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리츠 새역사' 제이알운용 성적표 '예상밖' 부진 [부동산운용사 실적분석]펀드 새 수익원, 리츠 보수 감소…벨기에 대형오피스 투자 '제이알글로벌리츠' 상장 쾌거
이효범 기자공개 2021-05-03 08:08:34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9일 10: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이알투자운용은 지난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해외투자 공모리츠를 상장시키는 쾌거를 이뤘다. 2008년부터 국내 리츠시장 성장에 기여해 온 터줏대감으로서 확고한 존재감을 드러낸 계기였다.다만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던 영업실적은 지난해 의외로 부진했다. 새로운 수익원이 된 펀드와 달리 리츠를 통해 거둔 수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비용도 늘어나면서 순이익은 두자릿수에 머물렀다.
제이알투자운용은 2020년 영업수익 224억원, 영업이익 92억원, 순이익 72억원을 냈다. 전년대비 영업수익은 24.72%,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67.4%, 66.11%씩 감소했다.
영업수익의 큰 축은 펀드와 리츠다. 펀드 운용보수는 73억원으로 전년대비 30억원 증가했다. 매입, 매각보수 뿐만 아니라 운용보수 자체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펀드 운용보수는 전체 영업수익의 3분의 1을 차지하면서 제이알투자운용의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잡고 있다.
작년말 펀드 설정액은 9696억원으로 전년대비 2800억원 가량 불어났다. 같은 기간 펀드 수도 23개에서 33개로 10개 증가했다. 지난해 제이알투자운용은 남양주와 안성에 있는 물류센터에 각각 투자하는 펀드를 조성했다. 이 펀드들의 운용자산만 1800억원 가량이다.
제이알투자운용은 2008년 11월 리츠 운용사로 설립됐다. 현대산업개발 고문이던 이방주 대표이사 회장의 주도로 설립됐다. 작년말 기준 이 회장이 지분율 38.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외에 그의 동생으로 알려진 이민주 에이티넘파트너스 회장, 김관영 제이알투자운용 대표 등이 주요 주주로 등재돼 있다.
누적운용자산은 리츠와 펀드를 포함해 7조원을 웃돈다. 지역별로는 국내와 해외투자가 각각 절반의 비중을 차지한다. 세부적으로 해외투자는 유럽, 일본, 미국 등에서 이뤄졌다. 특히 국내 첫 사모형 해외리츠를 설립해 일본 오피스 빌딩에 투자하기도 했다. 자산별로는 오피스빌딩에 주로 투자해왔다. 이외에 리테일, 레지던스, 호텔 등이다.
리츠로 몸집을 불려온 제이알투자운용은 개정된 부동산투자회사법 시행령 따라 2017년 9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전문사모집합투자업 승인을 받고 펀드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펀드와 리츠를 활용해 각 비이클(Vehicle)에 적합한 자산을 각각 발굴해 편입하고 있다.
펀드는 그동안 실적 개선을 거들었다. 2017년 당시 펀드운용보수는 7억원에 불과했으나 2017년과 2018년 각각 27억원, 43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도 펀드 운용보수가 큰폭으로 증가하면서 리츠 외에도 수익구조를 한층 다각화한 셈이다.
반면 지난해 리츠를 통해 거둔 수익은 감소했다. 리츠 자산관리보수는 117억원으로 매입수수료 33억원, 매각수수료 44억원, 운용수수료 40억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2019년 218억원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전체 영업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78%에서 52%로 26%포인트 하락했다.
제이알투자운용의 영업수익이 감소한 요인이기도 하다. 운용사의 전체 리츠 수탁자산은 3조455억원에 달한다. 총 10개 리츠에 대한 수탁자산 규모다. 2019년말 수탁자산은 1조7917억원에 그쳤으나 지난해 '제이알글로벌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가 포함되면서 수탁자산이 큰폭으로 증가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해 8월 코스피에 상장한 국내 1호 해외 리츠다. 투자대상 기초자산은 벨기에 수도 브뤼쉘에 위치한 파이낸스 타워(Finance Tower Complex)다. 상장을 통해 향후 영속적인 운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여기서 발생하는 보수들은 장기간 실적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리츠의 운용수수료는 연간 29bp, 매각수수료는 차익의 10%다.
펀드와 달리 리츠를 통해 거둔 수익이 감소한 가운데 영업비용도 증가했다. 지난해 132억원으로 거의 대부분인 판관비는 130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95억원 가량이 급여비용이다. 이는 전년대비 25억원 증가한 규모다. 같은기간 임직원 수는 42명에서 46명으로 4명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제이알투자운용의 가장 큰 성과는 첫 해외 공모리츠 운용사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는 점"이라며 "국내 리츠 시장이 활성화되기 전인 2008년부터 리츠 시장에서 경험과 노하우를 쌓아온 점이 해외 공모리츠를 성사시킬 수 있었던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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