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 리포트]탈탄소에 방점 찍는 SK에너지④태양광·수소 사업 참여…울산 공장 벙커C 보일러 LNG로 교체
이우찬 기자공개 2021-06-03 09:27:36
[편집자주]
국내 정유사는 1년 새 극과 극을 오갔다. 코로나19로 지난해 정유 4사(SK에너지·GS칼텍스·현대오일뱅크·에쓰오일)는 합계 4조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 1분기 정유 4사의 합계 영업이익은 2조원대로 올라섰다. 손에 쥐고 있는 원유는 그대로인데 유가 및 정제마진 변화에 따라 평가손익이 극심한 변동성을 보인다. 정유업 외에 석유화학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이유다. 정유 4사의 사업방향과 재무구조, 미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31일 15: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레스 카본, 모어 그린(Less Carbon, More Green).'조경목 SK에너지 사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경영 화두를 이렇게 요약했다. SK에너지가 최근 추진하는 일련의 경영 활동은 탄소 절감, 그린(친환경) 강화로 향한다. 모회사 SK이노베이션 뿐만 아니라 그룹 전체가 전기차 배터리, 수소사업 등 에너지 전환기에 맞서 탈탄소 그린 사업에 집중하면서 정유업을 영위하는 SK에너지도 이에 부응하려고 적극적으로 보조를 맞추는 모습이다.
온실가스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발생하는 부산물이다. 온실가스의 대부분은 이산화탄소다. 정유업은 철강업과 함께 가장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업종이다. 정유업계 1위 SK에너지는 2019년 기준 724만8678톤(t)의 온실가스를 배출했다. 다만 정부로부터 무상할당받은 탄소배출권에 힘입어 2019~2020년 온실가스 배출부채는 발생하지 않았다.
국가온실가스 종합관리시스템에 따르면 SK에너지는 2015~2016년 온실가스 배출 770만톤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 추세에 있다. 가장 최신 통계인 2019년 배출량은 2015년 대비 6%가량 줄어든 규모다.
SK에너지는 SK그룹 전체에서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회사다. 그룹에서 두 번째인 SK하이닉스(426만1189톤)보다 300만톤 가량 더 많이 배출한다. SK그룹이 친환경을 필두로 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방점을 찍은 상황에서 그룹 내 최다 온실가스 배출 기업인 SK에너지가 탈탄소 측면에서 기여해야 할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SK에너지의 사업 방향 역시 탈탄소에 있다. 벙커C 보일러는 국내 최초 석유제품 생산 공장인 SK울산컴플렉스(CLX)에서 올 2월 가동을 멈췄다. 벙커C 보일러는 석유정제 시설 가동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마지막 벙커C 보일러 개선이 마무리되는 오는 7월 울산CLX의 동력보일러 8기는 친환경 연료인 LNG만을 사용하게 된다.
앞서 SK에너지는 2019년 11월부터 울산CLX 내 총 8기의 벙커C 보일러 교체 작업을 해왔다. 약 690억원을 투자해 가스 버너(Gas Burner) 교체, 보일러 LNG 공급 라인 개선 등 LNG로의 연료 전환, 질소산화물 저감을 위한 탈질설비 신설 작업을 진행했다.
친환경 LNG 연료 전환으로 기존 벙커C 사용 대비 동력보일러에서 배출하는 대기오염물질, 온실가스 등이 대폭 감소할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연간 이산화탄소, 질소산화물(NOx)은 기존 배출량 대비 각각 약 25%, 72%를 줄일 수 있다고 한다.
SK에너지는 정유사 최초로 태양광 발전 사업에도 뛰어든 곳이다. 2019년 11월 내트럭하우스 부지를 활용한 태양광 설비 상업발전을 시작했다. 생산된 전력은 한국전력에 판매되고 있다. 내트럭하우스는 2006년 업계 최초로 론칭해 운영하고 있는 화물차 운전자들을 위한 물류 중개·주유·차량관리 등을 하는 종합 서비스 플랫폼이다.
현재 내트럭하우스는 부산 신항, 옥천, 평택 등 3개 사업소에 태양광 발전 시설(발전용량 총 1592㎾)을 운영하고 있고, 향후 전 사업소에 적용할 계획이다.
SK에너지는 내트럭하우스 뿐만 아니라 주유소 캐노피와 옥상에도 태양광 발전을 설치했다. 현재 서울, 경기, 대구 등 13곳에서 상업 가동 중이다. 태양광 발전은 기존 석탄, 화력발전 대비 온실가스, 미세먼지 절감 효과 등 환경오염을 방지해 사회적가치(SV)를 창출할 수 있다.
SK에너지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사회적가치 창출을 중시하는 만큼 각 사업회사마다 기존 사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친환경 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있다"며 "태양광 발전의 경우 석유제품을 파는 유휴 공간 부지 활용이라는 고민에서 출발해 나온 아이디어"라고 밝혔다.
SK에너지의 친환경 중심 사업은 지난해 말 설립된 CIC(사내독립기업)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SK에너지는 'R&S'(정유·시너지, Refinery&Synergy)와 'P&M'(플랫폼·마케팅, Platform&Marketing)을 사내독립기업으로 만들었다. 'R&S'는 원유정제에서 친환경 사업발굴이 목표다. 'P&M'은 주유소 등 유휴 부지 인프라를 활용한 플랫폼 사업 확대·강화가 주요 과제다.
친환경 중심의 주요 전략사업을 이끄는 조직에는 그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출신 임원들이 포진해 있다. 오종훈 부사장은 SK에너지 P&M CIC대표를 맡고 있다. 오 부사장은 수펙스추구협의회 전략지원팀 임원을 지냈다.
강동수 솔루션&플랫폼추진단장, 장호준 솔루션&플랫폼추진단 임원 등이 오 부사장을 보좌한다. 강 부사장은 SK이노베이션 수펙스추구협의회임원을, 장 부사장은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임원을 지냈다. 서석원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사장은 SK에너지의 R&S CIC 대표를 겸직한다.
SK에너지는 그룹의 수소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SK그룹은 수소사업추진단을 꾸려 전사적으로 수소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5년간 수소 '생산·유통·소비'에 이르는 밸류체인 구축을 위해 약 18조원을 투자한다고 지난 3월 밝힌 바 있다. SK에너지는 전국 3000여개 주유소와 화물차 휴게소 내트럭하우스 부지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수소연료 판매의 거점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이우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나우어데이즈 신곡 '렛츠기릿', 주요 음원차트 진입
- 가온그룹, ESG보고서 발간 지속가능경영 박차
- 비브스튜디오스, AI 포토부스 '스냅파이' 기술력 선봬
- [쓰리에이로직스 road to IPO]상장 전 공동대표 체제 전환, 주식양도 제한
- [i-point]이노시스, 탄소소재 척추 임플란트 국산화 도전
- [쓰리에이로직스 road to IPO]신성장 동력 4대 분야 선정, 헬스케어 신사업 '눈길'
- [i-point]미래산업 기흥공장, 내년 2분기 가동 시작
- [i-point]넥스턴바이오사이언스, 미래산업 유증 대금 납입 완료
- [쓰리에이로직스 road to IPO]상장 전 인적분할, NFC 칩 설계 역량 '포지셔닝'
- [i-point]씨아이테크 '하이파이로즈', 세계일류상품 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