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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레저사업 점검]DL그룹, 호텔 적자 속 골프장이 효자제주 항공우주호텔 영업 중단도…오라CC, 골프존카운티 임대 운영 덕 비용 절감 기대

이정완 기자공개 2021-04-29 10:37:21

[편집자주]

호텔, 골프장, 리조트 등으로 대표되는 레저사업은 건설사 신사업으로 주목받았던 영역 중 하나다. 주 52시간제와 온화한 기상여건 덕에 성장성이 높은 시장으로 분류되지만 코로나19를 전후로 경영환경은 급격하게 변했다. 위기 속에서 사세를 오히려 확장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투자를 멈추고 관망하는 곳도 나타났다. 더벨이 변화무쌍한 레저사업 현장과 사별 전략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7일 14: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L그룹의 레저사업 계열사인 글래드호텔앤리조트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실적에 직격탄을 맞았다. 호텔 사업 비중이 높았던 탓이다. 제주도에 오라CC(컨트리클럽)를 보유하고 있는 글래드호텔앤리조트는 골프장 운영을 전문으로 하는 골프존카운티에 오라CC를 빌려주며 안정적인 임대 수익 창출을 노리고 있다.

글래드호텔앤리조트가 운영하는 호텔은 5곳이다. 서울과 제주도에 위치한 모든 호텔이 투숙객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회사가 운영하던 호텔은 2019년까지만 해도 모두 80%가 넘는 평균 가동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평균 가동률이 50% 수준으로 급감했다. 제주 항공우주호텔의 평균 가동률은 12%에 그쳤다. 항공우주호텔은 팬데믹이 잠잠해질 때까지 운영을 멈추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울 정도로 영업 환경이 좋지 않았다는 의미다.


판매 객실 수를 기준으로 놓고 보면 회사가 운영하는 호텔 중 가장 많은 판매됐던 메종글래드제주호텔의 경우 2019년 15만7788실에서 지난해 8만6177실로 판매가 45% 감소했다. 글래드여의도호텔도 2019년 9만6560실 판매됐던 것이 지난해 5만9769실로 약 40% 줄었다. 이 탓에 최근 DL그룹은 글래드 라이브 강남 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호텔 사업의 어려움은 비단 글래드호텔앤리조트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관광레저 분야 소비지출액은 134조8985억원으로 전년 대비 22% 감소했다. 숙박업의 피해도 컸다. 관광숙박업 소비지출은 전년 대비 45%, 일반숙박업은 28% 줄었다.

투숙객이 줄다 보니 적자 전환을 피할 수 없었다. 글래드호텔앤리조트는 지난해 매출 608억원, 영업손실 20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매출 1001억원, 영업이익 87억원과 비교하면 매출은 40% 가량 줄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호텔부문 영업 적자가 컸다. 지난해 호텔부문 매출은 475억원, 영업손실은 76억원이었다. 2019년 호텔부문 매출은 838억원, 영업이익은 47억원이었다.

영업 적자에도 불구하고 재무건전성은 안정적인 모습이다. 유동자산은 2019년 1058억원에서 지난해 349억원으로 전년 대비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2019년 291억원이던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지난해 164억원으로 절반 가량 줄었다. 다만 지난해 말 기준 유동비율은 196%로 견조한 상황이다. 부채비율 역시 55%로 탄탄한 재무건전성을 자랑한다.

글래드호텔앤리조트에서는 호텔 사업 반등을 기대하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이 얼마나 이어질 지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고민이다. 회사 측에서는 여러 시나리오를 가정해 올해 사업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골프존카운티 오라

글래드호텔앤리조트는 난항을 겪는 호텔 사업이 아닌 골프장 사업에서 새로운 전략을 구상했다. 지난해 4월 오라CC 36홀 중 18홀을 대중제(퍼블릭) 골프장으로 전환한 데 이어 9월부터는 골프존카운티에 오라CC 운영을 맡겼다. 오라CC였던 이름도 골프존카운티 오라로 변경됐다. 골프존카운티는 2025년 8월 말까지 임차 운영을 맡은 후 추가로 5년 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 호텔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골프장 사업에서 안정적인 임대 수익 창출 기회를 모색한 것으로 보인다.

오라CC는 코로나19 속에도 지난해와 유사한 영업 실적을 나타내 골프존카운티에서도 임차 운영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글래드호텔앤리조트가 지난해 8월 말까지 오라CC를 직접 운영할 동안 입장한 누적 인원은 10만8968명이었다. 2019년 3분기까지 오라CC 입장 인원이 10만6339명이었으니 올해 입장 인원 계산 기준에 한 달 가량의 공백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019년보다 더 많은 인원이 2020년 오라CC를 찾았다.

지난해 해외 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던 것이 오라CC 영업엔 도움이 됐다. 여름 휴가철에는 동남아 골프 여행객이 많아 오라CC에겐 전통의 비수기였지만 지난해에는 달랐다. 대중제 골프장으로 전환하며 고객 증가 효과와 세제 혜택을 동시에 얻기도 했다. 대중제 골프장은 개별소비세가 면제돼 입장객 한 명당 약 2만원이 넘는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 덕에 골프장 사업은 지난해 호텔부문에서 기록한 적자를 일정 수준 상쇄해주는 역할을 하기도했다. 지난해 골프장부문 매출은 133억원으로 2019년 163억원 대비 18%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56억원으로 전년의 41억원 대비 37% 증가했다. 골프장 임대 운영으로 매출원가, 판매비와 관리비 등이 30~40% 가량 줄어든 것이 원인으로 해석된다. 올해부터는 비용 절감 효과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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