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I채권 선도 자처 산업은행, 인증등급도 받았다 환경부와 MOU 후속 조치, 한국기업평가에서 G1 획득
이지혜 기자공개 2021-03-29 13:03:33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6일 16: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산업은행이 SRI채권(사회책임투자채권, ESG채권) 인증기관을 바꿨다. KDB산업은행이 2월 열린 환경부 MOU에 딜로이트안진과 함께 참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의외라는 반응도 나온다.KDB산업은행이 국내 SRI채권 시장에서 선도적 역할을 자처해온 만큼 인증등급을 받으려 했을 수도 있다. 한국기업평가의 인증결과 KDB산업은행은 최고등급인 G1을 획득했다.
◇환경부와 MOU 따라 녹색채권 발행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이 25일 3000억원 규모로 녹색채권을 발행했다. 만기는 3년물이다. KDB산업은행이 이번에 녹색채권을 발행한 것은 2월 환경부와 MOU를 맺은 데 따른 것이다.
당시 MOU는 환경부의 녹색채권 발행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겠다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2월까지만 해도 자금사용목적 등을 정하지 않았다가 비교적 최근 계획을 구체화한 것으로 보인다.
KDB산업은행은 국내에서 원화 SRI채권 시장을 처음 열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큰 기관이다. 2018년 5월 국내 최초로 3000억원 규모의 녹색채권을 발행했다. 이후에도 KDB산업은행은 사회적채권, 지속가능채권 등까지 꾸준히 찍으며 발행총액이 이번까지 포함해 2조9000억원에 이른다.
눈에 띄는 점은 인증기관이다. 딜로이트안진 등과 MOU에 참석했다. 딜로이트안진은 KDB산업은행이 지난해 발행한 SRI채권의 사전검증과 사후보고 인증을 진행했다. 그러나 이번 SRI채권 인증은 한국기업평가가 맡아 진행했다.
KDB산업은행 관계자는 “주기적으로 인증기관을 바꾸고 있다”며 "딜로이트안진의 관리체계 검증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KDB산업은행은 비교적 다양한 기관과 SRI채권 사전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2018년 처음 SRI채권을 발행할 때에는 삼정KPMG에서, 사회적채권은 EY한영에서 사전검증을 받았다. 녹색채권과 사회적채권, 지속가능채권을 아우르는 표준관리체계는 딜로이트안진에서 사전검증을 받았다. 표준관리체계를 인증받은 것은 국내에서 KDB산업은행이 처음이다.
발행사는 SRI채권의 표준관리체계를 바꾸지 않는 한 사전검증이나 인증평가를 새로 받을 필요가 없다. 그러나 SRI채권 시장에서 KDB산업은행이 선도적 역할을 자처하는 만큼 한국기업평가에서 인증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한기평 사후관리 능력에 초점
KDB산업은행은 당초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 둘 중 한 기관을 유력하게 고심했지만 최종 한국기업평가를 낙점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SRI채권 인증업무는 한국신용평가를 비롯해 신용평가3사가 모두 진행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1983년 한국경영컨설팅을 전신으로 출범해 1985년부터 경제기획원에 의해 정부의 공공투자사업 사전조사를 전담해왔다. 한국기업평가는 KDB산업은행의 자회사로 있다가 1999년 민영화됐다. 오랜 역사답게 한국기업평가의 사업가치평가본부는 현재 50여명의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다른 신용평가사보다 규모가 크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기업평가가 사업가치평가부문에서 오랫동안 에너지와 인프라분야에 실력을 쌓아온 점을 KDB산업은행이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경험치를 바탕으로 환경영향평가 등 사후관리를 진행하겠다고 설득한 점이 KDB산업은행을 설득한 마케팅 포인트”라고 말했다.
한국기업평가의 인증평가 결과 KDB산업은행은 최고등급인 G1을 받았다. 한국기업평가는 “KDB산업은행이 녹색채권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환경적으로 긍정적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적격 녹색 프로젝트에 모두 투입할 것”이라며 “프로젝트의 선정과 절차, 조달자금 관리와 사후보고 등 프로세스가 매우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KDB산업은행은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태양광발전과 수소 연료전지발전, 철도와 선박 분야에 지원할 계획이다. 또 별도로 개발한 내부 전산시스템을 통해 녹색채권 발행대금을 배분하고 관리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사후보고는 자금소진 시까지 연 1회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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