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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치인베, 한컴그룹 300억 투자…백기사 맡는다 오너2세 김연수 부사장 승계 작업 우군 역할

노아름 기자공개 2021-05-27 10:37:21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6일 10: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연수 한글과컴퓨터그룹(이하 한컴그룹) 총괄부사장이 한글과컴퓨터 지분을 우회적으로 확보하는 과정에서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메디치인베스트먼트가 백기사로 나섰다. 오너 2세가 2대주주에 올라 선제적으로 승계를 대비하는 가운데 한컴그룹 지배구조 재편 과정에서 우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메디치인베스트먼트는 특수목적회사(SPC) 에이치씨아이에이치(HCIH)가 조성한 PEF에 300억원을 출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PEF는 한글과컴퓨터 주요지분 인수를 위해 약 500억원 규모로 결성됐다. 메디치인베스트먼트는 PEF의 앵커출자자(LP)이자 한컴그룹과 지분 등 이해관계가 없는 유일한 외부 출자자로 파악된다.

김 총괄부사장이 대표로 자리한 투자회사 다토즈는 HCIH를 통해 부친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 모친 김정실 이사, 한컴 계열사 캐피탈익스프레스가 보유한 한컴의 주식 232만9390주(9.4%)를 최근 매입했다. 김 총괄부사장은 김 회장의 장녀로, 한컴그룹에서는 인수·합병(M&A) 및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 등을 주도해왔다고 알려졌다.

현재로서 한글과컴퓨터 대주주 지배력에 위협이 되는 주주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글과컴퓨터의 최대주주는 지주사 한컴위드(19.83%)이며,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율은 31.86%다. 5% 이상 주요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투자자는 국민연금공단(5.89%)이 유일하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한컴그룹 오너 측이 경영권 공격 등 지배구조에 영향이 될만한 위협을 느꼈다기보다는 오너2세가 경영 전면에 나서는 신호탄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승계를 앞두고 우회적으로 지배력을 확보하는 수순에 돌입했다는 의미다.

투자업계에서는 이번 움직임에 대해 김 총괄부사장이 지분을 직접 확보하기 전 잠시 재무적투자자(FI)의 자금을 빌려오는 사실상 파킹딜로 풀이하기도 한다. 개인이 주주로 오르면 증여세 등 부담이 생길 수 있는데 이를 피하고, 추후 김 총괄부사장이 PEF가 확보하던 지분을 되사오는 형태가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사모투자(PE)업계 관계자는 “SPC를 통해 배당금을 수취해 인수대금을 마련한 뒤 이를 토대로 한글과컴퓨터 지분을 인수하는 형태를 예상해볼 수 있다”며 “FI에는 일정 수익률을 보장해주고 개인은 우선매수권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구조를 짜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한글과컴퓨터는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을 목적으로 1990년 설립됐다. 한컴오피스 소프트웨어를 비롯해 오피스SW 및 솔루션 개발 및 판매를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국내외에 총 27개의 계열사를 두고 있으며, 김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지주사 한컴위드를 통해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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