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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등급 분석]'애국기업' 신성통상, 4년 연속 C등급 낙제 평가부당해고 잡음 사회 'D등급' 강등, 이사회 독립성·다양성 열악

정미형 기자공개 2021-04-28 08:09:08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7일 14: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9년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수혜를 입은 기업 중 한 곳이 신성통상이다. 국내 SPA(제조·유통 일괄형) 브랜드 시장에 독보적 1위 자리를 꿰찼던 일본 유니클로의 빈자리를 대체한 브랜드 중 하나가 신성통상의 탑텐이다. 탑텐은 애국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치며 소비자들 사이에서 '애국기업'으로 통했다.

그러나 신성통상은 수식어가 무색하게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시대적 흐름에선 한 발물러서 있는 모습이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점에서 평가한 회사 등급은 낙제점에 가깝다. 신성통상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ESG 평가에서 4년 연속 종합 평가 C등급에 머무르고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C등급 기업을 지배구조, 환경, 사회 모범규준이 제시한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갖추기 위한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의 여지가 큰 곳으로 정의하고 있다.

신성통상은 세부등급으로 환경(E) C등급, 사회(S) D등급, 지배구조(G) C등급을 각각 받았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환경 부문은 D등급에서 C등급으로 개선됐고 사회 부문은 C에서 D등급으로 한 단계 하락했다.


◇각종 노동자 권리 침해, 등급 하향조정 요소

신성통상은 ESG 중 가장 취약한 곳은 사회 부문이다. 유통업체 사이에서 사회 부문 D등급을 받은 곳은 신성통상이 유일무이하다. 특히 지난해 부당해고 및 상습적 욕설, 제품 강매 등 각종 내부 이슈가 터지면서 등급이 한 단계 강등됐다.

핵심은 부당해고 문제였다. 지난해 4월 수출본부 직원 수십 명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모두 사전 공지 없이 유선상으로 당일 해고 처리한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커졌다. 현행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해고를 위해서는 반드시 서면 통보를 선행하는 등의 서류상 절차가 진행돼야 한다.

패션 브랜드 사업과 더불어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의 수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수출 벤더사들의 주문이 취소되고 대금 납입이 지연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수출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매출의 35% 수준이다. 여기에 일본 불매운동으로 유니클로가 타격을 입을 당시 탑텐 매장을 공격적으로 확대한 것도 매출 타격으로 이어졌다.


당장 직격탄을 맞은 신성통상은 구조조정을 택했다. 코로나발 패션업계 구조조정은 신성통상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패션그룹 신원도 지난해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수출업무를 담당하는 해외사업부 1개 팀을 없앴다. 브랜드 사업을 영위하는 패션업체들은 일부 브랜드 매각을 통해 구조조정에 나서기도 했다. 다만 이들과 차이는 절차상에 있다. 신성통상의 해고는 부당해고에 해당하고, 부당해고 관련 사항은 등급 수시조정 사항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관련 보고서에서 “신성통상이 주요 브랜드인 탑텐의 애국마케팅과 근로자의 근로환경과 권리를 강조한 CSR 비전체계를 통해 긍정적 이미지를 구축하면서 2019년도 실적을 제고하였단 점에서 (신성통상에 대한)부정적 영향은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친환경·지배구조’ 이슈 무관심

환경과 지배구조 부문에서도 낙제점은 계속되고 있다. 두 부문에서 신성통상은 모두 C등급을 받았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일반적으로 관련 정책이 없거나 성과가 없는 경우 C 또는 D등급을 부여한다.

환경 부문은 그나마 일부 주력 상품에 친환경 공정을 접목하며 한 단계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대표 SPA브랜드인 탑텐은 겨울 주력 제품으로 천연 발열내의 ‘온에어(ON Air)’를 선보이고 있다. 이는 친환경 공정을 거쳐 제조된 제품으로 완벽한 자연 분해가 가능한 제품이다.

다만 이외 이렇다 할 친환경 행보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패션업계에서는 ESG 경영 확산과 더불어 소재나 가공법 등에 변화를 주고 있다. 친환경 소재로 만든 이른바 ‘착한 옷’을 선보이거나 포장재에 관심을 두는 업체들이 늘고 있지만 신성통상은 별도 움직임이 없다.


지배구조 부문도 아직 ESG 경영을 염두에 두지 않은 모습이다. 그룹 내 유일한 상장사로 이사회를 갖추고 있으나 이사진 3명에 의해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구조다. 염태순 신성통상 회장과 황대규 신성통상 사장이 사내이사로, 이상돈 전 한국외환은행 부행장이 사외이사로 있다. 이사회 내 소위원회는 아무것도 구성돼 있지 않다.

이사회의 다양성과 전문성, 독립성 모두 이뤄지고 있지 않은 상태다. 특히 염 회장은 대주주이자 대표이사, 이사회 의장을 모두 겸직하고 있어 최고의사결정기구로서 경영진을 견제해야 하는 이사회 기능도 작동되지 않고 있다.

신성통상 관계자는 “ESG와 관련해서 당장 별도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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