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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회사 분석]'조양호 복심→조원태 조력자' 석태수 한진칼 사장④8년째 등기임원 재직, 그룹 2인자…경영권 방어·3세 체제 연착륙 '역할'

유수진 기자공개 2021-06-22 10:05:42

[편집자주]

1999년 지주회사 설립과 전환이 허용된 후 지주회사 체제는 재계의 '표준'이 됐다. 제도 시행 후 20여 년이 흐르며 각 그룹의 지주사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변신을 거듭했다. 그룹의 얼굴인 지주사의 현주소를 더벨이 취재했다. 각 그룹에서 지주사가 차지하는 의미와 지주사의 현금 창출구를 비롯해, 경영 전략, 맨파워, 주요 이슈를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7일 15: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은 사내이사진이 단출하다. 2013년 출범 이후 8년 동안 적게는 2명, 많으면 4명으로 꾸려졌다. 오너일가인 고 조양호 전 회장과 조원태 회장 부자가 주축이었지만 빠짐없이 함께 이름을 올린 사람이 있다. 바로 석태수 한진칼 사장이다.

심지어 석 사장은 한진칼 설립 이래 단 한 차례도 등기임원이 아니었던 적이 없다. 초대 대표이사를 지냈고 현재도 조 회장과 함께 각자 대표를 맡고 있다. 이것만 보더라도 한진그룹 내 석 사장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실제 석 사장은 오너일가의 신임이 깊은 인물이다. 조양호 전 회장의 복심이자 최측근이었고 현재도 조원태 회장의 조력자다.


지주사는 그룹이 나아갈 방향을 정하고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는 '컨트롤타워'다. 당연히 지주사 대표는 각 계열사별 사업을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하고 오너일가와 다른 전문경영인들간 가교 역할에 능해야 한다. 그래야 그룹 전반의 역량을 하나로 모아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석 사장(사진)은 한진칼 대표 자리에 적임자로 평가된다. 대한항공은 물론 한진해운과 ㈜한진 등 그룹 내 주요 회사를 두루 거쳐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업계 내부사정에도 밝다. 육·해·공 모두를 경험해 한진그룹의 창업이념인 '수송보국'에 누구보다 걸맞는 인물이기도 하다.

1955년생인 석 사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4년 12월 대한항공에 평사원으로 입사하며 한진그룹에 처음 발을 들였다. 중간에 잠시 한진해운에서 근무했지만 2000년 대한항공 경영기획실장(이사 대우)으로 임원을 단 뒤 2003년 미주지역본부장을 지냈다.

이후 ㈜한진과 한진해운에서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한진해운 파산 이후 다시 한진칼 대표이사를 맡기 시작했다. 한진그룹에서 대표이사만 햇수로 14년째다.

그가 조양호 전 회장의 복심이었단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있다. 조 전 회장은 2018년 4월 "대한항공에 대한 전문경영인 도입 요구에 부응해 부회장직을 신설,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를 보임하겠다"고 발표했다. 막내딸인 조현민 당시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 사건이 알려지며 대국민 사과를 한 자리였다.

한진그룹 최초로 전문경영인 부회장직을 만들며 그 자리에 석 사장을 앉힌 것이다. 확고한 오너경영 체제를 유지해온 한진그룹에서 이례적인 행보로 평가됐다. 동시에 석 사장이 전문경영인으로서 능력을 얼만큼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을 품는 사람도 많았다. 그룹 내 2인자로 조 전 회장의 분신이나 다름없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석 사장이 대한항공 부회장으로 승진할 당시 조원태 회장은 대한항공 사장이었다.

특히 석 사장은 한진그룹이 경영권 분쟁을 겪은 2년 동안 오너일가를 도와 우호세력 확보 등에 앞장섰다. 오너일가 외의 인물 중 유일하게 KCGI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과거 한진해운 파산과 한진해운 지원으로 대한항공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등 그룹이 경영위기에 빠진 데 막중한 책임이 있다는 이유였다.

2019년 3월 열린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석 사장의 사내이사 연임을 놓고 KCGI와 표대결이 펼쳐졌지만 안건은 통과됐다. KCGI는 2020년 주총을 앞두고 조원태 회장, 석태수 사장에게 공개토론을 제안했으나 받아들여지진 않았다. KCGI와 치열한 표대결이 진행된 두 차례의 주총 모두 석 사장이 의장으로서 회의를 진행했다.

2019년 4월 조양호 전 회장의 별세 이후 조원태 회장 체제가 연착륙 하는데도 역할을 했다. 본인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한진칼 이사회를 열어 조 회장을 한진칼 회장에 선임, 한진그룹을 총괄하도록 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한진그룹 동일인을 조 회장으로 변경해 지정하는 과정에서도 실무적인 부분을 총괄한 것으로 알려진다. 조 회장의 그룹 경영을 적극 돕는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출처:정석인하학원 이사회 회의록>

석 사장은 2019년 말 대한항공 부회장 자리에서 물러났고 최근 정석인하학원 이사직도 내려놓기로 결정했다. 오는 26일 임기가 만료되면 서용원 전 ㈜한진 사장이 자리를 대체하게 된다. 이를 두고 조 회장 체제가 만 2년을 넘겨 자리잡은 만큼 2선으로 물러나는 수순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석 사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임기는 내년 3월 만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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