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코로나19 명암]SBI홀딩스, 한국서 어떻게 1등이 됐나①M&A 통해 라이선스 확보, 인베스트먼트 등 계열사 확장
고설봉 기자공개 2021-04-21 11:24:17
[편집자주]
저축은행에게 있어 코로나19는 위기인 동시에 기회이기도 했다. 소비 부진과 경기 침체 늪에 빠진 곳이 있는가 하면 늘어난 유동성과 대출수요 흐름에 올라탄 곳도 있다.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를 불러 일으켜 저축은행 업계를 양극으로 나누는 분수령이 되기도 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완연히 달라진 저축은행의 상황을 각 하우스별로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4월 15일 10: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BI저축은행의 뿌리는 일본에 본사를 둔 SBI홀딩스(SBI Holdings, INC)다. SBI홀딩스는 몇 단계의 지배구조를 거쳐 SBI저축은행 지분 100%를 소유하며 직접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금융업과 기업투자업, 경영컨설팅 등을 영위하는 SBI홀딩스는 2000년대 초반 일본 초저금리 자금을 등에 업고 한국에 상륙했다. 이후 SBI저축은행을 인수합병(M&A) 해 중금리 대출상품을 무기로 시장에 녹아들었다. 그로부터 20여년이 지난 2021년 현재, SBI홀딩스는 한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저축은행의 주인이 됐다.
◇2002년 현대스위스 지분 10% 확보, 10여년 뒤 완전자회사 편입
SBI저축은행의 모태는 1971년 설립된 신삼무진주식회사다. 신삼무진은 몇 차례 외부주주들로부터 자본을 출자받으면서 창립자의 지분이 희석됐다. 이에 따른 지배구조 변화를 겪었다. 그 과정에서 몇 번의 사명 변경을 거쳤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2000년 스위스 머서(Mercer)사의 지분출자다. 이를 계기로 사명을 현대스위스상호저축은행으로 바꿨다. 이후 2002년 다시 이름을 현대스위스저축은행으로 변경했다.
이 즈음 이미 한국에 상륙해 있던 SBI홀딩스는 저축은행 M&A를 준비하고 있었다. 당시 한국에서 기업투자 및 경영컨설팅을 영위하는 100% 자회사 SBI코리아홀딩스(옛 SBI코리아파이낸셜)를 통해 2002년 옛 현대스위스저축은행 지분 10%를 확보했다.
2013년 3월 SBI홀딩스는 마침내 SBI저축은행 지분 100%를 인수했다. 그 해 9월 상호를 SBI저축은행으로 변경했다. 이후 몇 개로 쪼개져 있던 옛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의 계열사들을 하나로 모아 덩치를 키웠다. 2014년 10월 SBI2저축은행, SBI3저축은행, SBI4저축은행을 흡수합병해 현재의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일본→한국, 복잡한 지배구조…핵심은 'SBI홀딩스→SBI저축은행'
일본 SBI홀딩스와 한국 SBI저축은행을 이어주는 연결고리는 4단계에 걸쳐 복잡하게 형성돼 있다. SBI홀딩스와 그 자회사 및 손자회사, 증손자회사가 SBI저축은행의 지분을 상호 보유하는 형태로 지배구조가 견고하다.
SBI홀딩스는 증손자회사 4곳을 동원해 SBI저축은행의 지분을 직접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각각 SBI AF, BF, CF, IF 등의 상호를 사용한다. 이들이 보유한 SBI저축은행 지분은 총 98.9%다. 이외 기타주주가 0.93%를 보유 중이다.
4곳의 법인들은 모두 기업투자와 컨설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투자회사다. 주로 2011년~2013년 사이에 집중적으로 설립됐다. SBI홀딩스가 SBI저축은행 인수를 위해 만든 것으로 해석된다.
SBI AF는 2011년 7월 납입자본금 58억9091만원으로 설립됐다. 2015년 5월 100% 지배회사인 SBI에셋코리아를 흡수합병했다. 상호를 SBI파이낸스코리아에서 현재 상호로 변경했다. SBI BF, CF, IF는 모두 2013년 1월 설립됐다. 각 법인별 납입자본금은 34억5644만원씩으로 동일하다. 4곳의 법인 모두 서울 중구 수하동에 본사를 두고 있다.
특이한 점은 이들 4개 법인은 설립 초기부터 2020년 말 현재까지 지분법평가이익 외에 영업수익이 없다는 점이다. SBI저축은행 지분 외에는 별다른 수익 창출 수단이 없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영업활동도 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일종의 페이퍼컴퍼니인 셈이다.
SBI홀딩스는 SBI AF, BF, CF, IF 등 4곳의 법인 지분을 직간접 보유하고 있다. 의결권을 단독행사할 수 있는 50% 초과 지분은 직접 보유하고, 나머지 지분은 일본 내 계열사인 SBI GK와 한국 내 100% 자회사인 SBI LK를 통해 나눠서 확보했다.
대부분 지분구조가 비슷하다. 특히 SBI BF, CF, IF 등 3곳은 각 주주별 보유 지분율까지 똑같다. 모두 SBI홀딩스가 지분 55.5%씩을 가지고 있다. 이어 SBI GK가 24.15%씩, SBI GK가 20.35%씩을 보유한다. SBI AF만 지분율이 조금 다른데 SBI홀딩스 30.23%, SBI GK 11.8%, SBI LK 8.29%, 자사주 49.68%로 구성돼 있다.
중간지주사 성격의 SBI GK는 일본에 등록된 법인이다. 한국에 등록된 SBI LK는 2014년 5월 기업투자 및 컨설팅 등 사업 목적으로 설립됐다. 납입자본금은 28억7315만원이다.
◇SBI의 또다른 한국 거점 '코리아홀딩스·인베스트먼트'
2002년 SBI홀딩스가 옛 현대스위스저축은행 지분 10%를 확보한 것은 2021년 현재 SBI저축은행의 지배구조를 결정지은 중요한 사건이었다. 하지만 당시 주주로 전면에 나섰던 SBI코리아홀딩스는 현재 SBI저축은행 주주에서 빠져있다.
현재 SBI코리아홀딩스는 SBI홀딩스의 한국 내 또다른 핵심사업인 벤처투자업에 주력하고 있다. 일본에 뿌리를 둔 SBI홀딩스는 한국에서 다양한 형태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여러 법인을 한국에 설립했는데 지배구조상 중심에 있는 법인이 SBI코리아홀딩스다.
SBI홀딩스는 2002년 3월 외국인투자촉진법에 의거 SBI코리아홀딩스를 설립했다. 외국인 투자기업으로 분류돼 벤처투자 및 일반 컨설팅 업무를 주요사업으로 내걸었다. 설립 당시 자본금은 5000만원이었지만 이후 수차례의 유상증자 및 유상감자를 거쳐 2020년 말 자본금은 5억6587만원으로 불었다.
SBI코리아홀딩스는 2009년 장내매수를 통해 1987년 11월 설립된 옛 벤처투자조합(현 SBI인베스트먼트)을 인수했다. 2020년 말 현재 SBI코리아홀딩스는 SBI인베스트먼트 지분율 43.61%를 가지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로 나머지 지분은 소액주주들에게 분산돼 있다.
SBI인베스트먼트는 중소기업 창업지원 및 창업자에 대한 투자와 융자, 중소기업 창업투자조합자금의 관리 및 창업과 관련되는 상담·정보제공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2020년 말 현재 국내 벤처투자 시장에서 업계 5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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