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판짜는 엔터사]하이브, 빅히트뮤직 물적분할…이젠 'ICT'가 본업'온라인콘서트·IP' 부가가치 집중, 박지원 CEO '플랫폼 전환' 키맨
최필우 기자공개 2021-04-26 07:12:34
[편집자주]
엔터테인먼트는 2010년대 한류 열풍을 발판 삼아 국내 대표 콘텐츠 산업이 됐다. 엔터사들은 플랫폼 발전과 맞물려 두번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ICT 기업과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이에 걸맞은 지배구조 개편에 한창이다. 새판짜기에 여념이 없는 엔터사들의 전략과 키맨을 더벨이 취재했다.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2일 14시2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와 카카오를 비교회사로 선정한다."하이브는 지난해 IPO에 나서면서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와 함께 네이버, 카카오를 피어그룹에 꼽았다. 당시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업계 관계자들은 많지 않았다. JYP엔터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프로듀서로 몸담았던 곳이고 YG엔터는 방탄소년단(BTS)에 앞서 정상에 오른 아이돌그룹 빅뱅 소속사다. 직관적으로 하이브를 네이버, 카카오와 연결해 연관성을 떠올리긴 어려웠다. 미심쩍은 시선 탓에 상장 직후 주가가 반토막나기도 했다.
올들어 분위기는 반전됐다. 지난 1월 네이버가 하이브 자회사 위버스컴퍼니에 4118억원을 투자하고 팬 커뮤니티 플랫폼 V LIVE를 위버스에 흡수통합 시키기로 하면서다.
이달엔 BTS가 소속된 빅히트뮤직을 물적분할 하면서 성장 1등 공신을 비상장 자회사로 분류했다. 엔터와 ICT(정보통신기술) 결합을 선도하는 것을 넘어 ICT 기반 플랫폼 비즈니스가 하이브의 본업이 된 셈이다.
◇BTS도 저스틴비버도 특별대우 없다, 산하 레이블 중 하나
하이브는 지난 1일 이사회 의결로 빅히트뮤직 물적분할을 확정했다. 빅히트뮤직은 하이브 산하의 여타 음악 레이블과 동등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 하이브 레이블로는 여자친구가 속한 쏘스뮤직, 세븐틴이 있는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지코가 간판인 케이오지엔터테인먼트 등이 있다.
물적분할 발표 하루 만인 지난 2일엔 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 등이 소속된 미국 이타카 홀딩스(Ithaca holdings) 인수 소식이 전해졌다. 1조원에 달하는 빅딜이지만 이타카 홀딩스 역시 하이브 산하 레이블 중 하나일 뿐이다. 자회사 빅히트아메리카가 이타카 홀딩스 지분 100%를 보유해 지배하는 구조다.

이같은 지배구조에는 기존 엔터사들의 한계를 뛰어 넘어야 한다는 고민이 담겼다. 하이브는 특정 아티스트에 의존해서는 지속가능한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걸 알고 있다. YG엔터가 빅뱅 군입대 이후 좀처럼 성장하지 못한 게 대표적이다. 현재는 하이브 사정도 다르지 않다. 작년 BTS 연관 매출은 전체 매출의 84.7%다.
빅히트뮤직 물적분할과 함께 확정한 하이브쓰리식스티, 하이브아이피 흡수합병에서 하이브의 해답을 엿볼 수 있다. 하이브쓰리식스티는 공연제작업, 하이브아이피는 라이센스업이 주력이다. 하이브쓰리식스티는 독자 기술을 바탕으로 BTS 온라인 콘서트를 히트시켰다. 하이브아이피는 영상 콘텐츠 등 2차 저작물 수익화 사업을 키우고 있다. 둘 다 플랫폼 비즈니스 성격을 띈다.
하이브쓰리식스티와 하이브아이피는 지난해 각각 매출 1000억원을 넘기면서 가능성을 입증했다. 하이브는 플랫폼을 고도화 해 추가적인 사업 기회를 확보하려 하고 있다.
◇파격적 보상체계 도입, 빅테크 DNA 이식

그는 IT맨 커리어를 밟았지만 개발 역량보단 효율적이고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일가견이 있다. 넥슨엔 상사 눈치를 보지 않고 입사와 퇴사를 반복하는 직원이 많다. 두차례 퇴직 끝에 세번이나 입사한 임직원들도 있어 '세 번 입사 클럽'이란 말이 있을 정도다.
자율성에는 철저한 성과주의가 수반된다. 박 CEO 합류 후 외부 출신 인사라 하더라도 성과에 따라 파격적인 보상을 받는 체계가 자리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반대로 그간 성장에 기여한 기존 멤버라도 새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면 도태된다. 최근 IT 업계 연봉인상 경쟁이 박 CEO와 하이브로부터 촉발됐다고 보는 시각이 있을 정도다.
이는 기성 엔터사와 가장 차별화된 지점이다. 엔터사는 회사 창립에 기여한 경영진, 프로듀서가 공고한 이너서클을 형성하고 외부 인사를 터부시 하는 경향이 강하다. 하이브 역시 전통적인 엔터사 모델로 출범했으나 박 CEO를 영입하고 막강한 권한을 부여하면서 빅테크 DNA 이식과 플랫폼 전환 단초를 마련할 수 있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다른 엔터사들 역시 IT 인력을 영입해 플랫폼 사업을 키우고 싶어 하지만 기존 임직원을 의식해 전 직장 연봉을 맞춰주지 못할 것"이라며 "하이브는 성과에 따라 추가적인 보상까지 기대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면서 차별화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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