 2018년 집권당을 상대로 삼성전자의 재생에너지 확대 현안을 소개하며 전력구매계약(PPA)과 녹색전력요금제 등을 제안한 언론인 출신 국제변호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CFO 산하에 있던 사무국이 CEO 직속 지속가능경영추진센터로 확대 개편됐다"며 "김원경 부사장(GPA팀장)이 센터장을 겸하고 있는 기본적으로 (ESG 총괄은) 이분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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