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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뉴웨이브 점검]큐에스아이, 中생산거점에 남은 '삼성전기' 흔적②대기업 LD 사업 철수 시기 진입, '다품종 소량생산' 앞세워 성장

윤필호 기자공개 2021-03-30 08:2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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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생태계가 꿈틀거리고 있다.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를 대신해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수소차 등 신개념 자동차 도입을 예고하고 있다. 씨줄과 날줄로 얽힌 관련 업체들은 성장을 위한 도전에 나섰다. 앞선 기술과 네트워크로 이미 시장의 주목을 받는 업체들도 나타나고 있다. 더벨은 새로운 흐름을 주도하는 기업들의 현황과 관계를 조망하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4일 15: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레이저 다이오드(Laser Diode)' 제조 국산화를 선도하는 큐에스아이(QSI)의 기원과 성장 과정 곳곳에서 삼성전기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2000년 설립 자체도 삼성전기와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 출신들이 주축이 됐다.

해외법인도 엮여 있다. 최근 청산한 중국 상해법인은 과거 삼성전기가 철수하고 남긴 설비를 인수해 설립한 곳이기 때문이다. 대기업이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생긴 틈새를 중소기업이 파고들어 성공시킨 대표적인 사례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큐에스아이는 중국 생산법인 재편 작업에 나섰다. 그동안 생산을 책임졌던 상해법인(Quintec Laser Semiconductor Co.,LTD)을 청산하고 위해법인(Quintec Semiconductor Laser Co.,LTD)으로 통합했다. 비용을 절감하고 생산 효율성을 높여 차세대 레이저 프린터 생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상해법인은 2007년 DVD와 CD 등의 신규 시장 공략을 목적으로 설립된 이후 10년 넘게 해외 생산거점 역할을 했다. 삼성전기가 상해법인의 모태나 다름없다. 삼성전기가 중국에서 철수할 때 남기고 간 레이저 다이오드 패키지 장비를 싼값에 인수하면서 법인을 설립했기 때문이다.

신규 위해법인은 주요 고객사인 HP가 중국 위해시와 협력해 조성한 프린트 클러스터에 들어갔다. 위해시는 클러스터에 입주하는 부품과 모듈, 세트 기업들을 상대로 다양한 투자 지원과 클린룸 등 생산 편의시설을 제공한다. 큐에스아이 입장에서도 HP를 지속적인 공급처로 확보하고 시에서 지원하는 혜택에 이점이 있다고 판단, 생산라인을 전부 위해시로 이동하기로 결정했다.

큐에스아이 관계자는 "HP가 위해시와 함께 프린트 클러스터를 만들고 지원책을 내놓으면서 관련 공급사들이 대거 들어갔고 우리도 입주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상해시는 최근 인건비가 오르면서 비용 부담 등이 커져서 청산했고 거점을 위해시로 옮겼다"고 설명했다.


삼성전기의 흔적은 큐에스아이 설립 과정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국내 레이저 다이오드 사업은 1980년~1990년대 삼성전기와 LG전자 등 대기업이 주도했다. 초창기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고급인력, 원천기술 등 진입장벽이 높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 미국과 일본 업체들이 첨단 기술을 앞세우면서 치열한 경쟁을 펼쳤고 투자 대비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대기업들은 철수를 결정했다.

삼성전기도 2000년대 들어 관련 사업을 축소했고 이 과정에서 관련 사업 팀원들이 나와 차린 회사가 큐에스아이였다. 여기에 현대전자 출신들이 합류하면서 지금의 토대를 마련했다. 기술 장벽이 높은 레이저 다이오드 사업은 대량생산 체계를 갖춘 대기업보다 다품종 소량생산을 수행하는 중소기업에 오히려 유리했다. 큐에스아이는 제품 설계부터 칩 제작, 레이저 다이오드 패키징까지 자체 처리가 가능한 생산 시스템을 구축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을 펼칠 수 있었다.

초기 임원진을 살펴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당시 공동대표를 맡았던 이청대 최고경영책임자(CEO), 오명석 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각각 현대전자와 삼성전기 출신이다. 이 밖에 당시 이사를 맡았던 김태경 부사장과 전태영 전 감사도 각각 삼성전기와 현대전자에서 레이저 전문 경력을 쌓고 넘어온 인사였다. 이처럼 큐에스아이는 대기업의 사업 철수 과정에서 기회를 잡았고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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