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 상무, 한컴그룹 승계 공식 '父 판박이' 30살때 BW로 승계기반, 5개사 이사회 참여 '친족경영' 수혜
박창현 기자공개 2019-04-24 07:55:29
이 기사는 2019년 04월 22일 13: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컴그룹 적통 후계자인 김연수 상무가 아버지 김상철 회장 등 가족들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승계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상무는 아버지의 그룹 장악 공식을 그대로 답습했다. 지주회사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독식하면서 승계 기반을 마련하고 동시에 주요 계열사 이사회 자리도 하나 둘 차지하기 시작했다. 그 덕분에 김 상무는 현재 지주사 지분율을 13%까지 끌어올렸고, 5개 상장 계열사의 등기임원직도 겸직하고 있다.김상철 회장은 2010년 9월 한컴시큐어(옛 소프트포럼) 컨소시엄을 활용해 한글과컴퓨터를 인수했다. 이후 추가적인 인수합병(M&A)과 사업 영역 확장을 통해 5개 상장사를 포함해 총 34개 계열사를 거느린 한컴그룹을 일궈냈다. 오너 2세인 김연수 상무는 29살이 되던 2012년 그룹에 합류해 경영 수업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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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이듬해 김 상무를 중심으로 한 후계 승계 플랜이 가동됐다. 오너 일가는 그룹 지주사로 부상한 한컴시큐어 지배력 강화에 나섰다. 한컴시큐어는 2013년 200억원 규모로 BW를 발행했다. 이 과정에서 오너 일가는 120억원 어치의 신주인수권만 따로 사들였다.
눈길을 끄는 것은 오너 일가 간 신주인수권 배분 규모다. 신주인수권은 말 그대로 특정한 조건에 신주를 취득할 수 있는 권리 증서를 말한다. 신주인수권을 많이 확보할수록 다른 주주들을 제치고 그룹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오너 일가는 가장 많은 신주인수권 물량을 김 상무에게 몰아줬다. 전체 물량의 42%에 달하는 50억원 어치의 신주인수권이 배정됐다.
김 회장은 두번째로 많은 45억원 어치의 권리를 가져갔다. 뒤를 이어 부인 김정실 회장과 장남 성준 씨가 각각 15억원, 1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을 확보했다.
전문가들은 사실상 2013년 BW 발행을 기점으로 김 상무 중심의 후계 승계 구도가 완성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적은 리스크로 손쉽게 그룹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는 BW 지렛대를 김 상무에게 쥐어줬기 때문이다.
실제 김 상무는 올해 신주인수권을 모두 행사하면서 단숨에 그룹 2인자로 올라섰다. 지난해까지 4.9%에 불과했던 김 상무의 한컴시큐어 지분율은 권리 행사로 13.6%까지 올라갔다. 아버지 김 회장(20.2%)에 이어 드디어 2대주주 자리를 꿰찼다.
여기에 김 회장은 김 상무를 일찍이 주요 계열사의 이사회에 참여시킴으로써, 소유와 경영이 일원화된 확고한 2세 경영 시스템을 구축했다. 김 회장은 한컴시큐어를 비롯해 한글과컴퓨터, 한컴지엠디, 한컴MDS, 한컴유니맥스 등 총 5개 상장사의 이사회 멤버다. 2세인 김 상무 역시 아버지가 등기임원으로 등재돼있는 모든 계열사에 똑같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김 상무의 그룹 내 공식 직책은 '그룹 기획조정본부 담당'이다. 모든 계열사를 아우르면서 경영 자문과 기획, 전략 수립 중책을 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컴그룹 오너 일가의 과다 겸직은 올해 주총에서 뜨거운 감자로 부각되기도 했다.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이 과다 겸직으로 인해 이사 직무를 충실히 수행할지 우려된다며 김 회장의 한글과컴퓨터 재선임안에 반대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다른 주주들 입장에서는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는 사안이지만 후계자에게 최대한 많은 임무를 맡기는 것 만큼 효율적인 승계 작업도 없다. 오너 일가와 김 상무 입장에서는 최적의 승계 구도가 만들어진 셈이다.
한컴그룹은 김 상무의 겸직과 관련해 책임경영 일환이라는 입장이다. 한컴그룹 관계자는 "많은 대기업 오너들이 실질적으로 경영권을 가지면서도 등기임원에는 등재되지 않아 책임회피 지적을 받고 있는데 반해 당사는 오히려 오너로서, 최대주주로서 경영에 따른 책임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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