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펀드분석]L&S 글로벌반도체조합, '의료 융합 벤처' 발굴 중추옵토레인·큐리오시스 등 지원, 연내 펀드 투자금 완전 소진 방침
박동우 기자공개 2021-05-11 11:00:15
이 기사는 2021년 05월 10일 14: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S벤처캐피탈은 국내 전략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부응하는 운용사다. '글로벌반도체성장 투자조합'으로 반도체 섹터의 미래상을 찾는 데 힘썼다. 펀드는 옵토레인, 큐리오시스 등 의료 분야와 융합한 벤처기업을 발굴하는 중추 역할을 해왔다.운용 4년차에 접어든 펀드는 약정총액의 60%가 넘는 금액을 집행했다. L&S벤처캐피탈은 출자자들을 대상으로 캐피탈콜(자금 납입 요청)을 진행해 올해 안에 투자금을 소진하는 계획을 세웠다.
◇'반도체성장펀드' 앵커 출자, 장동식 대표 총괄
L&S벤처캐피탈이 투자조합 결성의 물꼬를 튼 건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성장금융과 반도체산업협회가 주관한 반도체성장펀드 제1차 출자 사업의 '성장단계' 분야에 도전장을 냈다.
컨소시엄을 이룬 KDB캐피탈·BNW인베스트먼트와 경합 끝에 위탁운용사(GP) 지위를 꿰찼다. 과거 반도체펀드와 지식경제부 신성장동력펀드의 출자금을 토대로 만든 '신성장동력 R&BD PEF'의 운용 성과가 심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글로벌반도체성장 투자조합은 약정총액 600억원을 모아 2018년 출범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성장금융이 함께 조성한 반도체성장펀드에서 200억원을 확보했다. 성장사다리펀드는 지정출자자 자격으로 100억원을 보탰다. 위탁운용사인 L&S벤처캐피탈은 70억원을 책임졌다.
L&S벤처캐피탈은 반도체 섹터에 포진한 업체들을 민간 유한책임조합원(LP)으로 끌어들였다. 코아시아가 50억원을 출자했다. 코아시아는 시스템 반도체 솔루션 생산에 특화된 업체로, 당시 계열사인 이츠웰을 통해 L&S벤처캐피탈을 간접적으로 지배했다.
엔시트론도 30억원을 약정했다. 회사의 실질적 최대주주인 임지윤 옵트론텍 대표의 벤처 투자 의지가 강하게 반영돼 출자로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 재무 구조를 개선하는 차원에서 보유 지분을 케이클라비스인베스트먼트와 메타인베스트먼트가 공동 운용하는 세컨더리 펀드로 넘겼다.
펀드 운용은 장동식 대표가 총괄해왔다. 장 대표는 삼성전자 전략기획팀 과장, 한누리증권 애널리스트 등을 거쳐 2006년 L&S벤처캐피탈의 원년 멤버로 합류했다. 핵심 운용 인력으로는 주성진 대표, 장기웅 전무, 김준모 전무, 김지혜 상무 등이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 삼성SDI, 대우전자 등 산업계에 몸담은 경험이 풍부한 공통점을 갖췄다.
◇'화학 소재'부터 '5G 부품'까지, 단계 연연 않고 집행
글로벌반도체성장 투자조합은 초기, 중기, 후기 등의 단계에 연연하지 않고 스타트업을 지원했다. 건당 20억원을 웃도는 금액을 투입했다. 10억원가량 베팅하는 데 그쳤던 기존의 블라인드 펀드와 달리 자금 공급 규모를 한층 키웠다.
반도체를 연결고리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티이엠씨(공정용 특수 가스 제조) △영창케미칼(포토레지스트 생산) 등 화학 소재 업체들이 대표적이다.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표면탄성파(SAW) 필터를 만드는 쏘닉스, 질화갈륨 트랜지스터를 양산하는 웨이비스 등도 거론된다. 5세대(5G) 이동통신망의 보급을 내다보고 편입한 업체들이다.
L&S벤처캐피탈은 기술을 다른 산업과 접목하는 '융합'의 키워드에 관심을 기울였다. 특히 바이오·헬스케어 영역에 주목했다. 수명 연장, 웰빙 등의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급속도로 팽창할 거라고 확신했다. 시장의 투심을 감안하면 기업공개(IPO)에 힘입어 포트폴리오의 회수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겠다는 판단도 기여했다.
디지털 유전자 증폭(dPCR) 장비를 양산하는 옵토레인이 눈에 띈다. L&S벤처캐피탈이 2017년부터 네 차례에 걸쳐 실탄을 투입했기 때문이다. 글로벌반도체성장 투자조합으로는 두 번이나 지원했다. 2019년 시리즈C 라운드에서 40억원을, 올해 프리IPO 단계에서는 20억원을 베팅했다.
큐리오시스에 30억원을 집행한 사례도 돋보인다. 미세한 크기의 칩을 생산하는 역량을 토대로 백혈구와 혈장을 분리하는 '필터리스필터' 기술을 개발한 대목을 눈여겨봤다. 세포 치료제의 R&D에 도움되는 만큼 관련 수요가 늘어날 거라는 기대를 품고 투자했다.
글로벌반도체성장 투자조합은 지금까지 약정총액의 60% 이상을 스타트업 지원에 썼다. 조만간 출자자들을 대상으로 캐피탈콜(자금 납입 요청)에 나선다. 올해 안에 조합 투자금을 모두 집행하기 위해서다. 관리 보수와 부대 비용 등을 감안하면 벤처펀드의 실질적인 최대 소진율은 85% 안팎이다.
L&S벤처캐피탈 관계자는 "글로벌반도체성장 투자조합의 포트폴리오를 들여다보면 단순한 소재·부품·장비 전문 업체를 넘어 의료 분야의 유망 기업까지 포진해 있다"며 "LP들에게 추가 자금 납입을 요청해 올해 안에 재원을 소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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