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장기CP '봇물'…BC·하나카드는 예외 당국, 조달수단 다각화 주문…ABS 확대 등으로 지침 준수
최석철 기자공개 2021-06-21 13:43:30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7일 15: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신용카드사가 금융당국의 자금 조달 다각화 지침에 맞춰 장기 CP(기업어음) 발행량을 눈에 띄게 늘렸다. 장기 CP가 장단기 금융시장을 왜곡시키는 주범으로 꼽힌다는 점을 감안하면 바람직하게 보기는 어려운 현상이다.다만 전업 카드사 8곳 중 BC카드와 하나카드만은 여전히 발행 대열에 합류하지 않아 눈길을 끈다.
BC카드는 애초에 차입금이 0에 가까운 만큼 자금 조달 다각화 지침에서 한발 비켜나있다. 하나카드의 경우 장기CP 보다는 ABS(유동화차입금)를 늘리는 방식으로 금융당국의 지침을 따르고 있다.
◇카드사 장기CP, 상반기에만 2조5000억...BC카드, 무차입 경영 기조 지속
1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카드사가 발행한 장기 CP 규모는 2조5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해 연간 카드사 장기CP 발행액(3조100억원)의 83%에 해당하는 수치다. 올해 들어 카드사마다 적게는 한 차례, 많게는 세 차례에 걸쳐 장기 CP를 발행했다.
카드사별로 발행액을 살펴보면 신한카드 7000억원, 삼성카드 6500억원, KB국민카드 4000억원, 현대카드 3500억원, 우리카드 2000억원, 롯데카드 2000억원 등이다.
신한카드와 롯데카드 등 이전부터 꾸준히 장기 CP를 활용하던 발행사는 물론 한동안 장기 CP와는 거리를 두던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 등 신규 이슈어가 가세하면서 전체 발행규모가 급증했다.
금융당국이 올해부터 여전채 중심의 자금조달 구조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주문하자 카드사마다 앞다퉈 장기 CP 발행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다만 장기CP가 금융당국 지침에 따른 ‘해법’으로 자리잡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장기CP는 단기금융상품의 도입 취지에 걸맞지 않아 자본시장법상 사각지대를 활용한다는 비판을 받는 영역이다.
이런 상황에서 BC카드와 하나카드만은 여전히 장기 CP와는 거리를 두고 있다.
BC카드는 자체 결제망이 없는 금융사에게 플랫폼을 제공하는 독특한 사업구조를 바탕으로 사실상 무차입 경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카드 발급이 아닌 카드결제 프로세싱 대행업무를 영위하고 있는 만큼 자금 조달 수요가 크지 않았다.
이에 BC카드는 신용평가 등에서 전업 카드사에서 제외되는 사례도 빈번하다. 금융당국 역시 BC카드에 대해서는 특별한 자금조달 다각화를 요구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하나카드, 2019년 이후 발행이력 無...자산 확대에 따라 발행 가능성도
특수한 케이스인 BC카드를 제외하면 국내 전업 카드사 중 하나카드만 유일하게 장기 CP를 발행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하나카드 역시 올해 내부적으로 장기 CP 발행을 검토했지만 현재로선 필요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다. 하나카드가 장기 CP를 발행한 것은 지난 2019년 11월 만기 3년짜리 기업어음 500억원이 마지막이다.
상대적으로 자산 규모가 타 카드사와 비교해 작은 수준인 만큼 추가 조달 수단을 확보해둘 필요성이 낮았다는 설명이다. 하나카드의 자산규모는 3월말 별도기준 8조4350억원으로 전업 카드사 중 가장 작다. 회사채와 전단채, ABS만으로도 필요한 자금을 충분히 조달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평가다.
이에 타 카드사와 비교해 하나카드의 기업어음 조달 비중은 크게 낮은 수준에 머물러있다. 3월말 기준 기업어음 비중은 0.9%로 집계됐다. 3월말 기준 전업 카드사의 평균 기업어음 조달 비중이 8%에 육박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차이가 크다.
상대적으로 회사채 조달 비중이 높은 수준이다. 3월말 기준 회사채 조달 비중은 87.3%, ABS 11.8%다. 2019년말 90%를 넘었던 회사채 비중을 꾸준히 낮추고 있지만 다른 카드사가 장기 CP 등을 통해 회사채 조달 비중을 70%대로 끌어내리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더딘 속도다.
하나카드는 ABS 발행을 늘려 금융당국의 조달 다각화 지침을 충족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장기 CP를 활용한 변칙적인 대응보다는 정공법에 가까운 조달 다각화 전략이라는 평가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2분기에도 ABS 발행을 늘려 회사채 조달 비중을 80% 수준으로 낮추는 대신 ABS 조달 비중을 15%대로 높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자산규모가 점차 확대되면 장기 CP를 발행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하나카드는 올해부터 자동차할부금융과 비회원 신용대출을 취급하기 시작했다. 2021년 3월말 대출자산과 할부금융자산은 각각 489억원, 575억원으로 전체 영업자산 중 1.4%를 차지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가온그룹, ESG보고서 발간 지속가능경영 박차
- SK스퀘어 경영진 성과금, NAV 할인 개선폭 따라 준다
- 미래에셋생명 변액보험, '일석삼조' 재테크 상품
- 비브스튜디오스, AI 포토부스 '스냅파이' 기술력 선봬
- [렉라자 주역 ‘오스코텍’의 지금]자회사 제노스코가 갖는 의미, 상장은 득일까 실일까
- 대웅제약, 막강한 '신약효과'의 명암 '개발비 손상 확대'
- [Company Watch] 인력재편 끝낸 케이엠더블유, 6G 대비 '선택과 집중'
- [LG그룹 인사 풍향계]위기의 LG화학, 신학철 부회장 역할 남았다
- [LG그룹 인사 풍향계]LG엔솔, 임원 승진 역대 최소…김동명 대표, '유임 성공'
- [현대차그룹 CEO 성과평가]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 ‘전동화·전장·비계열’ 다각화 통했다