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규제에 신음하는 WM 비즈니스 [thebell note]

이효범 기자공개 2021-06-08 13:06:18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4일 07: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증권사는 올초 AI(인공지능) 교육 스타트업 '뤼이드' 투자를 위한 투심위를 열었다. 쟁점은 매수하려는 지분을 환매중단 사태를 겪고 있는 운용사가 들고 있다는 점이었다. 결국 투자 건은 부결됐다. 최근 이 기업은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의 투자를 유치했다. 앞서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투자도 받았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금융 소비자 보호 규제가 강화되면서 금융사들이 자체검열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WM 채널을 통해 셀다운 하는 구조였다는 점을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다만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이관받아 양호한 수익률로 수익자들에게 상환했던 운용사의 사례를 감안하면 몸을 사린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증권사들만의 얘기는 아니다. 은행들도 마찬가지다. 일련의 사모펀드 사태가 불거지면서 금융당국은 고난도금융상품, 금융소비자보호법 등으로 규제를 강화했다. WM 상품 담당자들은 규제를 피해 공급할만한 상품이 부족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고객을 직접 대면하는 현장에서는 영업활동도 위축됐다. 금소법에 따라 금융소비자의 불완전판매 민원 제기시 그 입증책임을 금융사가 떠안게 되면서다.

은행권의 비이자마진 확대, 증권사의 브로커리지 사업의 대안으로서 WM 비즈니스는 금융사의 주요 사업 축으로 자리매김했다. 또 저금리 기조 아래 예금 이자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수요 덕분에 WM비즈니스가 성장했다.

그러나 최근 잇단 규제로 제동이 걸렸다. 일각에서는 금융그룹의 은행-증권 WM매트릭스 체제에 대한 회의론 마저 나온다. 또 WM 비즈니스가 재편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사들은 이미 매스(Mass) 고객들을 디지털사업을 통해 흡수해야 할 고객층으로 인식하고 있다. 대신 소수의 고액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한 패밀리오피스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금융은 규제산업'이라는 말처럼 규제가 없을 순 없다. 더욱이 사모펀드 사태로 허점을 드러낸 WM 시장에 규제가 필요한 건 자명하다. 문제는 최근 일련의 규제들이 '소비자 보호'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다. 상품의 특성과 투자자들의 성향을 고려한 핀셋 규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WM비즈니스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최근 만난 WM업계 관계자들은 구조조정을 우려할 정도로 심각한 사안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나마 금소법 가이드라인에 금융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가이드라인에는 영업현장에서 금소법을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지침이 담긴다. 금융당국은 이르면 이번달 내로 이를 배포할 전망이다. 금소법 자체는 소비자보호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이번 가이드라인에 WM 비즈니스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고민의 흔적들도 찾아볼 수 있길 바랄 뿐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