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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cy Radar]금융당국, 코로나19 배당 제한 '종료' 가닥1분기 경제성장률 1.6%…배당축소 근거 사라져

김민영 기자공개 2021-06-09 07:57:55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8일 15: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이 국내 금융지주와 시중은행의 중간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제한하는 ‘자본관리 권고’ 행정지도를 연장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았다. 국내 경제가 코로나19의 충격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배당축소를 권고할 근거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현재 금융당국은 실물 경제를 반영한 스트레스테스트 중인데 이 결과를 바탕으로 은행들이 자본적정성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배당하도록 할 방침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8개 은행계 금융지주와 19개 은행의 자본관리 권고안을 담은 행정지도를 연장하지 않는 방향으로 논의 중이다. 이 행정지도는 지난 1월 27일 시행됐으며 유효기간은 오는 30일까지다.

행정지도 연장을 위한 일련의 내부 절차를 일절 진행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배당축소 권고안 연장을 위한 의견청취를 하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은 기존 행정지도의 내용을 변경하거나 유효기간을 연장하려면 그 내용을 20일 이상 ‘금융규제민원포털’ 사이트에 공고하고 금융사들의 의견을 청취해야 한다. 긴급을 요하는 경우나 금융사에 미치는 효과가 경미한 경우엔 의견청취를 생략할 수 있지만 이 자본관리 권고안이 이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아울러 금감원은 기존 행정지도의 유효기간 연장에 앞서 ‘금융 행정지도 심의위원회’를 열어 심의를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 역시 진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심의위의 위원장은 수석부원장이고 9명의 위원으로 구성하게 돼 있는데 심의위가 가동 중이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권고안 연장을 위한 행정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면서 “금융위와 행정지도 연장 여부를 논의하고 있고 스트레스테스트 결과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 등을 감안해 연장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금융당국은 스트레스테스트 결과가 나오면 배당축소 권고안의 종료를 공식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올 1월 배당축소를 권고할 당시의 예상과 실제 경제 상황이 달라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당시 코로나19 상황을 반영한 시나리오는 두 가지였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경제성장률 마이너스(-) 5.1%)보다 더 큰 강도의 위기상황을 가정했다. U자형(장기회복) 시나리오는 글로벌 경기둔화 등으로 올해 -5.8% 성장 후 내년 4.6%, 2023년 5.9% 성장을 상정했다.

L자형(장기침체) 시나리오는 올해 -5.8% 성장 후 내년 0.0%, 2023년 0.9%로 최악의 경제상황을 설정했다.

U자형 시나리오에서는 모든 은행이 법규상 규제비율을 상회했지만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L자형 시나리오에서는 다수 은행의 자본비율이 배당제한 기준을 하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당을 축소할 필요가 있다는 주요 근거였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1.6% 성장했다. 또 국내외 주요 기관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3~4%대에 달한다. 한국은행은 4.0%, 한국개발연구원(KDI)은 3.8%, IMF 3.6%,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를 전망했다.

이에 금감원은 새로운 시나리오로 스트레스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은행들로부터 관련 자료를 제출 받았다. 스트레스테스트는 이번주 안에 끝날 예정이다.

또 금감원은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를 비롯한 금융지주사 8곳과 은행 19곳에 금리, 유가, 환율 등 거시경제 지표의 변화를 가정한 시나리오를 제공했다. 금융사별로 신용자산, 자본비율, 대손충당금, 이자손익, 당기순이익 등에 미치는 영향을 자체 테스트해 보도록 했다. 자체 테스트 결과 배당을 늘려도 자본적정성에 문제가 없다는 결과를 얻은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당국이 배당제한을 할 수 있는 기준은 국내 시스템적 중요은행(D-SIB) 기준 보통주(CET1)자본비율 8%, 기본자본(Tier1)비율 9.5%, 총자본비율 11.5%이다.

지난 1분기 지주와 은행의 자본비율은 규제 수준을 훨씬 상회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8개 지주의 CET1비율, Tier1비율, 총자본비율은 각각 12.43%, 13.78%, 15.16%를 기록했다. 19개 은행은 각각 14.21%, 14.85%, 16.73%를 기록했다. 작년 말 대비 0.21%포인트에서 0.59%포인트 개선된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중간배당 시즌엔 배당 여부가 아니라 배당금을 어느 수준으로 할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주요 금융지주들이 잇따라 공격적 배당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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