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IPO]KB증권의 ‘큰 그림’…밀레니얼 세대 ‘유치의 장’국민 공모주, 2030 대규모 유입…그룹차원 집객 플랫폼
이경주 기자공개 2021-06-14 14:39:46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1일 06: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LGES)이 예비심사청구로 기업공개(IPO) 닻을 올렸다. 대표주관사인 KB증권은 IPO본부의 위상을 드높이는 것을 넘어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룹차원의 미래 고객 ‘유치의 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지난해부터 2030세대는 공모주 열풍을 주도해왔다. LGES는 사상 최대어이자 국민 공모주가 될 것으로 평가받는다. KB증권은 물량을 가장 많이 배정 받는다. 계좌개설을 통해 미래고객을 대거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KB증권은 2030세대를 고정고객으로 만들기 위한 락인(Lock-in) 전략을 이미 시작했다. 올 들어 다양한 청약우대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 거래를 지속하는 고객에게 더 큰 혜택을 준다.
◇3조~4조 규모 배정, 전례 없는 계좌개설 기대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LGES는 공모액이 10조~14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IPO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을 50조~70조원, 공모비중이 전체 주식수의 20%로 가정할 때 나오는 수치다.
KB증권은 외국계인 모간스탠리와 함께 공동대표주관사 역할을 한다. 물량을 가장 많이 배정 받는 지위다. 업계에선 양사가 각각 최대 공모주의 30%를 챙겨갈 것으로 본다. 예상 공모액 기준(10조~14조원)으로 3조~4조2000억원에 이르는 물량이다.
공모주 청약을 위해 전례 없는 신규 계좌 개설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전체 공모액이 2조2459억원이었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는 일반투자자 청약신청건수가 무려 474만3055건에 달했다. KB증권은 단독으로 3조~4조2000억원 물량을 소화하게 된다. 역시 수백만 건의 신청과 신규 계좌개설이 기대되고 있다.
특히 공모주 열풍을 주도 하고 있는 2030세대가 대거 고객으로 유입될 수 있다. 부동산 가격폭등으로 주식이 유일한 재테크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요 증권사에 새로 개설된 주식계좌 중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55.72%로 절반이 넘었다. 20대 계좌 수는 전년 대비 300%, 30대는 288% 증가했다.
◇카카오뱅크 등 전후 빅딜과 연계…청약우대로 락인
즉 LGES가 KB증권에겐 미래고객을 대거 유치할 절호의 기회가 된다. 더 중요한 것은 이들을 공모주 청약이 끝나면 이탈하는 철새로 만들지 않는 것이다. 이에 KB증권은 올 초 부터 락인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LGES 전후 빅딜과 연계해 2030세대를 노린 청약우대 이벤트를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올 3월 국내 상장주식 거래를 할 수 있는 중개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했다. 만 19세 이상이면 소득이 없어도 가입이 가능하다. 순이익 200만원(서민형 400만원)까지 비과세되는 장점이 있다.
2030세대에 어울리는 상품인데 공모주와도 연계했다. 중개형 ISA 계좌에 전월 말 자산이 2000만원 이상(납입기준)인 고객에게 공모주를 청약한도의 2배수(200%)까지 청약할 수 있는 혜택을 부여했다.
올 5월부턴 적립식 펀드와 연계한 청약우대 상품을 내놨다. 직전 2개월 이상 적립식 펀드에 월 100만원 이상을 납입한 고객에게 역시 공모주 2배수 청약 혜택을 부여하기로 했다.
모두 거래를 지속하게 하려는 목적의 혜택이다. KB증권 계좌에 일정금액 이상을 넣어두거나 소액 펀드에 가입하면 공모주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다.
이 같은 락인 전략은 LGES 전 빅딜부터 본격화된다. KB증권은 LGES외에도 다양한 초대형 IPO를 주관하고 있다. LGES 전에는 카카오뱅크와 현대중공업, 롯데렌탈, 한화종합화학을 7~8월 공모에 등판시킨다. LGES 이후로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현대엔지니어링, ADT캡스, 원스토어가 대기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서부터 대규모 고객유치를 시작해 LGES에서 정점을 찍고 내년 예정인 원스토어까지 흐름을 잇는다는 목표다. KB증권 고위 관계자는 “KB증권과 지속 거래하면 공모주를 2~3배 더 많이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LGES에 그치지 않고 다른 전후 빅딜들이 순차적으로 있기 때문에 락인효과가 극대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룹차원 시너지…브로커리지 수입도 확대
KB증권은 나아가 주력 계열사들과도 중장기적 시너지를 도모할 계획이다. 이미 다양한 연계를 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KB able Plus통장'을 새롭게 내놓았는데 은행계좌로 증권거래까지 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계좌다.
더불어 KB증권은 KB금융그룹(KB증권, KB국민은행,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KB생명, 푸르덴셜생명 ) 거래 실적에 따라 우대 서비스를 제공하는 KB스타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일정 등급 이상 고객에게 공모주 2.5배수 청약 혜택을 부여한다.
KB증권이 수행하는 IPO가 그룹 전체 집객에 도움을 주는 구조다. 앞선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그룹 성장사례를 보면 IB가 수행하는 초대형 IPO를 통해 증권 뿐 아니라 은행고객까지 확보하는 전략을 취했다”며 “LGES는 KB금융 그룹 차원에서도 젊은 고객이 단기간 내에 모이는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30세대 유입은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사업 실적에 당장 기여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지난해 대형 빅하우스들 대다수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동학개미운동으로 인해 주식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증권사 브로커리지 수익이 껑충 뛴 덕분이다.
KB증권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순이익이 4339억원으로 전년(2900억원) 대비 50% 늘었다. 지난해 위탁·자산관리부문 순이익이 2693억원으로 전체(4339억원)의 절반 이상을 담당한 덕분이다. LGES를 전후로한 락인효과가 성공하면 올해 뿐 아니라 중장기 브로커리지 수익기반이 강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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