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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판매사 지형도 분석]빌리언폴드, 위기속 버팀목 '삼성·신금투'외형급감에도 높은 점유율 유지…'BBAS' 시스템 신규도입, 이베스트 확대 등 변화 예고

김시목 기자공개 2021-04-28 13:30:05

[편집자주]

저금리 추세 속 판매사의 알짜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던 헤지펀드가 연이은 사고로 골칫덩어리로 전락했다. 라임·옵티머스 사태로 책임이 무거워지자 주요 판매사들이 리스크 점검을 내세우며 헤지펀드 판매를 꺼리고 있다. 점검이 장기화되자 운용사들은 판매사들의 그물망 심사에 대응하면서도 생존을 위해 다양한 판매 채널을 모색하고 있다. 금융사고 이후 헤지펀드 운용사별 주요 판매채널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더벨이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6일 13: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빌리언폴드자산운용은 시장 한파에 치명상을 입은 대표적인 사모운용사다. 설립 이듬해 3000억원대를 돌파하는 가공할 성장세를 보였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자금이 빠져나갔다. 그나마 꾸준히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판매사는 삼성증권과 신한금융투자이었다.

주력 판매사 면면은 타임폴리오자산운용과 비슷하다. 이는 안형진 대표가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핵심 매니저였던 점에 기인한다. 올해는 신규 운용시스템 도입에 더해 이베스트투자증권과의 공모주펀드 공조 체계를 강화하는 점 등 적잖은 변화가 감지된다.

◇ 기존 판매지형도 유지, 골고루 수탁고 감소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빌리언폴드자산운용의 2020년말 기준 판매사 설정잔액은 총 578억원이다. 2019년 말 대비 900억원 가량 감소했다. 빌리언폴드자산운용 펀드를 많이 판매한 곳은 삼성증권(276억원, 48%), 신한금융투자(143억원, 25%) 등의 순이다.


빌리언폴드자산운용은 헤지펀드 시장에 뛰어든 직후 급격히 사세를 확장했지만 사모펀드 한파에 직격탄을 맞으며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1년여 만에 4000억원 고지를 바라보다 이후부터 고객들의 환매가 줄을 이뤘다. 공매도 금지 여파도 타격을 줬다.

빌리언폴드자산운용 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한 곳은 삼성증권이다. 판매잔고는 276억원, 전체의 48%에 달했다. 삼성증권은 빌리언폴드자산운용의 1호 펀드 판매를 시작으로 꾸준히 50% 안팎의 점유율을 나타내왔다. 한 차례도 변함없이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증권의 경우 빌리언폴드자산운용이 주요 PBS 파트너로 삼았던 점도 영향을 끼쳤다. 삼성증권 PBS본부의 수탁고 성장에 운용사도 큰 기여를 하면서 서로 윈윈 비즈니스 체제를 구축했다. 삼성증권 리테일도 펀드를 통해 꾸준한 고객 자금 유입을 이뤘다.

신한금융투자 역시 꾸준히 우군 역할을 해오고 있다. 다만 신규 펀드 런칭보다는 과거 설정했던 상품들이 아직 만기가 도래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하긴 힘들다. 신한금융투자가 지난해와 올해 더욱 사모펀드 영업에 힘을 빼고 있는 점도 악재였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판매사들의 물량이 감소하면서 비중이 크게 변하지 않았다”며 “삼성증권과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프라임브로커리지(PBS) 파트너 등 꾸준히 관계를 맺어오며 펀드를 출시했던 점이 지금까지 그대로 남아있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 ‘BBAS’ 시스템 도입, 이베스트 등 판매사 변화 예고

삼성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등으로의 높은 비중은 스타 매니저 출신의 이력과 연관돼있다. 판매사는 물론 투자자들은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출신인 안형진 대표와 지점 영업통으로 손꼽힌 김대현 대표의 이력에 주목하면서 러브콜을 보내는 방식으로 계약고를 늘렸다.

빌리언폴드자산운용은 헤지펀드 출시 첫 달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모으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듬해 3000억원을 돌파할 정도였다. 판매 초기부터 스타 매니저, 대형 증권사판매망 등의 힘으로 최소 가입금액(7억원) 부담에도 사세를 빠르게 키울 수 있었다.

메리츠증권, 미래에셋증권, 한화증권 등도 꾸준히 뒤를 잇고 있다. 세 곳 물량이 크게 감소하는 흐름 속에도 최소 규모로 빌리언폴드자산운용의 펀드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의 경우 100억원대 안팎의 잔고를 유지해오다 올해 급감했지만 김 대표의 친정이다.

빌리언폴드자산운용은 신규 시스템을 통해 판매사와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빌리언폴드 북 올로케이션 시스템(BBAS)' 시스템을 도입해 지난해 말부터 세일즈에 나서고 있다. 매니저 개별 운용특성과 사이클을 파악해 북(book)을 유연하게 조절하는 게 핵심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경우 지난해 물꼬를 튼 후 올해 복수의 빌리언폴드자산운용 상품을 추가했다. 올해 물량만 300억원에 달하는 가운데 모두 코스닥벤처펀드들로 구성됐다. 신규 전략과 함께 마케팅에 힘을 쏟으면 올해 점유율 변화가 크게 이뤄질 전망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삼성증권을 축으로 미래에셋증권, 한화증권 등에 꾸준히 영업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특별히 신규 판매사 확장보다 기존 유통망와 견고한 파트너십을 쌓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어 “필요에 따라 추가 확보를 병행하는 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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