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사 분석]'순수 지주' 현대重지주, 주력 현금창출구 '오일뱅크'②현대글로벌서비스와 함께 배당수익금 대부분 의존
박기수 기자공개 2021-05-21 13:27:45
[편집자주]
1999년 지주회사 설립과 전환이 허용된 후 지주회사 체제는 재계의 '표준'이 됐다. 제도 시행 후 20여 년이 흐르며 각 그룹의 지주사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변신을 거듭했다. 그룹의 얼굴인 지주사의 현주소를 더벨이 취재했다. 각 그룹에서 지주사가 차지하는 의미와 지주사의 현금 창출구를 비롯해, 경영 전략, 맨파워, 주요 이슈를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18일 15: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작년 5월 현대중공업지주는 로봇사업부문을 물적 분할하면서 현대로보틱스를 설립했다. 현대중공업지주가 지주 업무 외 별도 사업을 하지 않는 '순수지주회사'로 거듭난 순간이다.동시에 현대중공업지주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최상위회사로서 그룹 차원의 인수·합병(M&A)의 '베이스 캠프'와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진행형인 대우조선해양 딜과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 역시 현대중공업과 현대건설기계의 딜이 아닌 현대중공업지주의 딜이다. 딜을 진행하면서 대부분의 현금이 현대중공업지주로부터 나가는 구조라는 의미다.
자연스럽게 현대중공업지주의 현금 마련 경로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앞서 언급했듯 현대중공업지주는 순수지주회사이기 때문에 자회사로부터 얻는 배당 수익과 상표권 매출 등이 주요 현금창출구다.
◇주요 현금 창출구 '오일뱅크·글로벌서비스'
현대중공업지주는 주요 종속기업으로 △현대오일뱅크 △현대글로벌서비스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 △현대건설기계 △현대로보틱스 등이 있다. 관계기업으로는 조선업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이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지주는 최근 몇 년간 배당금수익의 대부분을 현대오일뱅크로부터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조선·엔진·전기전자 사업부의 AS사업을 영위하는 현대글로벌서비스로부터도 상당 규모의 배당금을 수령하기 시작했다.
작년 현대중공업지주와 현대글로벌서비스는 각각 1508억원, 1600억원을 현대중공업지주에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올해 1분기에도 각각으로부터 705억원, 150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받았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현대중공업지주는 양 사의 지분율로 각각 74.13%, 100%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올해 2월 미국 최대 사모펀드인 KKR에 현대글로벌서비스 지분 37%를 6460억원에 매각하는 안건을 이사회에서 의결했다. 다만 아직 딜 클로징(Deal closing)이 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1분기 말 현재까지는 현대글로벌서비스를 100% 자회사로 인식하고 있다.
2018년 이후 현대중공업지주는 현대오일뱅크, 현대글로벌서비스, 현대건설기계로부터만 배당금을 수령했다. 올해 1분기까지 3사로부터 수령한 배당금은 1조728억원이다. 이중 현대오일뱅크의 비중은 70.6%(7573억원), 현대글로벌서비스의 비중은 28.9%(3100억원)이다. 현대건설기계는 2019년에 55억원의 배당금만을 지주사로 수혈했다.
특히 현대오일뱅크는 적자가 난 해에도 배당을 시행할 정도로 지주사 입장에서 현금 창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작년 코로나19와 원유 전쟁 등으로 현대오일뱅크는 연결 당기순손익으로 마이너스(-) 3667억원을 기록했다. 근 몇 년 간 실적 추이를 고려했을 때 기록적인 부진이었음에도 현대오일뱅크는 951억원의 배당금을 풀고 이중 705억원을 지주사에 수혈했다.
◇브랜드 사용료 수취 현황은
배당 수익과 함께 지주사의 주요 수입원인 상표권의 경우 현대중공업지주는 작년 기준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현대글로벌서비스 △현대에너지솔루션 △현대코어모션 △현대중공업파워시스템으로부터 브랜드 사용료를 수취한다.
브랜드 사용료 산정방식은 자회사들에게 일괄적으로 적용된다. 매출액에서 특수관계자 매출액과 광고선전비를 제외한 금액에 상표권 소유 회사간 권리지분율을 곱한 값에 0.2%를 곱해 산정한다. 이렇게 작년 자회사들로부터 총 36억원을 수취했다. 총 브랜드 사용료 규모 중 현대미포조선(15억원)과 현대삼호중공업(17억원)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외 주요 자회사인 한국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현대건설기계, 현대오일뱅크 등은 그룹 브랜드의 소유권자로 있다. 현대중공업지주로부터 브랜드 사용권을 취득하는 방식이 아닌 자체적으로 브랜드 소유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각 사는 각 사의 자회사들로부터 브랜드 사용료를 수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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