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양곤 회장, '에이치엘비 성공사례' 재현할까 초기 지분 확보·사업방향 비슷, 나노젠 코로나 백신 '포스트 리보세라닙' 염두
최은수 기자공개 2021-04-07 07:46:25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6일 16시0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은 2018년 사재를 들여 넥스트사이언스(당시 동원)에 투자를 진행했다. 올해 진 회장은 본인이 전액 출자해 설립한 컨설팅회사로부터 확보했던 넥스트사이언스의 메자닌에 대한 콜옵션 행사를 통해 본격적으로 지분율을 높일 계획이다.일부에선 넥스트사이언스를 통해 제2의 에이치엘비를 만드는 것 아니냐는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지배구조와 사업 방향은 에이치엘비의 성장도식이 엿보이기도 한다. △메자닌을 활용한 지분 확보 △비(非) 바이오 사업을 통한 매출 구조 완성 △자금 조달을 통한 바이오 역량 강화로 요약되는 부분이다.
진 회장이 넥스트사이언스(당시 동원) 지배구조의 전면에 나타난 시기는 2018년부터다. 2018년 하반기 탄광업체였던 동원이 단행한 1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특수목적회사(SPC) 그랑프리1호조합이 단독으로 참여했다. 그랑프리1호조합의 최대출자자는 코르키㈜다. 코르키㈜는 진 회장이 100% 출자해 설립한 컨설팅 회사다.
진 회장은 동원의 기존 최대주주의 엑시트를 돕는 조건으로 경영권을 인수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동원의 최대주주 원영식 더블유홀딩컴퍼니 회장 등은 보유 주식을 체리힐투자조합과 WJ컨소시엄 등에 매각하는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경영권은 3자배정 유증으로 가세한 그랑프리1호조합에 넘겼다.
진 회장은 이후 코르키㈜를 통해 보유하던 주식(메자닌)을 큰 폭의 할인율이 적용된 주식양수도 계약을 통해 개인 지분으로 만들었다. 동원이 탄광 업황 쇠락과 잦은 최대주주 손바뀜을 겪으며 부실화된 점을 고려한 조치다. 인수대금 규모는 코르키가 투자한 금액(100억원)의 절반 수준(48억원)이다.
진 회장은 기존 개인 지분(약 3.5%)에 코르키㈜의 메자닌을 확보하며 2020년 말 기준 지분율을 8%까지 올렸다. 코르키의 지분 인수 과정에서 20만주 전환에 대한 추가 콜옵션도 체결했다. 콜옵션 권리는 올해 하반기 부여받는다. 이를 행사하면 진 회장(특수관계인 포함)의 지분율은 8.57%로 상승한다.
이같은 딜 구조는 진 회장이 에이치엘비 지분을 확보하는 과정과 닮았다. 진 회장은 본인 및 특수관계자가 지배하는 법인(당시 하이쎌)을 활용해 에이치엘비 지배력 확보에 성공했다. 2008년 하이쎌은 에이치엘비의 모태 현대라이프보트 인수에 나섰는데 지분 확보 과정에서 자기자본의 600%에 육박하는 400억원 규모 사모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진 회장은 넥스트사이언스의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적극적인 신사업 발굴과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에이치엘비의 상장 유지를 위해 매출을 담당하던 구명정과 파이프사업은 넥스트사이언스 안에선 식음료 유통 및 인테리어 사업 등으로 대체한 모습이다.
에이치엘비는 핵심 파이프라이자 항암신약 리보세라닙을 앞세워 성장했다. 넥스트사이언스는 단디바이오와 베트남 법인 나노젠 파마슈티컬 바이오테크놀로지(Nanogen Pharmaceutical Biotechnology JSC) 보유한 파이프라인 가운데 '포스트 리보세라닙'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단디바이오와 나노젠에 대한 접근법은 차이가 난다. 넥스트사이언스는 단디바이오의 경우 박영민 대표의 경영권을 폭넓게 인정하는 반면 나노젠의 경우 추가 투자 등으로 지배력을 함께 높이는 과정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넥스트사이언스의 행보는 나노젠의 경영권을 확보하는 한편 종속회사 편입도 염두에 둔 포석으로 읽힌다. 에이치엘비가 엘라바테라퓨틱스의 지분을 매집하며 종속회사 편입에 성공하면서 리보세라닙에 대한 글로벌 권리를 확보한 전례와 유사하다. 나노젠은 현재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한 임상에 돌입했고 본격적인 자금 마련에 나선 상태다.
작년 나노젠에 추가투자를 단행한 것도 지배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 투자의 일환으로 보인다. 넥스트사이언스는 1300만 달러(한화 약 148억원)를 들여 호난 나노젠 회장 등의 구주를 매입했다. 이 건을 합쳐 넥스트사이언스는 나노젠에 총 2100만 달러(한화 약 2350억원)를 투자한 상태다. 보유 지분율은 9.7%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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